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서툰 마음 농부였다
10월 초, 가을이 막 깊어가기 시작할 무렵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느덧 10월의 한가운데다. 나뭇잎은 조금씩 색을 바꾸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바람을 따라 가을도 깊어가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쯤에서 이번 가을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가을이 오면 괜히 지나간 일들이 떠오른다. 잊고 지내던 사람의 얼굴이 생각나기도 하고, 오래전 들었던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이번 가을에는 그런 마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낙엽을 보며 사랑을 생각했고, 단감 보며 엄마를 떠올렸다. 보름달을 바라보다 외할머니가 생각났고, 낙엽 위에 몸을 웅크린 고양이 가족을 보며 가족의 온기를 생각했다. 바카라 한 권을 들고 앉아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마음을 잘 돌보지 못할까.
다른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잘 살피면서 정작 내 마음에는 무심할 때가 많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하고, 서운한데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상처가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그냥 덮어둔다.
어쩌면 마음도 농사와 같은 것인지 모른다.
씨앗을 뿌렸다고 모두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계는 잘 자라고, 어떤 관계는 생각보다 빨리 시든다. 정성을 다했는데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농부는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고 밭을 버리지 않는다. 잘 자란 것은 거두고, 시든 것은 걷어낸다. 굳어진 땅을 다시 일구고, 다음 계절에 뿌릴 씨앗을 준비한다.
우리의 마음 농사도 그렇다.
모든 사람을 내 곁에 둘 수는 없고, 모든 관계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지나간 마음까지 실패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 마음을 돌아보고, 상처 난 곳을 살피고, 다시 씨앗을 심을 자리를 마련하면 된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의 일이 떠오른다. 이미 끝난 관계인데도 마음 한구석이 아프고, 지나간 사람인데도 그날의 말 한마디가 다시 생각난다.
그제야 알게 된다.
끝난 것은 시간이었지, 마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마음을 잘 돌본다는 것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잘 자라는 마음에는 햇빛을 주고, 상처 난 마음에는 조금 더 기다려주는 것. 때가 되면 오래된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새로운 씨앗을 심는 것.
그게 우리가 살아가며 해야 할 마음 농사인지도 모른다.
가을은 이제부터 더 깊어질 것이다. 나뭇잎은 더 짙게 물들고, 들판의 열매도 조금씩 익어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이번 편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번 편은 여기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다른 주제로 계속 이어가려 한다.
[연재 마무리와 새로운 예고편]
10월 15일부터 새로운 온라인카지노북, <별별 생물, 별별 인간> 시작해요.
열두 생물의 모습을 들여다보다, 그 안에서 뜻밖의 인간을 발견한 이야기.
꽈배기 탐험가는 매일 오전 6시, 말속의 진짜 마음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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