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이라도 꾸준해 써보자고 다짐을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다고? 놀랄 뿐이다.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는데 나의 매일은 그냥 흘러가는 것만 같다. 물론 바쁘게 살 때도 있지만 기록하지 않으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수 없다.
새로운 계절과 함께 시작한 3월!
개강해서 바쁘기도 하고, 매주 시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던 3월이다. 그리고 냉이를 캐고 싶어 온동네를 찾아 헤매던 시간이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물. 3월 초엔 냉이가 보이지 않아 며칠은 울적해하기도 했는데 중순이 되어서야 뒤늦게 고개 내밀어 반가운 마음으로 냉이를 캤다. 냉이는 뿌리까지 캐려면 힘들기도 하지만 여러 번 씻어 데치고 무치는 시간까지 손이 많이 가는 나물이다. 큰 딸이 냉이를 좋아해서 데쳐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둘째는 나물로 무쳐주면 먹지를 않아 냉이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봄이면 꼭 먹는 냉이김밥. 4월엔 취나물과 어수리 김밥도 해먹어야지.
올해는 뭘 심어야 하나 고민이다. 집앞 텃밭과 마을 중간에 있는 밭 두 골이 전부인데 뭘 심어야 할지...감자와 고구마는 심지 않을 예정이다. 올해도 옥수수와 땅콩을 심을까 생각한다. 문제는 배추다. 배추 심을 땅이 없다. 엄마도 무릎이 아파 밭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고 하니 올해 김장을 위해 배추와 무를 심을 곳을 찾아야 한다.
꽃도 돌봐야 하고, 먹을거리도 돌봐야 하니 더 바빠질 것이다. 시골에 살면 손이 바쁘다. 호박죽을 끓이기 위해 호박 한 통을 잘라 껍질까지 벗기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무엇 하나 쉽게 만들기 어렵다. 돈으로 사면 쉽지만 내가 심고 키워 요리하는 데까지 걸리는 수고와 시간은 만만치 않다. 시골에 살면서 얻는 기쁨이면서 수고로움이다. 시골에 살려면 이런 수고로움을 즐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게 일로 느껴져 살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시골에 살아도 도시에서처럼 다 손질된 재료를 사서 먹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시골에 산다면 바쁘게 손을 놀리는 걸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나는 시골에 사는 걸 즐기고 있다. 가끔 고될 때도 있지만 나물을 뜯고 손질하고 맛있게 먹으면 행복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빠질 시기다. 시험이 있긴 하지만 나물 뜯기와 텃밭과 꽃밭 가꾸기를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바쁜 봄의 계절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