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헤엄쳐 오는 동안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다면 몰랐을 여름의 장면

by슬로하라


주말까지 집에서 이 더위를 견딜 수는 없었다. 바다를 낀 이곳에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반려견이 아직 한 번도 제대로 수영해 본 적 없음이 떠올랐다.


해변을 산바카라하다 물에 발을 담가 본 적은 몇 번 있었다. 파도가 밀려오면 몇 걸음 들어갔다가 금세 빠져나오는 정도였다. 헤엄을 쳐 본 적은 없었다.


도그비치를 찾아갔다. 이곳에는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비치가 곳곳에 있다. 그중 추천받은 한 곳으로 향했다.


입구를 지나자 그늘막 아래로 선베드가 늘어서 있었다. 개들은 주인 곁에 눕거나 선베드 아래 그늘을 제자리처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 별도의 자릿세 대신 음료를 주문하면 선베드와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짐을 내려놓고 우리는 몇 걸음 앞으로 나갔다. 계단 아래로 바닷물이 바로 이어졌다. 몇몇 개들은 이미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공을 던지면 냉큼 물어 주인에게 헤엄쳐 돌아오는 개도 있었고, 어서 뛰어들고 싶어 물가에서 주인의 신호만 기다리는 개도 있었다.


남편이 그녀를 안아 들고 천천히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혹시 몰라 리드줄은 손에 쥔 채였다. 어느 정도 깊이에 이르러 물 위에 놓았다.


앞발이 먼저 바빠졌다.


발버둥을 치는 건지 헤엄을 치는 건지 모를 만큼 연신 물을 헤집었다. 콧구멍으로 물이라도 들어갈까 바삐 숨을 내뱉는 듯했다. 코끝이 연신 씰룩였다. 시선은 내게 둔 채 열심히 내가 서 있는 쪽으로 왔다.


내가 물가에서 이름을 부르면 다른 곳은 보지도 않고 허둥지둥 헤엄쳐 왔다. 물 밖으로 나오면 다시 남편에게 안겨 들어가기를 서너 번 반복했다.


다른 개들에게 바다가 놀이터였다면, 그녀에게는 아직 하나의 미션에 가까워 보였다.


물에 놓이면, 나에게 오는 것.

매번 처음인 것처럼 허둥댔고, 매번 그것만큼은 해냈다.


그렇게 그녀의 첫 수영은 짧게 끝났다.


젖은 털을 수건으로 닦아 주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조금 전까지 물속에서 그토록 다급하던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주변을 기웃거렸다. 옆자리의 덩치 큰 친구와도 거리를 둔 채 눈으로 인사를 건넸다.


우리도 자리에 앉아 음료를 주문했다. 그러다 메뉴에서 뜻밖의 것을 발견했다.


DOG BEER.

강아지 맥주였다.


사람이 마시는 맥주처럼 갈색 병에 담겨 있었고, 라벨에도 제법 당당하게 'DOG BEER'라고 적혀 있었다. 물론 사람이 마시는 맥주와 같은 술은 아니었다. 강아지가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음료였다. 궁금해서 하나를 주문했다.


잠시 뒤 우리 음료와 함께 갈색 병 하나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우리 잔 옆에 그녀의 맥주도 나란히 자리했다.


그녀가 없었다면 도그비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강아지 맥주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일이다. 예전에는 바다에 가면 어디에 앉을지,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부터 살폈다.


이제는 그늘은 충분한지, 반려견이 물에 들어가도 되는지, 뜨거운 바닥을 오래 걷지는 않아도 되는지를 먼저 본다. 그렇게 찾아온 바다에서 나는 정작 내 몸 한번 물에 담그지 않고 그녀가 헤엄치는 모습만 한참 바라봤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늘막 아래로 들어왔다. 젖었던 털도 어느새 버석하게 말라가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 사이에 엎드려 쉬었고, 테이블 위에는 마시다 남은 맥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그날 그녀에게 생긴 두 가지 처음이었다. 수영도, 맥주도.

올해 여름 안으로 먼저 들어간 건 나보다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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