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003. 학원을 많이 다니면 입시에 유리할까요?

학원을 안가면 공부를 안해요!

by듀르크하임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이번 질문은 학원과 사교육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상담실에서는 '어떤 학원을 더 보내야 할까요?', '사교육비가 너무 부담이 돼요, 어떻게 할가요?'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옵니다.

그런데 고교학점제와 학기제 과목이 늘어난 지금은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이 반드시 안전한 선택은 아닙니다. 오히려 학생의 자기 공부 시간을 빼앗고, 시간관리의 부담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학원을 어떻게 줄이고, 어디까지 활용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 입시는 결국 학원을 많이 다니는 학생이 유리한 것 아닌가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과목도 많고, 수행평가도 많고, 내신도 중요하니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을 다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이 그래도 안전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그렇게 보시면 안 됩니다.

예전에도 학원을 많이 다닌다고 성적이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0년~2020년 사이에 나온 연구물들 모두가 '사교육비 지출액이 높아질수록 내신 성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왔습니다. 2020년 이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사교육의 영향이 너무 커졌지만요, 2025년부터는 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 체제에 들어오면서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 시간관리의 부담이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기 단위로 이수하는 과목이 많아졌습니다. 과목이 더 세분화되고, 학기마다 배우는 과목이 바뀌며, 학교마다 편성되는 과목도 달라집니다. 겉으로 보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학생의 일상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준비해야 할 과목이 계속 바뀝니다. 시험 범위가 짧아지는 대신 준비 주기가 빨라집니다. 수행평가, 발표, 보고서, 세특 활동이 과목별로 흩어집니다. 한 과목을 깊게 붙잡고 오래 밀고 가기보다, 여러 과목을 제한된 시간 안에서 계속 배분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학원을 과목별로 하나씩 더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학생의 공부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의 시간이 학원들에게 나누어집니다.

국어 학원은 국어 숙제를 줍니다. 수학 학원은 수학 테스트를 봅니다. 영어 학원은 단어와 과제를 냅니다. 과학 학원은 다음 진도를 나갑니다. 각각은 다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모든 과목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작 자기 공부를 완성할 시간이 사라집니다.

요즘 학생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계속 바쁜데 남는 게 없어요."

저는 이 말이 지금 고등학교 공부의 피로를 꽤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학기제 과목이 많아질수록 중요한 능력은 '수업을 더 많이 듣는 능력'이 아닙니다.

자기 시간을 배분하는 능력입니다.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뒤로 미루고, 어떤 과목은 어느 정도까지 가져가고, 어느 과목은 이번 주에 끝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고교학점제 체제에서는 학원을 많이 다니는 학생보다, 자기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학생이 더 강해집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원래부터 하루 8시간을 초과하는 연습량, 학습량을 매일 소화할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뇌의 체력이 하드트레이닝을 4시간 이상하면 금방 지쳐버려요.



Q. 그럼 학원은 줄이는 게 맞나요? 혼자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있는데요.


원칙적으로는 줄이는 쪽이 맞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학원은 최소한으로 써야 합니다.

이 말은 학원을 끊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학원이 필요한 순간은 분명히 있습니다. 개념이 무너져 있으면 좋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혼자 풀어도 계속 막히는 단원이 있으면 질문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학교 시험 범위에 맞는 자료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공부 습관이 너무 무너진 학생은 일정 기간 외부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학원의 기본값은 '추가 수업'이 되면 안 됩니다.

학원을 하나 더 다닌다는 것은 수업 하나를 더 듣는 일이 아닙니다.

이동시간이 생깁니다. 숙제가 생깁니다. 복습할 내용이 생깁니다. 학원 테스트가 생깁니다. 학원 진도에 맞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학교 공부를 자기 손으로 정리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학생이 공부를 못해서 학원을 더 붙였는데, 학원을 더 붙인 결과 학생이 자기 공부를 할 시간이 더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굉장히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학부모님들은 "그래도 학원에 가면 뭐라도 하겠지"라고 생각하십니다. 맞습니다. 학원에 가면 뭔가는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뭐라도'가 과연 아이에게 도움이 되느냐입니다.

그것이 아이의 공부로 남았느냐입니다.

수업을 들었다고 남는 것이 아닙니다.

숙제를 했다고 남는 것이 아닙니다.

테스트를 봤다고 남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이 자기 교재로 돌아와서 개념을 다시 정리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고, 학교 수업자료, 부교재와 연결하고, 다음 시험에서 바꿀 행동을 정해야 남습니다.

그 시간이 없으면 학원은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학원을 '많이 다닐 곳'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만 빌려 쓰는 곳'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명이 필요한가? 질문할 사람이 필요한가? 자료가 필요한가? 자습 리듬이 필요한가? 피드백이 필요한가? 그리고 이러한 필요한 학습 자원들을 학교, 학원, 과외 등 어디에서 채울 것인가?

필요한 기능만 가져오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의 자기 공부로 남겨야 합니다.

학원을 통해 학습시간을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되서는 안됩니다!

학생의 자기 공부 시간을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Q. 요즘 학원들이 예전처럼 수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자료형 학원이나 질의응답형 학원, 관리형 독서실처럼 바뀌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인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그 변화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 방식의 수업형 학원은 한 교실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정해진 진도를 나가고, 숙제를 내고, 테스트를 보는 구조였습니다. 이 방식이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한 학생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 고등학교 공부는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학교마다 과목 편성이 다릅니다. 교과서가 다릅니다.

시험 범위가 다릅니다. 수행평가 방식이 다릅니다. 선택과목이 다릅니다.

학생마다 필요한 공부가 달라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학생에게 같은 진도 강의를 계속 제공하는 방식은 점점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긴 설명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자료가 필요한 학생이 있습니다. 학교 시험 범위에 맞는 좋은 문제와 정리 자료가 필요한 겁니다.

질문을 할 곳이 필요하고요, 혼자 공부하다가 막히는 지점을 바로 물어보고 넘어가야 합니다.

자습 공간과 관리도 필요합니다. 스스로 앉아 있는 힘이 약해서, 정해진 시간에 앉아 공부를 끝내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학원의 무게중심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수업형 학원에서 자료형 학원으로.

일방향 강의에서 질의응답형 관리로.

그냥 독서실에서 관리형 자습공간으로.

학생들이 더 많은 수업을 원해서가 아닙니다.

더 많은 수업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학기제 체제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공부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혼자 완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만 외부 자원을 빌리는 방식으로 사교육이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원을 선택할 때도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어느 학원이 잘 가르치나요?" 라는 제목은 이제 접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무엇이 부족한가? 설명이 필요한가, 자료가 필요한가, 질문이 필요한가, 자습관리가 필요한가? 이 학원은 아이의 자기 공부 시간을 지켜주는가, 아니면 더 빼앗는가?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좋은 학원은 학생을 계속 붙잡아두는 학원이 아닙니다.

학생이 자기 공부를 끝낼 수 있게 도와주는 학원입니다.



Q. 그럼 앞으로 사교육비는 어디에 써야 하나요?


아이를 더 바쁘게 만드는 데 쓰면 안 됩니다.

아이의 자기주도학습을 지켜주는 데 써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사교육비를 쓸 때 이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업을 듣고 나면 아이가 혼자 공부할 시간이 남는가.

어떤 자료를 쓰면 학교 시험 범위를 더 잘 정리할 수 있는가.

질의응답을 통해 막힌 부분을 빨리 해결하고 다시 자기 공부로 돌아올 수 있는가.

그 관리형 독서실의 자습관리는 아이가 스스로 시간을 쓰는 능력을 길러주는가.

저 학원은 아이를 더 의존하게 만드는가, 덜 의존하게 만드는가.

이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사교육비는 얼마를 쓰느냐보다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학원 수업을 많이 듣는 방식으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하고, 테스트를 보며 따라가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기제 과목이 늘어나고, 수행평가가 촘촘해지고, 학생부 활동과 내신 준비가 동시에 돌아가는 환경에서는 그 방식만으로는 어렵습니다.

학생에게는 자기 공부를 끝낼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과서를 다시 읽을 시간. 학교 프린트를 정리할 시간. 틀린 문제를 다시 볼 시간. 인강을 필요한 만큼만 듣고 교재로 돌아올 시간. 수행평가와 시험공부의 우선순위를 조절할 시간. 이러한 시간들을 지키지 못하면 사교육비를 많이 써도 성적은 흔들립니다.

아니, 오히려 사교육비를 많이 쓸수록 더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건 지난 30년간의 학업성취도 관련 연구들에서 지속적으로 밝혀온 바입니다. 하루 3시간의 연습량이 없다면 성적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됩니다. '듣는 시간'이 아니라 '적용하는 시간, 꺼내는 시간'으로의 3시간이 필요합니다.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사교육비를 많이 쓰면 입시에 유리하냐고 물으신다면, 제 답은 이렇습니다.

예전보다 더 조심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많은 수업을 듣는 것이 중요한 시기는 실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학생의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은 최소한으로 써야 합니다. 필요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자료를 받고, 필요한 질문을 하고, 필요한 만큼 관리받은 뒤 다시 자기 공부로 돌아와야 합니다.

사교육은 아이의 공부를 대신해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아이의 자기주도학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기능만 빌려 쓰는 보조 장치여야 합니다.





이 글은 온라인카지노북 『입시백문 교육백답』의 일부입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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