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by도시은둔자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두 개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 하나는 밝고 깨끗한 부모님의 세계, 다른 하나는 어둡고 금지된 바깥 세계였다. 그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했다. 그러다 데미안을 만났다. 데미안은 말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싱클레어는 알을 깨는 것이 두려웠다. 알 밖은 추웠고, 아무도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알 안에 계속 있으면 숨이 막혔다. 그는 결국 알을 깼다. 깨고 보니, 알 밖에는 또 다른 알이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알을 한 번 깨는 것이 아니라, 계속 깨는 것이다.

내가 아는 친구가 있다. 3년 동안 대기업을 다니다가 그만뒀다. 부모님은 "알을 왜 깨냐"고 했다. 안정적인 알 안에 있는데. 그는 6개월 동안 백수였다. 매일 오후에 일어나 죄바카라감에 시달렸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독립서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월급은 3분의 1이 됐다. 그런데 표정이 달라졌다. 그가 말했다. "전에는 알 안에서 알을 지키느라 살았어. 지금은 알 밖에서 알을 찾는 중이야." 그는 아직도 불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숨은 쉬어진다고 했다. 알 안에서는 숨을 참아야 했는데, 밖에서는 숨을 쉴 수 있다고.

우리는 알을 깨지 말라고 배웠다. 좋은 대학이라는 알, 좋은 온라인 게임이라는 알, 좋은 사람이라는 알. 알은 따뜻하고 안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알을 지키는 데 인생을 쓴다. 알이 깨지지 않게 조심조심 산다. 그들은 태어나지도 못한 사람이다.

그러나 헤세는 말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새롭게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고. 깨는 건 배신이 아니다. 성장이다. 도시 은둔자란 알을 깨고 나온 사람이 아니라, 알을 깨는 중이다라는 걸 인정한 사람이다. 그는 아직도 불안하다. 알 밖은 춥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안다. 알 안에 계속 있으면 죽는다는 것을. 자유란 알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알을 계속 깨나갈 용기다. 낭만이란 알 밖에서 추워하면서도, 다음 알을 찾는 일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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