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초밥

過猶不及. 적은데 과한 물건

by엉금

전화기를 엄지로 쓸며 맥없이 바라보던 중. 사진을 목격했다. 노란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대. 즐비한 초밥들. 갖가지 종류의 용기. 그중 하나를 주시하게 되었다. 그것 두 개와 조그마한 간장 봉지. 저뿐이다. 기록을 갈아엎었다. 이전까지 보았던 포장 중, 가장 적은 개수는 다섯. 무려 세 개 차이로 갱신했다는 소리다. 경악과 감탄이 공존했던 이날. 거기로부터 얼마 지난 현재. 눈으로 직접 보고자 시동을 건다.


멀지 않아 머지않게 도착. 역시 머지않아 문제의 용기는.... 보이지 않는다. 소진되었나 욕먹었나. 사진으로 남길 수 없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뒤로하고 마저 써야지. 공복 채우기는 호사. 맛에 대한 면회를 염원할 뿐. 이런 배고픈 사람들을 위한 기획일까. 순수한 소비자와 뜨끈한 생산자.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자들과 생존적 기회를 주려는 자들. 서로의 환상적인 고장난명.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붙여도 미감은 안 생기는구나. 두 개라니. 락교마저 없다니. 새가 날아든다‘.’ 마침표 잘못 찍어서 노래가 뜬금없이 끝나는 기분. 이해할 수 있을까. 식사 시작했다~ 식사 끝났다. 뭐 이런 웃음을 위한 도구일까. 무언가 바르지 않음을 직감한다.


용기 속 초밥은 적은데 과하다. 아니 적어서 과하다. 저 문장이 논리에 옳다. 과한 포장. 즉 과포장이다. 저렇게 해서까지 팔아야 하나. 그들이 내세울 논리가 바로 짐작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자. 이런 논조겠지. 척 보면 결점이 없다. 한데 본인은 여기서 ‘돌려막기’가 떠오른다. 식품을 줄이고 합성수지 늘리기. 그만큼 늘어나는 플라스틱은 어찌 설명하겠는가. 음식과 달리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러면 쓸 만한 변명일까.


글쎄. 어느 소재도, 재활용 가한 수는 불가한 그것보다 훨씬 적다. 다시 만들어도 쓰는 데 지장 없을 만큼. 그런 최소의 품질을 갖춰야지. 세척. 분쇄. 재가공. 저 일련의 과정이 전부 돈이기도 하고. 쓰레기 대신 쓰레기를 늘린다. 이런 조삼모사를 위 논조에 감춘 꼴이다. 한 커피점 이미지가 겹친다.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이건 당장 마시기도 힘들어 화까지 난다. 하다못해 저건. 곧바로 피해를 제공하지 않는데.


돌아와서, 이런 나누기는 또 다른 낭비에 불과하다. 왜 저 단어가 낯설지 않을까. 과자를 돌이켜보자. 수많은 감자칩의 만행. 2011년에 부활했던 초코틴틴. 카스타드 8개입 포장. 마켓오. 역사를 돌아보니 내 생각보다 유래가 깊다. 갈래는 상이하다. 앞서 말한 초밥은 용기의 낭비. 지금 언급한 과자는 공간의 우롱이다. 뜯어보기 전, 얼마나 비어 있을지 모르니까.


원료 가격이 상승한다고. 저런 대응은 결국,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말을 방증할 뿐이다. 그 상대는 외제고. 규모가 좀 있는 곳은 수입 과자를 마련해 두었다. 대형마트까지 안 가더라도. 아니. 하물며 집 건너 무인가게마저도. 그들과 비교하면 신세가 처량해진다. 예컨대 초코칩 쿠키. 국내에서도 시판된 종류가 많은데. 왜 수입산도 재고를 마련했겠는가. 공급은 다 이유가 있다. 소비하는 사람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공간은 비용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부동산이 그 모양인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이해는 간다. 그러면 저 용기는 무엇일까. 가격 상승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전부는 못 된다.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조금만 담았어요. 이게 무슨 말인가. 초밥이 푸아그라에 비견되는 희소성이요, 포니2가 거리에 만연한 시대마저 아니고. 애초 세울 수 없는 가정이다. 바나나부터 오죽 비쌌는데 하물며 그건.


주전부리 십여 년 차. 새로운 갈래가 다시 나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희롱만이 전부가 아니다. 당당해도 얼마든지 사람을 동요하게 만든다. 되레 비틀어진 떳떳함이라 그럴지도. 전에 그랬듯 이도 무심해져 갈 테다. 욕은 하지만 거부하지 않는 단계에 이르지. 궁금해진다. 10년 뒤에는 뭐 얼마나 작아지려고.


진짜 한 개입이 나타날까. 혹은 초밥 크기 손댈까. 마트 초밥은 생선이 얇고 밥알이 충실하다. 그래서 일반 음식점의 그것보다 보통은 커다랗다. 이제 밥알 차례인가. 필자도 나름대로 양을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더한 사람들이 우후죽순인가 보다.


배보다 배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