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이번 질문은 여름방학 선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학부모님들의 관심은 대체로 선행으로 갑니다. "수학은 어디까지 나가야 할까요?", "다음 학년 공부를 미리 해야 할까요?", "남들은 벌써 앞 진도를 한다는데 괜찮을까요?" 같은 질문이 많아집니다. 이런 불안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름방학을 '다음 학년 선행을 하는 시간'으로 잡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여름방학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실제로 온전히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일정, 가족 일정, 학원 특강, 수행 보완, 생활 리듬까지 고려하면 더 짧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에는 무리하게 다음 학년 공부를 밀고 가기보다, 2학기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오늘은 여름방학 선행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그리고 방학이 끝났을 때 무엇이 남아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무래도 선행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학은 미리 해두어야 할 것 같고, 주변에서는 벌써 다음 학년 진도를 나간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여름방학 선행은 어디까지 해야 할까요?
저는 여름방학에는 대체로 2학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다음 학년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한 전략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이미 현재 학년의 공부가 안정되어 있고, 기본서와 기출을 자기 힘으로 소화할 수 있으며, 학기 중에도 자습 시간이 무너지지 않는 학생이라면 더 앞을 볼 수 있습니다. 1학기를 지내면서 100점에 가까운 과목이 2개 이상이면, 그런 학생에게는 선행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잘하는 것 아니고 이미 전교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지필평가에 대한 준비도가 높은 학생말이죠.
하지만 많은 학생에게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 공부를 밀어붙일 만큼 길지 않습니다.
여름방학은 짧습니다.
'방학'이라는 말 때문에 시간이 아주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원 특강이 들어오고, 가족 일정이 생기고, 학교 과제나 수행 보완이 있고, 생활 리듬도 흔들립니다. 그러다 보면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이 짧은 시간에 다음 학년 공부를 무리하게 시작하면, 정작 2학기 공부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건 위험합니다.
아직 방학도 안되었는데 고작 한 달이 안되는 짧은 시간 뒤에는 2학기가 시작됩니다. 다시 학교 수업이 시작됩니다. 수행평가가 있고, 내신 시험이 있고, 과목별 과제가 있고, 학원 숙제도 있습니다.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심지어 2학기는 시간이 더 빨리 갑니다. 2학기는 유독 템포가 굉장히 빨라요.... 그때 2학기 내용을 처음 만나면 학생은 계속 쫓기게 됩니다. 그러니 여름방학의 첫 번째 목표는 다음 학년 선행이 아닙니다.
2학기 공부를 안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2학기 기본서를 한 번은 봐야 합니다.
2학기 주요 단원의 대표유형을 풀어봐야 합니다.
특히 암기과목 역시 기출문제를 통해 시험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알고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의 기본 공부 시간이 다시 잡혀야 합니다. 그리고 학기 중 방과후 자습과 주말 활용 방식을 다시 정비해야 합니다. 이게 여름방학의 핵심입니다.
Q. 그래도 선행을 안 하면 뒤처지는 것 아닌가요? 고교학점제는 학기제라서 진도가 훨씬 넓다던데요, 이대로 2학년 되면 1학년 때 아무리 잘해도 넘어지는 것 아닌가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여름방학은 짧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학부모님들께서는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90%의 학부모님들은 1학기 때 내신 성적을 아쉬워 하십니다. 그런데도 2학년 내신을 여름방학 때 굳이 하려고 하세요. 그러다가 정말 큰일납니다.
여름방학은 겨울방학처럼 길게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여름방학에는 다음 학년 전체를 밀고 가기보다, 2학기 공부를 잘 받아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그래야 겨울방학 때 뭔가 제대로 해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행을 해야 하느냐?"보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에 2학기 공부를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는가. 그리고 2학기 중에 공부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방과후 자습과 주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질문으로 바꿔야 합니다.
Q. 그럼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나요?
저는 여름방학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여름방학은 그냥 잠깐 주어진 자습시간으로 보는 것이 더 현명한 관점입니다. 막연히 '수학 선행을 한다, 영어를 한다, 국어를 한다'로는 학습과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동안'이 아니라 8월 말까지 무엇이 끝나야 하는지 정해야 합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어수선한 시기에 무엇을 할지도 미리 시동을 걸어두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가져가야할 과제를 명확히 정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서 1회독. 기출문제 2회독. 진로탐색 독서 3권. 일단 그냥 외우시길 바랍니다.
이 정도는 방학 목표로 잡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서는 2학기 공부의 기본서입니다. 다음 학년 교재를 무리하게 펼치기보다, 2학기 내용의 기본서를 한 번 제대로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본서 1회독은 완벽하게 마스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처음 보는 개념을 줄이는 일입니다. 어떤 단원이 나오는지 아는 일입니다. 대표유형을 한 번 만나는 일입니다. 학교 수업을 들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감을 잡는 일입니다.
기출문제 2회독은 더 중요합니다. 기출문제를 한 번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처음 풀 때는 당연히 틀립니다. 몰라서 틀리고, 조건을 못 읽어서 틀리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틀립니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입니다. 두 번째 풀 때도 같은 방식으로 틀리는지 봐야 합니다. 개념을 몰라서 틀렸는지, 유형을 못 알아본 것인지, 계산이 무너진 것인지, 문제 조건을 놓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출문제 2회독은 내가 정말 공부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아, 기출문제는 2학기 분량만 공부하셔도 괜찮습니다. 특히 고1 여러분은 통합슬롯나 통합과학같은 암기과목의 기출문제집(자이스토리, 마더텅, EBS올림포스 전국연합)은 꼭 8월 들어갈 때는 시작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도 빼면 안 됩니다. 학기 중에는 바카라을 깊게 읽기 어렵습니다. 수행평가, 내신, 학원 숙제, 시험 준비가 밀려오면 세특 기록을 위한 탐구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독서는 뒤로 밀립니다. 자칫하면 생기부 활동 전부가 AI를 활용해서 기록한 가짜가 되어버릴 수 있어요.
그러니 방학에는 진로탐색 독서 3권 정도는 목표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진로가 뚜렷한 학생은 관심 분야의 바카라을 읽으면 됩니다. 진로가 아직 없는 학생은 여러 영역을 넓게 읽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 이 바카라을 읽고 어떤 질문이 생겼는지, 어떤 분야가 더 궁금해졌는지, 나와 맞지 않는 분야는 무엇인지 남겨야 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2학기에 생기부 전략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힙니다.
방학은 진도만 나가는 시간이 아닙니다. 다음 학기 공부와 진로 탐색의 기반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Q. 방학 때 학원과 인강을 많이 들으면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방학 때 가장 위험한 착각 중 하나가 '강의를 많이 들으면 공부를 많이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학원 수업, 특강, 인강을 듣습니다.
필기를 합니다. 완강을 합니다. 그러면 공부를 많이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기 손으로 공부한 시간이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1학기 때의 자기 자신이 그대로 2학기로 시간만 흘러가게 되어버립니다. 부모님 속만 더 썩어요.
공부는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재를 가지고 직접 연습해야 합니다. 기본서를 읽어야 합니다.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다시 봐야 합니다. 기출문제를 두 번은 풀어야 합니다. 국어 지문을 직접 읽어야 합니다. 영어 문장을 직접 해석해야 합니다. 수학 풀이를 손으로 써야 합니다. 과학 개념을 문제에 적용해야 합니다. 이 시간이 있어야 공부입니다.
그래서 저는 방학 때 강의 수강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원 수업과 인강을 모두 포함해서 하루 강의 수강은 3~4시간 이하로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교재를 가지고 실제로 연습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강의를 듣고 있으면 바빠 보입니다. 하지만 자기 공부는 약해질 수 있습니다. 강의는 공부를 돕는 장치입니다. 공부의 중심이 되면 안 됩니다.
인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강은 좋은 도구입니다. 특히 개념을 처음 잡거나, 기출 접근법을 확인하거나, 혼자 읽기 어려운 단원을 정리할 때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인강을 많이 듣는다고 공부가 많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생하면, 필기하면, 완강하면 공부를 했다는 착각이 듭니다. 그런데 실제로 머리에, 몸에 얼마나 스며들었는지는 스스로 복습하고, 연습하고, 검토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학생이 직접 읽고, 풀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니 강의 시간은 줄이고, 교재를 붙잡는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Q. 학원 숙제를 하기도 바쁩니다. 열심히 하면 방학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닐 수 있습니다. 학원 숙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원 숙제가 아이의 공부 전체가 되면 안 됩니다. 방학 때 보면 아주 바쁜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원을 빠지지 않고, 숙제도 다 하고, 테스트도 봅니다. 부모님이 보기에는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물어보면 자기 목표가 없습니다.
"이번 방학에 네가 끝내려는 공부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합니다. "학원 숙제요." 이렇게 말합니다.
학원 숙제는 남이 정해준 공부입니다. 물론 성실하게 무언가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방학에는 학생이 자기 스스로 정한 학습목표를 실천할 줄 알아야 합니다. 8월 말까지 어떤 기본서를 끝낼 것인지. 기출문제를 언제 다시 볼 것인지. 어떤 단원이 가장 약한지. 어떤 바카라을 읽고 진로를 탐색할 것인지. 학기 중 방과후 자습 시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주말에는 어떤 공부를 먼저 할 것인지. 자기 학습 상황을 스스로 메타인지하고 학습전략을 점검하여 공부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방학은 학원 숙제를 처리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자기 공부의 기준을 세우는 시간입니다. 학기 중에는 더 바빠집니다. 이미 1학기에 경험하셨지요? 하지만 2학기는 그 템포가 딱 1.5배 정도 빨라집니다. 학교에서 이벤트가 많고, 1학기에 부족했던 성적을 어떻게든 만들어내야한다는 압박감도 바쁜 시간 만큼 더 해집니다.
그러니 여름방학에는 2학기 방과후 자습과 주말 활용 방법을 다시 정비해야 합니다. 평일 방과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학원 가기 전 40분은 어떻게 쓸 것인가. 집에 돌아온 뒤에는 새 공부를 할 것인가, 복습만 할 것인가. 토요일 오전에는 기출을 풀 것인가. 일요일 저녁에는 한 주의 오답과 다음 주 계획을 볼 것인가. 이런 구조적인 고민들이 있어야 합니다. 방학 동안 자기 공부를 스스로 감지하여 실행하는 것을 연습하지 않으면,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다시 학원 숙제에 끌려갑니다. 방학의 목표는 학원 숙제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2학기에도 자기 공부가 굴러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Q. 막막합니다.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 무엇이 남아야 잘 보낸 건가요?
진도표만 남으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 나갔다." 진도만 후루룩 나가는건 과거의 문제가 반복될 뿐입니다.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는 구체적인 결과가 남아야 합니다.
한 번 더 강조해드리겠습니다. 8월 말까지 2학기 기본서 1회독. 2학기 관련 기출문제 2회독. 진로탐색 독서 3권. 하루 강의 수강 3~4시간 이하. 나머지 시간은 교재를 가지고 실제로 연습한 시간. 학원 숙제 말고 내가 스스로 정해서 끝낸 공부. 2학기 방과후 자습과 주말 활용 계획. 이 정도가 남아야 합니다.
물론 학생마다 조정은 필요합니다. 학년, 수준, 목표, 학교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 없이 방학을 보내면 안 됩니다. 방학이 끝났을 때 아이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방학에 2학기 기본서를 한 번 봤다. 기출문제는 두 번 봤다. 처음에는 틀렸지만 다시 풀어서 맞힌 문제가 있다. 아직도 막히는 단원이 어디인지 안다. 기출문제집에 있는 문항들의 90%를 풀 수 있게 만들면 일단은 교재는 잘 본 겁니다.
진로 관련 바카라을 세 권 읽었고, 더 궁금해진 질문이 생겼다. 하루 종일 강의만 듣지 않고, 내 손으로 푸는 시간을 만들었다. 학원 숙제 말고 내가 정해서 끝낸 공부가 있다. 2학기가 시작되면 평일 방과후와 주말을 어떻게 쓸지 정했다. 이게 남아야 합니다.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 선행을 밀어붙이는 시간이 아닙니다. 대체로는 2학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방학은 정말 짧습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너무 먼 진도를 욕심내면, 정작 다음 학기를 받아낼 준비가 부족해집니다. 시간 관리 잘 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로 여행도 다녀오시고, 2학기 준비도 잘 하셔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되는 7월과 8월 되셨으면 합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