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젖어 있습니다

-덥거나 눅눅하거나

by봄비

덥거나 눅눅하거나

7월의 날씨가 그렇습니다.

바쁘고 분주했던 6월을 보내고 7월은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예기치 못한 일들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시어머니가 결국은 요양원에 들어가시고, 건운사 시험 준비하겠다고 집에 돌아온 둘째는 사업하느라 바쁘고, 새내기 막내는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와 있습니다. 안 그래도 좁은 집이 더 좁게 느껴집니다. 2층은 더워서 낮에 있기도 힘듭니다. 작년엔 에어컨을 10회 이하로 틀었는데 올해는 둘째가 더워하기도 하고, 비가 자주 내려 습해서 거의 매일 틉니다. 18년 전 시골에 내려올 때는 선풍기도 그리 필요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날씨가 더워졌는지... 딸들에게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 말하는 것도 무바카라임하게 느껴집니다.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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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자주 내리다 보니 집앞 텃밭 주변이 풀로 둘러싸였습니다. 꽃들도 풀에 둘러싸여 있구요. 재작년 논의 피뽑기를 하다가 손가락 관절이 아프기 시작한 후 풀도 자주 못 뜯습니다. 풀을 뜯고 나면 여지없이 손가락이 아프거든요. 지난 수요일에는 우리집 제일 큰 논에 피(물여뀌)가 나서 피살이를 했는데 뻘논이다 보니 발을 한 발자국 내디디면 장화가 갯벌처럼 쑤욱 들어가 빠지지를 않는 겁니다. 허리 숙여 피를 뽑는 게 힘든 게 아니라 발을 빼서 한 발자국 옮기는 데 힘이 들어가 허리와 팔, 다리가 다 아파서 혼났습니다. 지옥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발이 빠져들어가 발을 빼려면 온힘을 다해 양손으로 끄집어내야 겨우 빠지는 곳. 논에서 빠져나올 때마다 뻑! 뻑! 소리가 났다. 논이 아니라 수렁이었다.

우렁이농법으로 농사짓고 있는데 해마다 피와의 전쟁이 쉽지 않다. 작년엔 그래도 쉽게 넘어간 편이지만...올해도 작은 논엔 피가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젠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놓았던 것들 다시 손에 잡고 슬슬 발을 떼야겠습니다. 논에서만큼 힘들지 않을 거라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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