어떤 마당은 우주를 가지고 있다 달그락거리는 바람소리가 하나의 우주라면, 그 속에 서식하는 홀딱 벗고 새 떠올린다 스스로 깊어지는 열락의 한계에 다다른다 거주지 잃어버린 홀딱 벗고 새 한 마리 날아와 나의 두 눈에다 대고 말을 건 적 있다 홀딱 벗고 발끝으로 선 밤 집 안마당에서 찾은 우주다
창문을 열 때 밀려드는 바람 냄새 잠이 오지 않아 뒷마루에 누워 본 사람은 알겠다 몸에 닿지 않아도 동요가 일어나는 바람이 있다 사소한 것에도 바람 냄새가 서쪽 하늘 높이 떠올라 하루 종일 아이의 눈으로 다녀온다 허공의 다른 이름이거나 늦은 밤 배 위에서 사각거리는 이불의 촉감과 동일한 이름이다 자신만 끼어들 수 있는 대화의 일종이라는 걸
홀딱 벗은 것에 대해 쓰고 싶던 꽃 하나를 가꾸고 싶어진다 그해 많은 동백꽃이 열리듯 집 안 마당에 우주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