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는 삶

2026.10.11.

by맹꽁


refresh. 말 그래도 환기다. 나는 살아가는 데 있어 환기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전 온라인 게임에서는 주어지는 일주일의 휴가에 붙여진 이름이 ‘refresh’이기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삶의 환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환기를 하기 위해서 나는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나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거나, 예쁜 옷 등을 사거나 했다. 하지만 모두가 뻔히 알 듯이 잠깐의 환기 끝에 주어진 쉼은 그리 길게 유지되지 않는다. 왜일까. 휴가의 끝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마음이 평안하지 못한 것은 회사 때문인 걸까.


그러다 오늘 설교말씀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세상적인 방법으로 행하는 refresh의 방법들로는 궁극적인 쉼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오직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쉼은 세상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아무리 여행을 다녀와도, 예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사고 싶은 것들을 사도, 하루 종일 누워 웹툰을 보아도 마음 전체가 충족되는 환기를 얻지 못했던 이유는 단 하나다. 하나님과 함께한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적인 refresh의 방법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궁극적인 환기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 온종일 일하고 지쳐있어도 잠깐의 말씀을 묵상하며 글을 쓰는 시간이 회복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분명했던 것이다. 아무리 휴식을 취해도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그 속에 하나님과의 시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조금 더 상세히 들어가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세상적인 refresh의 방법들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지만 나는 보이는 것에 목을 매는 사람이었다. 여행을 가더라도 예쁘게 차려입어야 했고, 멋들어진 사진 한 장쯤은 꼭 필요했다. SNS를 탈퇴하기 전에는 SNS에 올릴만한 사진을 한 장 갖기 위해 행해지는 모든 것들에 행복해했다. 가령 예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등 남들이 보기 좋을 모습을 행하는 것들이다. 똑같은 행위를 해도 보이는 것이 빠지면 그 행동은 활기를 잃었다.


어제 남편과 오랜만에 스타필드에 다녀왔다. 다가올 생일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들고 온 참이었다. 평소라면 돈을 보태 명품들에 눈독들이거나, 다양한 것들에 눈이 돌아갔을 텐데 무언가 평소랑 달랐다. 말씀을 듣고 깨닫기 전이었음에도 그동안의 살아온 시간들이 나 자신에게 경종을 울려왔을지도 모른다. 그냥 그 쇼핑몰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헛되고 필요 없어 보였다. 평소라면 그리 비싸다 생각되지 않았을 비싼 브랜드의 옷들이 허황된 금액으로 다가왔다. 남편과 카페에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더 즐거웠다.


세일 중인 유니클로에서 내 것과 남편의 기본 바지와 니트를 샀다. 사진을 찍기 위해 특별한 모양의 옷을 사고, 불편하지만 예쁜 옷을 사고, 비싸지만 독특한 옷을 샀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내가 느껴졌다. 질 좋고 가성비 있고 무엇보다 편안하고 단정한 옷에 손이 많이 갔다. 많이 기뻤다.


보이는 것에서 조금 시선을 돌려 그 중심, 본질적인 어떤 것, 마음을 바라보는 삶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또한 우리의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것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일 테다.


일요일인 오늘 예배를 마치고 출근을 하고 있다. 이번 달은 3번 정도 주말에 출근을 해야 한다. 예배 전까지만 해도 많이 억울하고 우울하기도 했지만, 어쩐지 단정하게 차려입고 출근을 하고 있는 지금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냥 행복한 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 달라진 마음가짐과 채워진 중심, 그리고 오랜만에 다녀온 예배시간 덕분일지도 모른다.


지켜야겠다. 이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계속 정진해야겠다.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