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다시 처음 만난 사람이 된다
요즘은 예전보다 만나는 날이 조금 줄었다.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때에는
만나는 일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굳이 약속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며칠을 떨어져 지내다 다시 만나면
이상하게도 조금 어색해진다.
분명 수없이 본 얼굴인데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잡던 손도
처음에는 살짝 망설이게 된다.
우스운 일이다.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고
처음 만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닌데,
오랜만에 마주한 우리는 가끔 다시 낯을 가린다.
“왜 이렇게 어색하지?”
누군가 먼저 웃으며 말하면
그제야 둘 다 웃는다.
그렇게 밥을 먹고,
밀린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고,
별것 아닌 이야기로 웃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어색함은 온데간데없어진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우리가 된다.
나는 그 순간이 싫지 않다.
처음에는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 게
조금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주 보고 싶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늘 곁에 있어서 익숙해지는 사랑도 있지만,
잠시 떨어져 있었기에
다시 바라보게 되는 사랑도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너를 보면서
‘원래 이렇게 생겼었나’ 싶을 만큼
괜히 얼굴을 한참 들여다볼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아, 내가 이 사람을 좋아했지.
오래 만난다는 건
서로에게 완전히 익숙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면 사랑은
익숙함과 낯섦 사이를 계속 오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익숙해졌다가도 다시 새로워지고,
편해졌다가도 괜히 설레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 앞에서
가끔은 처음 만난 날처럼 낯을 가리는 것.
그래서 이제는
오랜만에 만난 우리가 조금 어색해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는 조금만 함께 있으면
다시 서로에게 익숙해질 테니까.
그리고 다음번에 다시 만났을 때
또 잠깐 낯을 가린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래 좋아한 사람을
가끔은 처음처럼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