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여의주 2
그리고 마침내, 거칠게 방황하던 한결의 아이스바가 유주가 만들어 둔 비밀스럽고 깊은 세계 속으로 서서히 밀려 들어갔다. 폭발하듯 터져 나온 한결의 모든 에너지가 유주의 깊은 몸속을 향해 맹렬하고 깊숙하게 침투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유주는 거친 숨을 내쉬더니 한결의 어깨 위에 입술을 짓누르며 말했다
"...... 아파......"
한결은 벗어 둔 하얀색 면 티셔츠로 유주의 젖은 얼굴과 땀에 젖은 손과 그리고 젖은 유주의 말랑카우를 조심히 닦아주었다. 거친 숨소리가 잦아든 차 안, 유주는 한결이의 깊은 눈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내 진심 따윈 안 보는 거니?"
"누나의 진심?"
유주가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새근거렸다.
"그래…… 넌 다른 의미의 내 사랑이야. 태오 오빠는 내가 우리 아빠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 같은 사람이라면, 한결이 넌 내 첫사랑이야."
첫사랑. 유주의 입술에서 나온 그 단어가 한결이의 심장을 사정없이 찔러왔다. 한결은 입술을 깨물며 낮게 말했다.
"이기적인 여자. 너무 잔인해."
"다시 키스해 줘."
유주는 속삭이듯 말하며 한결의 목을 다시 끌어당겼고, 한결은 욕설처럼 한마디를 뱉어냈다.
"나쁜 년."
이 지옥 같은 궤도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은 한결이의 자포자기와 같은 말이었다. 한결의 손이 다시 유주의 블라우스 안으로 거침없이 밀려 들어갔다. 잘 익은 두 개의 핑크빛 복숭아 같은 뽀얀 살결 위로 한결의 뜨거운 입술이 거칠게 내려앉았다.
아찔한 쾌감에 유주의 매끄러운 등이 활처럼 팽팽하게 휘어졌다. 한결은 그녀의 유연한 허리를 움켜쥔 채, 조수석 시트에 누운 유주의 몸 위로 완전히 올라탔다. 좁은 포르셰 안에서 한결의 머리가 몇 번이고 차 천장에 쿵쿵 부딪혔다. 비좁은 공간 탓에 한결의 두 다리와 잔뜩 성이 난 아이스바가 이번에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한참을 바둥거리며 유주의 살결 위를 헤맸었다.
"첫사랑이라면…… 사랑한다고 말해봐."
한결이 유주의 귓가에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사랑해."
유주의 입술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한결은 끓어오르는 열기에 자세를 바꾸었다. 유주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아 제 몸 위로 가뿐하게 들어 올렸다. 조수석 한결의 몸 위에 올라앉은 유주의 얼굴은 어느새 술이 깨어, 소름 끼칠 정도로 맑고 투명한 눈을 하고 있었다. 한결이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후회 안 하는 거 맞지? 술 깬 거 맞지?"
유주는 대답 대신 한결의 입술을 격하게 탐했다. 그의 깊은 입 안으로 거침없이 파고들어 한결의 혀를 강하게 찾았다. 놀란 한결 역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더욱 맹렬하게 그녀의 혀를 받아내며 탐닉했다.
잠시 입술을 뗀 유주가 한결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픽 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밀어내지 않네."
스륵-
차장 너머로 그림자가 스쳤다.
"내가 바카라임질게."
한결이 유주의 뺨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뭘?"
"모두 다. 오늘 밤도, 앞으로 올 일들도 다 내가 바카라임질게요."
그 오만한 천재의 선언과 함께, 한결의 모든 에너지가 유주의 깊은 몸속을 향해 마침내 폭발하듯 분출되었다. 소나기가 포르셰의 지붕을 부술 듯이 때리는 소리 너머로 한결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유주는 그의 어깨에 턱을 기댄 채, 나직하게 물었다.
"한결아, 넌 내 어디가 좋아?"
"그 눈깔."
유주는 순간 한결의 거친 표현에 어이가 없다는 듯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뭐? 눈깔?"
"어. 누나 눈알은 진짜 반짝여. 그냥 입술을 대고 후루룩 삼키고 싶고, 통째로 먹고 싶은 그런 눈이야."
유주는 한결의 가슴팍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그럼 나도 늑대인간인가……? 널 각인해 버렸어, 흐흐."
5월의 소나기가 쏟아지는 포르셰 안에서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을 잔인한 흔적을 새겨 넣고 있었다. 두 사람만의 기괴하고도 끈적한 밤이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