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일기장을 훔쳐보셔도 괜찮습니다

나는 사범대학 출신이 아니다.
음악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했고, 교직이수를 통해 교사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교사가 된 이유가 처음부터 특별했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꿈을 말했지만, 나는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현실적인 선택에 더 가까웠다.


그런데 막상 교사가 되고 나서부터, 이상한 질문이 나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가르치고 싶어서 교사가 된 걸까.


교사가 된 이후 나는 참 다양한 교실을 지나왔다.


중국에 있는 국제학교에서는
중등교사였지만 초등 담임을 맡았고, 유치원 아이들까지 함께 가르쳤다.


일요일이면 방송통신고등학교 수업을 위해 학교에 나갔고,
그곳에서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어르신 학생들’을 만났다.


어느 날은 소년교도소로 출근했다.

운동장에서 함께 공을 차고, 교실 한켠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


특수학교에서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던 순간들을 매일 마주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 속에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배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 바카라은 대단한 교육 방법을 소개하는 바카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정답을 알려주기 위한 글도 아니다.


그저 한 교사가
조금은 낯선 교실들을 지나며
웃고, 흔들리고, 때로는 무너졌던 기록이다.


어떤 날은 웃음이 먼저 떠오르고,
어떤 날은 아직도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이 글은
잘 정리된 이야기라기보다
조금은 솔직한 ‘일기장’에 더 가깝다.


어쩌면 이 바카라은
완벽한 교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나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교사의 역할인지.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여전히 교실로 돌아가고 있고,
다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 일기장을
조금만 열어보셔도 괜찮다.


어쩌면 그 안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와 닮은 장면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읽다 보면
이 질문을 함께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