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지방 지역 중에서 이 도시를 선택한 이유는?
첫 집으로 매수했던 중소도시의 20평대 신축 아파트는 3개의 지역에서 총 17개 정도의 아파트 후보군 중에 고르고 골라 매수했던 아파트였다. 매수 후보 지역은 천안, 김해, 전주였고 나는 이 중에서 이 글에 나오는 사유를 토대로 ‘이 지역’의 ‘이 단지’를 매수했다.
천안시 66만 명, 전주시 61만 명, 김해시 53만 명으로 이 세 지역 모두 중소도시로 분류되고 있다.
중소도시 : 대도시와 농산어촌 사이에서 중간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로, ‘중간 규모(중도시)’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소도시)’를 함께 아우르는 개념
내가 설정했던 투자금은 3천만 원이었고 23년 겨울 즈음 중소도시의 전세가가 점차 올라옴과 동시에 매매가는 내려와서 적은 매전갭으로 매수가 가능하던 시기였다. 소액 투자의 최적의 시기였던 것이다.
세 지역은 특성이 달랐다. 우선 천안은 자급자족이 되는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다. 삼성전자, 삼성 SDI, 현대자동차와 같은 일자리도 있고 1호선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두 지역보다는 경기도 같은 느낌이 있는 지방이었다. 아산 지역과 합치면 인구도 100만 가량 되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김해는 부산과 창원의 위성도시로 나에겐 친숙한 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베드타운 성격이 있어서 매우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율하지구에 가면 수많은 학원과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권도 가득했다. 게다가 현재에도 꾸준히 아파트 공급이 있는 지역이다. 전주는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로 투자를 알아보기 전에도 몇 번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현재는 광주와 통합되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속하게 되며 규모를 자랑한다. 김제, 완주 등 근처의 소도시들 중에 규모적으로 으뜸이며 공급이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재개발 등의 공급이 때때로 일어나는 도시다. 상대적으로 다른 두 지역의 비해 버라이어티 한 변동이 크지는 않다고 알려져 있다.
*지역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유튜브 <병튜브>를 참고하시라
이 중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고 절대적 땅의 위치도 서울과 가까운 건 천안이었다. 그래서 천안의 아파트를 투자하고 싶었으나 예정된 아파트 공급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공급은 전세가를 낮추게 하는 주된 요인이었기 때문에 역전세에 대한 리스크가 큰 상태였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매매가도 눌릴 것이 뻔했고 그러다 보면 매도 시점을 잡기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현재 어찌어찌 전세를 세팅한다고 해도 임차인이 연장을 안 하게 되면 공급이 쏟아지는 시점에 같은 가격으로 전세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다음으로 김해 지역을 봤다. 최종 후보 물건 중 김해의 물건은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매수할 때 즈음에 투자자들이 김해를 한 차례 쓸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천안이나 전주에 비해 매수가 일어나면서 가격이 살짝 올라있었다. 그런 데다가 내가 투자하고 전세를 연장해야 하는 시점인 2년 뒤 입주가 많았다. 이 또한 리스크로 생각되어 김해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두었다. 투자자들이 하도 찔러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터라 부동산 사장님들도 잔뜩 예민해져 있었다. 물건을 보는 것도 그리 수월하진 않아서 다음의 지역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전주에 갔다. 전주는 감나무골 재개발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것 외에는 공급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타지 않고 있었다. 천안이나 김해에서 물건을 보다 보면 경쟁자가 있어서 난감했는데, 그런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덜 하였기에 마음이 안심됐다. 연봉이 낮다 보니 대출이 많이 나오지 않을 걸 알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역전세에 대한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공급으로 인한 역전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전주 지역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투자를 앞두고 여름, 겨울 휴가 한 번을 안 갔던 내가 그동안의 연차를 끌어 일주일간 휴가를 썼다. 휴가 기간을 활용해서 천안과 김해를 다녀온 뒤에, 전주에 살다시피 하며 매일같이 물건을 찾아다녔다. 수많은 부동산의 문을 두드리고 물건을 찾았지만 원하는 것을 찰떡같이 구할 수가 없었다. 마음에 든다고 하면 조금씩 금액이 모자랐다. 일주일이 거의 끝나가서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터덜터덜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나의 아파트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하루 온종일 이 물건 저 물건 보다가 마지막으로 확인해 보자는 심정으로 유일하게 불 켜진 부동산으로 들어갔다. 지친 마음으로 들어가서 물어보았는데 사장님께서 마침 내가 찾는 단지의 물건이 나온 게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부동산 전산에 올라가기도 전인 따끈따끈한 매물이었다. 다음날, 시간 맞춰 물건을 보았고 상태는 매우 좋았다. 가격도 내가 생각한 수준이었다. 서울로 돌아온 뒤에 나는 가계약금을 넣고 매수를 했다.
1년, 2년 시간이 점차 흘러가면서 공급에 의한 가격의 성패는 명백하게 드러났다. 천안은 인기 단지의 경우 최고가를 회복해가고 있지만 김해의 경우 아직도 가격 회복이 더디다. 반면에 공급이 없던 전주는 24년 하반기부터 점차 올라오더니 26년 상반기부터 중반기까지 고점을 회복했다. 다른 두 도시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가격이 치고 올라온 것이다.
*그러나 김해의 경우 현재 공급량이 점차 해소되고 있어 곧 가격 회복이 되지 않을까란 뇌피셜을 해본다.
첫 투자였기에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매수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생각한 리스크를 대비하며 잃지 않으면서 망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했다. 확신 같은 건 잘 모르지만 끊임없이 확신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보유하는 기간 동안에도 그저 가만히 있지 않았다. 24년 하반기부터 매도 직전인 25년 12월까지는 매달 내 물건에 대해 재검증을 거쳤다. 주변의 시세 / 지역의 공급 / 개발등의 이슈나 뉴스 / 아파트 거주민의 이야기 / 매도 및 갈아타기 계획 / 매매 시 확보되는 금액으로 할 수 있는 투자 플랜까지 점검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지방 지역에서 공급은 정말 중요하다.’ 지나고 보면 순전히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고, 도움을 받으며 했던 투자였기에 철저히 내 실력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배운 것이 분명하게 있었다. 지방에는 서울과 다른 특징이 무조건 있다고. 그것을 무시하고 나만 생각하면 돈을 덜 벌게 된다고. 지금은 종잣돈을 다시 모으는 시점이라 추가 투자는 어렵지만, 언제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이때의 경험을 살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