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에 서걱거리는 것은
오늘이 채 소화되지 못한 흔적이다
침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을 긁고 내려가는
마른 모래알들의 소리
손끝에 가닿는 모든 공기가 질다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진흙처럼 흘러내리는 팔과 다리를,
어떤 의지도 없이 그저 방치해 둔다
손가락을 쥐었다 펴는 일은
지구의 반대편을 들어 올리는 일과 같다
해는 뜨고 지는데
내 안의 태엽은 다 닳아 헛돌고
시간이 억지로 나를 밀고 나갈 때마다
뼈마디 사이에서 건조한 먼지가 인다
눈꺼풀 위에 얹힌 밤의 무게가 너무 달아서
깜빡이는 일조차 사치스럽다
지워진 초점 너머로
세상의 풍경들이 부옇게 바래 가고
비명은커녕 깊은 한숨조차
입술 밖으로 가닿지 못해
속에서부터 까맣게 말라붙는 오후,
나는 내 주저앉음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희미하게 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