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몇년 후(완결편)

100개의 여의주 2

by슈팅스타

모든 독설과 의심이 난무하며 날카로운 독백으로 서로에게 상처 내기로 점철된 일주일이 지나고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어요. 서로가 서로를 미치도록 원하고 있으며 여전히 심장의 자전축이 서로를 향해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는 것을 요.

침묵을 깬 것은 결국 하은이였어요. 서툰 방황 끝에 하은이는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싶지 않았어요. 만약 지금의 제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속였다가 평생을 지독한 후회 속에 살아가게 될 것을 직감했으니까요. 하은이는 용기를 내어 진우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강진우 … 너 생각나면 언제든지 오라던 그 말 아직도 유효해?"

휴대폰 너머 잠시 숨을 들이켜던 진우의 목소리는 담담했어요.


“그럼. 언제든지"

“지금… 우리 집으로 와 줄 수 있어?"


진우는 처음 하은이를 만나러 오던 날처럼 멋진 재킷을 차려입고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한 손에는 하은이를

닮은 화이트 로즈 장미 한 다발을 들고 나타났어요.


하은이의 집 문을 열었을 때, 방안은 은은한 조명 아래 보랏빛 라일락 블라썸 꽃향기가 가득한 향초가 은은한 온기를 품고 있었고 탁자 위에는 와인과 함께 하은이 서툰 솜씨로 직접 만든 딸기 케이크가 진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할리 소리 엄청 크더라. 네가 저거 타고 여기 오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알겠네?"

하은이는 이벤트 코스프레룩이 살짝 부끄러워 멋쩍은 듯 수줍게 말했어요.

“뭐 어때. 네 남자 친구가 이렇게 멋진 놈인데"

진우의 미소를 마주한 순간 그동안의 서운함과 미움의 파편들이 사라졌어요.

진우는 들고 있던 화이트 로즈 꽃다발을 바닥으로 내팽개쳐 버리고 하은이의 붉은 입술을 거칠게 집어삼켰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 하루 종일 네 생각만 했어. 병원에 있으면서도 내 머릿속엔 오직 너밖에 없었어. 널 보호하고 싶었고 네가 조금도 다치지 않았으면 했어"

숨 가쁘게 쏟아내는 진우의 얼굴에 힘듦이 묻어 나 하은이의 가슴도 시리게 아팠어요.

하은이가 두 손으로 진우의 얼굴을 감싸주며 말했어요.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처음엔 엄청 미웠는데 자꾸자꾸 네가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어"

진우는 하은이의 허리를 더 세게 껴안았어요. 거실 소파에 앉아 하은이를 자신의 단단한 무릎 위에 마주 볼 수 있게 앉혔어요. 두 사람의 가슴과 가슴이 , 배와 배가 빈틈없이 맞닿으며 서로의 심장 소리를 들었어요

하은이는 진우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장난기 반. 자조 반 섞인 목소리로 물었어요

“설마.. 네 아이는 아니지?"

기차 찬 듯 진우는 헛웃음을 웃으며 하은이의 턱을 치켜올렸어요 진우의 눈에는 여전히 구하은만 보였어요.


“구하은 , 진짜 구제 불능이다. 그럼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남자인지. 네가 지금 직접 증명해 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우는 한층 더 집요하고 포악스럽게 하은이의 입술을 탐해 들어갔어요.

부끄러운 듯 붉게 달아오른 부끄복숭아을 조심스럽게 베어 물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깊고 은밀한 곳으로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었어요.

“라일락 보라색 꽃말은 첫사랑. 그리고 젊은 날의 추억이래. 사람들이 아름다운 맹세를 할 때 쓰는 꽃말"

라일락 향초가 은은하게 방 안을 채우던 격정적이던 밤 하은이와 진우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말했어요

진우는 하은이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쓸어 넘기며 말했어요

“나한테 첫사랑도, 내 찬란한 청춘의 기억도 온통 너야. 구하은. 그러니까 이 서툰 젊은 날에 우리가 조금 헤매더라도…"

진우는 하은이의 맑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어요

“내 아름다운 맹세의 끝에는 늘 네가 있을 거야. 네가 어디로 향하든 내 자전축은 결국 너를 향해 돌 테니까"

진우의 떨리는 맹세에 하은이는 진우의 목을 더 세게 끌어안았어요.

"그러니까 우리 행복하자. 행복하게 해 줄게. 우리 숨 쉬는 동안. 영원히 함께 행복하자 "

보라색 라일락 꽃말처럼 두 사람이 통과하고 있는 이 아프고도 찬란한 청춘의 한 페이지는 서로에게 잊히지 않을 영원한 첫사랑의 각인으로 새겨지고 있었어요.



그 뜨겁고 찬란했던 이십 대의 성장통을 지나 교사로 일한 지 수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어느 날이었어요.

그리고

이 소설의 첫 부분처럼

아이의 면접권이 있던 그날. 금요일

당신이 찾아왔어요

당신은 큰 나무 같았어요.

이 나무는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 자신의 주변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구나.

언덕 위에서 외롭게 서 있지만 한 아이에게 든든한 한 그루의 나무.

당신은 당신의 숨결이 느껴지는 가까운 거리로 다가와 한 손에 든 베이커리 상자를 내밀며 내게 말했어요

“우리 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그 담담하고 따뜻한 목소리에 내 가슴 깊은 곳에 오래전 멈추었던 달콤한 상상을 다시 해 보았어요

“범룡이는 정말 아빠랑 판박이구나. 아빠랑 똑같이 생겼네요"

나의 다정한 말에 당신도 잔잔하게 웃었어요.

[우리가 품어야 할 단 하나의 여의주]

누구나 인생의 바닥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견고하게 쌓아 올렸다고 믿었던 세상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때,

우리는 흔히 누군가 의 손에 매달려 구원받기를 꿈꿉니다.

그러나 온전히 홀로 서지 못한 채 내미는 손은 때로 사랑마저 위태로운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곤 합니다.

《100개의 여의주》는 가장 참담한 실패의 자리에서 출발한 하은과,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던 오랜 친구 진우의 이야기입니다.

익숙했던 우정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으로 피어오르는 순간 마주한 의심과 상처.

그 지독한 혼란 속에서 두 사람이 배운 것은, 타인의 품에 기대어 비틀거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성숙한 사람으로 바로 서는 법'이었습니다.

내가 온전해야만 상대의 사랑도 오롯이 품어낼 수 있다는 그 당연하고도 서글픈 진실을 마주하기까지 참 많은 상처를 내야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문득 삶이 흔들리거나, 사랑 앞에서 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계절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때론 나는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지만 내 친구들은, 내동료들은, 내 배우자는, 내 자식은, 내 형제는

그들의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이 차갑게 느껴지곤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족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성숙한 사람으로,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첫발을 내딛는 모든 순간의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부디, 넘어진 자리에서 스스로 털고 일어나는 당신의 발걸음에 다정한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설 속 여의주는 하늘이 거저 내려주는 기적이 아니라, 스스로를 단단히 세운 청춘의 손끝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빛이니까요.

2026년 7월 7일 오전 7시 17분 슈팅스타 드림


안녕하세요 작가님과 독자님들

이 이야기는 지난여름, 6월 12일에 첫 문장을 쓰며 시작된 제 인생 '첫 소설'입니다.

"자칭 소설가"라는 조금은 쑥스럽지만 설레는 타이틀을 달고 글을 쓰기 시작한 그날 이후,

지난 10월 8일까지 쉬지 않고 달려 총 세 편의 소설을 무사히 완결 지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매일 연재를 이어가다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카지노를 만났고, 지난 8월 26일에는 잊지 못할 '온라인카지노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이 모든 가슴 벅찬 순간들이 오늘까지 불과 137일 만에 일어난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아직은 온라인카지노 연재 방식도, 다른 작가님들의 멋진 글숲을 찾아가는 길도 조금은 서툰 초보 작가입니다. 그래도 저를 찾아와 주신 이웃 작가님들의 글을 한 줄 한 줄 정성껏 읽으며 늘 따뜻한 배움과 감동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100개의 여의주》와 함께 호흡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내일부터는 또 다른 두근거림을 안고, 더 흥미롭고 따뜻한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