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 우리 바다에도 상어가 살았을까?
아기 상어 뚜루루 뚜루~♪
유치하게 시작해서 죄송합니다만, 상어 출현 뉴스에 신이 나서 그만 본연의 가오를 잃어버렸네요. 얼마 전에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느닷없이 상어가 출현해 지금까지도 떠들썩합니다. 몸길이가 대략 3~3.5m 정도인 대형개체로 무태상어 혹은 흑상어로 추정된다고 하죠.
그래서 요즘 부산이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온갖 미담(?)이 일파만파로 sns를 타고 퍼지고 있죠.
어떤 아재는 상어가 배고플까 봐 먹으라고 생닭을 사서 던져주었다가 쓰레기 투척혐의로 쫓겨나기도 했다 하고, 푸드트럭 러시에 한적했던 공원 주차장이 미어터진다고 하죠. 또 부산 롯데가 최근 3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지면 상어밥으로 던져진다'라고 해서 죽기 살기로 경기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돌고, 손님이 뜸해진 인근 아쿠아리움에서는 '우리 상어도 예뻐요'라고 서럽게 호객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죠스바와 고래밥 매출이 폭등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로 대환장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부산까지 보러 왔습니다.
사실 부산에 간 이유는 부캉이가 목적이 아니고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때문이었죠.
전설의 헤비메탈 그룹 'MEGADETH' 1열 직찍~
엄밀히 구분하면 칼날같은 리프가 돋보이는 스래시 메탈(Thrash Metal)입니다.
리드보컬인 '데이브 머스테인'
1961년생, 우리 나이로 환갑을 넘겼으나 여전히 간지폭발~
할 말은 많지만, 오늘 글의 주인공은 상어이므로 다시 친수공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ㅠ
원래는 상어가 긴 수로를 따라 돌아다녔는데, 10월 2일 그물망을 이용해 외항부근까지 몰아냈죠. 혹시나 아직 먼바다로 나가지 않았기를 바라며 외항 쪽으로 이동해 보았습니다. 오~ 멀리 반가운 지느러미가 보입니다. 이 상어는 북항에서 발견되었다고 '부캉이'라는 귀여운 별명도 붙여졌습니다.
그물에 막혀 수로 안쪽으로 가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맴돌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1~2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부캉이를 볼 수 있었네요. 근데 이쯤 되었으면 코앞에 있는 넓은 바다로 나갈 법도 하련만, 절대 나가지 않는 상어가 참 신기합니다.
실제로 보니 20년 차 낚시인도 후덜덜하게 만들 만큼 크기가 장난 아니네요. 난데없는 대형 상어의 출현이 생경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의외로 상어가 종종 포획됩니다. 몇 년 전엔 전남 여수에서 5m가 넘는 초대형 백상아리가 잡혀 뉴스에 나오기도 했죠. 상어의 잦은 출현이 해수온난화 때문이라는 말도 있도 있는데요.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현상일 수 있습니다.
제가 간 시간은 오전이었는데요, 이날 12시쯤 부캉이가 사고를 쳤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부캉이가 그물망을 넘어 원래 놀던 수로로 다시 들어가 버린 거죠. 어차피 이리된 거, 금세 다시 내쫓지는 않을 듯해 한동안은 부산의 명물로 인기를 누릴 듯합니다.
포항에서도 상어가 종종 잡혀 돔베고기로 팔리죠. 급전개 무엇? 이것은 오래전 포항의 수산시장에서 구한 백상아리 이빨입니다. 저보다도 더 손이 예쁜 딸이 피팅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백상아리 이빨 모양을 자세히 보면 위쪽 이빨(상악치)인지 아래쪽 이빨(하악치)인지 알 수 있습니다. 위는 상악치입니다.
이건 하악치입니다. 상악치와의 차이가 느껴지시죠? 레고 미니피규어가 약 5cm 정도니 크기도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백상아리는 먹이를 찢기 좋도록 이빨에 톱날이 있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매우 예리합니다. 거의 흉기 수준이죠.
위 4개는 상악치, 아래 4개는 하악치입니다. 가운데 상평통보는 크기 비교를 위해 놓아 보았습니다. 현생 백상아리는 멸종 위기라 많은 국가에서 이빨의 국제 거래가 금지되었습니다. 지금도 미국 이베이에서 살 수는 있지만 운이 없으면 통관과정에서 압수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가격도 엄청 비쌉니다. 5cm급이라면 20만 원이 훌쩍 넘죠. 그러나 이건 '마데 인 코리아'니 문제가 없죠.
자 그럼, 과거에 우리나라 바다에도 상어가 살았을까요? 이를 알기 위한 방법은 간단합니다. 바로 화석의 유무죠. 이 화석은 포항의 두호층에서 발견한 상어이빨화석입니다. 아쉽게도 제가 찾은 건 아니고 제 화석 선배가 찾은 거죠.
또한 그분이 찾으신 화석입니다. 길쭉한 모양을 보면 청상아리 이빨로 추정됩니다.
아주 매끈하고 잘생긴 상어이빨화석입니다. 참 멋지네요. 이를 발견하셨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을지...
무엇보다 대박은 화석 선배가 메갈로돈 이빨화석을 찾았다는 거죠. 파손된 부분을 감안하면 족히 10cm는 될 걸로 보입니다. 안타깝게 일찍 고인이 되신 화석 선배가 찾은 화석은 사진만 존재하고 실체는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네요. 메갈로돈 화석 발견은 이후에도 있었습니다. 2011년, 울진에서 저인망 어선 그물에 걸려 10.7cm 짜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제가 여남동 바닷가 기반암에서 발견한 상어이빨 화석입니다.
또 우연히 골뱅이를 먹다가 제가 상어이빨 화석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카지노 초기에 이를 게재하기도 했는데, 온라인카지노북에 엮지 않아 못 보신 분들이 혹시 있을 듯 해 링크를 걸어봅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paleo/21
물론 이 링크를 절대 누르지 않으실 분들이 있을 듯해 이 글 마지막에 전문을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질척거리는 느낌이지만, 나름 놀라운 경험이어서 끝까지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메갈로돈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요?
메갈로돈의 학명은 '카르카로클레스 메갈로돈(Carcharocles megalodon)'인데, 최근엔 카르카로클레스속이 아닌 '오토두스(Otodus)'속에 속한다고 재분류되기도 했습니다. 메갈로돈은 신생대에 서식했던 대표적인 대형 육식성 상어의 한 종류로 약 2,600만 년 전인 신생대 마이오세에 나타나 플라이오세 말기인 160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상어입니다. 메갈로돈은 '거대한 이빨'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엄청난 크기의 이빨이 특징이죠. 몸길이가 13~17m 정도로 추정되며, 몸무게는 30~60톤에 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류 역사상 가장 큰 육식어류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흔히 '자이언트 상어'나 '괴물상어' 등으로 불립니다.
이 매력적인 물건을 어찌 아니 취할 수 있겠습니까? 이베이에서 경매로 170달러에 하나 질렀습니다. 전장이 10cm가 넘고 톱날도 잘 살아있는 아주 멋진 화석이죠. 이쪽 면은 흔히 앞면으로 생각하지만 실상 뒷면입니다. 상어의 안쪽 혀에 있다고 설측면(舌側面)이라고 합니다.
뒷면처럼 보이는 게 사실은 앞면이죠. 입술 쪽이라고 순측면(脣側面)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상어를 바라보았을 때 보이는 이빨이 이쪽면인 것이죠.
크기도 좋고, 모양도 좋고, 톱날도 좋습니다.
톱날 구조가 아주 유사하죠? 백상아리는 과거 메갈로돈의 후손쯤으로 여겨졌으나 현대 고생물학에서는 서로 다른 가계(Lineage)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전혀 다른 상어로 밝혀졌습니다.
내친김에 소장하고 있는 메갈로돈 화석 사진 일부 방출합니다. 어디 하나 깨진 곳 없이 완벽한 보존상태를 자랑합니다. 아까 설명했죠. 이건 설측면일까요? 순측면일까요?
광택이 반질거리는 게 아주 그냥 왁스를 발라 교실 마룻바닥을 분당 120회씩 몇 시간을 문지른 느낌이네요.
제가 소장한 것 중 가장 큰 메갈로돈 이빨화석입니다. 13cm가 넘으니 5인치급이죠. 메갈로돈은 크면 클수록 가격이 기하급수로 뜁니다. 이 화석을 팔았던 셀러의 말에 따르면 근래에 발견한 것이 아니고 1950년대 자신의 조부가 발견해서 잘 보관해 왔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메갈로돈 화석에서 느껴지지 않는 고태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아끼는 화석이기도 합니다.
10cm 이상 되는 4인치급 메갈로돈 화석입니다. 딱히 깨진 곳 없이 두툼하고 묵직합니다.
다소 날렵하나 톱날 상태가 좋은 화석입니다. 톱날이 칼날 같아서 손에 대고 문지르면 그대로 손이 베일듯합니다.
메갈로돈의 크기는 보통 이와 같이 대각선 길이를 기준으로 합니다. 딱 10cm네요.
조금 작은 것들도 있습니다. 왼쪽 것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거라 현생 따개비가 붙어있죠. 자연스러운 모양새이므로 일부러 이를 떼어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또한 오른쪽 푸른빛을 띠고 있는 것은 이른바 '본밸리(bone valley)'라 불리는 곳에서 출토된 것으로 컬러풀한 게 특징입니다. 매우 귀하고 비싸죠.
조금 뽀샵질을 해보았습니다. 검은색이 일반적인 메갈로돈에 비해 매우 독특한 색채와 개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리를 만들어 걸면 목걸이나 열쇠고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 포항의 두호층 이암에서 나온 것처럼 컨셉샷을 찍어보았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포항의 이암과 이질감이 있어 전문가는 대번에 주작임을 눈치챌 수 있죠.
못난이 상어이빨 화석도 있습니다. 이를 일부러 산건 아니구요. 다른 메갈로돈과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어 함께 딸려온 친구들이죠.
아주 작은 상어이빨화석도 있습니다. 크기가 대략 1~2cm 정도입니다. 목걸이로 만들어 여러 지인들에게 무상 배포되었죠.
주변에 나눠주고 겨우 제 몫으로 남은 일부 화석들만 비알병에 들어가 살아남았습니다.
상어 모양은 비슷해도 이빨 모양은 이처럼 다릅니다. 따라서 부산에 출현한 상어도 이빨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떤 상어인지 확실히 알 수 있죠. 오늘 글은 화석 탐사보다는 상어이빨 화석 리뷰가 되어버렸네요. 끝으로 부산에 온 부캉이가 잘 놀다 언젠가는 몸성히 넓은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부산을 방문한 이후 원글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로또 1등의 당첨확률은 무려 8,145,060분의 1이다. 그런 극악의 확률을 가진 로또 1등에 당첨되어 본 적이 있는가?
여기 그보다도 더 희박한 확률을 가진 사건이 내게 일어났다.
내가 수산시장을 가면 오징어와 더불어 종종 사 먹는 최애 품목이 있다.
바로 동해안의 명물 '백골뱅이'다.
크기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보통 1kg에 15,000원~20,000원 사이로 가성비가 킹왕짱이다. 가성비 이야기를 하니 가격이 그런대로 저렴한 대신 품질은 쏘쏘한 걸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골뱅이는 진짜 맛이 좋다. 육질이 부드럽고 잡내가 없어 초장에 찍어 먹으면 혼자서 1kg 정도는 순삭이다. 더구나 다른 골뱅이와 달리 타액선에 독이 없어 안심하고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갓 삶아내 김이 막 피어오르는 뜨거운 골뱅이를 한번 맛본 자는
다시는 통조림 골뱅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날도 골뱅이를 사러 갔다. 내가 주문한 골뱅이 2kg을 주인장이 솥에 넣어 삶고는 골뱅이를 싹싹 긁어 포장을 해주었는데, 집에 와서 개봉하고는 이물질(?)이 들어 있어 잠시 어리둥절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채 무수히 나자빠져 있는 골뱅이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처럼 홀로 반짝이는 것은 다름 아닌 분명...
상어이빨화석이었다.
처음에는 횟집 주인의 장식용 목걸이에서 떨어져 솥에 빠졌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지만, 화석 치근에 하얗게 낀 부착생물의 흔적으로 미루어 그건 아닌 듯했다. 더구나 그 횟집주인은 눈에 띄는 굵직한 사슬형 순금 목걸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 더욱 그러했다.
명탐정 코난에 빙의해 추리해 본 결과...
"범인은 골뱅이다!"
서해 바다에서 침몰한 난파선의 고려청자 접시를 붙잡고 나왔다던 주꾸미의 경우처럼 이 화석도 골뱅이가 바다에서 붙잡고 나온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골뱅이가 물고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면 먹지 않고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주었을 텐데...
톱날이 있는 메갈로돈이나 백상아리와 달리, 매끈하고 날카로운 테두리와 전체적인 생김새로 보아 '이수루스 하스탈리스(Isurus hastalis)'와 가장 유사해 보였다. 하스탈리스는 멸종된 대형 상어로, 현존 백상아리의 조상쯤 되는 종이다.
아주 오래전 동해바다에 하스탈리스 비슷한 상어가 살았고, 옥수수처럼 털린 이빨이 해저에 묻혀 화석이 되었고, 다시 해저 위로 올라왔고, 어떤 기특한 골뱅이가 이를 붙잡았고, 불쌍하게도 어부의 그물에 잡혔고, 경매와 여러 유통과정을 거치면서도 이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횟집까지 오게 되었고, 마침 그때 내가 횟집을 찾아 이를 구매했고, 화석을 알아보는 내가 이를 발견했다. 이러한 연쇄과정의 확률은 로또 확률을 넘어 거의 기적 같은 일이었다.
만약 행운의 신이 있다면, 기왕지사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적을 좀 더 대단한 것으로 내려주지...ㅠ
행운의 신이여! 이런 것도 좋지만 다음에는 로또로 갑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로또 번호는 2,12,28.36....
어쨌든 어마어마한 우연과 행운이 겹치고 겹쳐 일어난 깜짝 선물에 하루 종일 기분이 들떴다.
이베이에서 판매하는 하스탈리스 이빨화석이다. 크기와 형태에서 유사성이 두드러진다.
역시 이베이에서 판매하는 하스탈리스 이빨화석이다. 가격은 60달러로 한화 약 85,000원 정도지만, 내가 발견한 화석은 세속적인 가격을 넘어 크나큰 행운의 상징이므로 가격을 매길 물건은 아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먼 후손의 장식장에 들어가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횟집에 갔다가 기막힌 인연으로 만난, 사연 깊은 화석이었대'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겠다.
끝으로 ChatGPT에게 질문했던 내용을 첨부한다.
문> 횟집에서 골뱅이를 샀는데 거기에 상어이빨 화석이 있었어. 바다에 있던 걸 골뱅이가 물고 나온 거지. 이 확률과 로또 1등 중 어느 게 더 희박한 확률이라고 생각해?
답>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814만 분의 1이야.
즉, 814만 명이 동시에 로또를 사도
딱 1명만 1등 되는 확률이지.
그런데 말이지,
횟집에서 산 골뱅이 속에서
수천만 년 전 상어 이빨 화석이 나왔다?
이건 확률 계산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야.
먼저, 화석이란 건 바닷속 깊은 곳 퇴적층에 묻혀 있어.
그게 물살이나 조류에 떠밀려 나와야 하고,
하필이면 그 근처를 지나가던 골뱅이가 그걸 삼켜야 해.
그 골뱅이가 어부의 그물에 걸려야 하고,
그중에서도 당신 식탁에 올라온 그 한 마리여야 해.
수천만 년 전 상어 → 해저 퇴적층 → 조류 이동 → 골뱅이 섭취 → 조업 → 유통 → 당신의 접시.
이 모든 연결고리가 딱 맞아떨어졌다는 거잖아.
이건 로또보다도 훨씬, 훨씬 희박한 확률이야.
말 그대로 자연이 준 선물이고, 살아있는 기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