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진짜 이유

실패와 흉년의 계절을 건너는 우리에게

by찬란한행운아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지만, 모든 밭이 풍성한 열매를 내어주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을 키우다 보니 계절과 상관없이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가을이 되어야 한 해 동안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거둘 수 있었다. 농부들은 봄부터 씨를 뿌리고, 더운 여름에도 밭을 돌보며 농작물을 정성껏 키웠다. 그렇게 흘린 땀의 결과가 가을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온라인 게임인이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뒤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듯, 농부에게도 가을의 수확은 한 해 농사의 결과였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과가 좋다는 보장은 없다. 열심히 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 뉴스에서 태풍이나 폭우로 한 해 농사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농민들의 모습을 본다. 화면 속 무너진 비닐하우스와 물에 잠긴 밭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지 알기에 더욱 안타깝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수확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노력하면 그만큼 결과를 얻을 거라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세상일이 꼭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인생도 농사와 비슷하다. 부모는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사랑을 주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며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의 기대대로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 부딪히기도 하고, 부모가 바라던 길과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자식의 삶까지 내 마음대로 가꿀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식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일이 그렇다.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고,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때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결과에 대한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성공만 바라보다 보면 결과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 하지만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일지도 모른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들판의 색도 조금씩 달라진다. 풍성한 열매가 맺힌 곳도 있고, 아직 비어 있는 밭도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나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과 비교하며 내가 거둔 열매가 적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아직 수확하지 못한 것뿐이지, 내가 가꾼 시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을은 우리에게 풍성한 열매만 보여주는 계절이 아니다. 때로는 비어 있는 밭을 바라보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게 하는 계절이다. 잘되지 않았던 일을 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시 씨앗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올해의 수확이 풍년이 아니었다고 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흉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계절은 돌아오고, 우리는 또 새로운 씨앗을 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꽈배기 탐험가는 매일 오전 6시, 말속의 진짜 마음을 기록합니다.

월· 화·수 목·금 ·토· 일요일 : 가을의 풍경에서 기억과 마음을 채집하는 이야기.

오늘 저의 탐험이 작은 울림이 되었다면, '팔로우'로

내일 아침 찾아올 또 다른 진심을 함께해 주세요.

이전 11화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정말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