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2주 전
오늘은 채혈, 심전도, CT, MRI, 본스캔이 있는 날이었다. 앞의 검사들은 다 끝냈다.
CT와 MRI는 조영제를 맞기 때문에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해 금식과 금수를 한다. 사실 오늘 아침, 습관처럼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다행히 별일은 없었다.
본스캔을 위해 방사성의약품을 맞고 나니 세 시간의 대기 시간이 생겼다. 갑자기 공짜 시간이 생기자 집에 다녀와야 하나, 가서 개를 산바카라시켜야 하나부터 생각했다. 나는 쉬는 시간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한다.
결국 근처에서 밥을 먹고 법원 도서관 벤치에서 햇볕을 쬐기로 했다. 햇빛 잘드는 벤치에 누워 얼굴은 그늘쪽으로 두고 몸은 가을볕에 맡기기로 했다. 가을바람에 천천히 흔들리는 잎사귀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볕이 따가우면 따가운대로 나무는 의연하게 그 자리에서 있었다. 그에 비해 내가 너무 연약하게 느껴졌다. 매해 소생과 번성을 반복하는 나무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핵의학과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며 오늘은 아기를 안거나 임산부와 오래 접촉하지 말라고 했다. 몸에서 잠시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이란다.
아기를 안지 말라는 것은 당연했다.
핵을 맞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