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나날들이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손을 잡고 걷다가 괜히 어깨를 치며 장난을 치는 당신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참 좋습니다. 누가 더 소맥을 잘 마는지 별것도 아닌 내기를 하다가 결국 둘 다 취해버려 서로를 붙잡고 웃는 밤이 참 좋습니다. 내가 울면 아무 말 없이 넓은 어깨를 내어주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영어는 잘 못하지만 당신이 좋아하는 팝송을 부르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우리는 대단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보잘것없는 사랑도 아닙니다. 그저 별것 아닌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별것 아닌 것들에 행복해지는 우리입니다.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눠 먹는 일도, 괜히 목적지도 없이 동네를 걷는 일도, 오늘 저녁은 뭘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는 시간도 참 좋습니다. 누군가는 시시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평범함 속에서 가장 큰 안온함을 느낍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무엇이 우리를 웃게 해 줄까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장난을 칠까, 어떤 시시한 이야기로 배를 잡고 웃게 될까. 함께 있는 하루가 반복될수록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소중해집니다. 사랑은 특별한 날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당신을 만나고 보니 가장 평범한 화요일에도, 별일 없는 수요일에도 충분히 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원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영원이라는 말은 너무 멀어서 붙잡을 수 없는 것 같으니까요. 대신 오늘을 오래 바라보겠습니다. 지금 내 곁에서 웃고 있는 당신을 오래 바라보겠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면, 가장 먼저 기억나는 건 거창했던 순간들이 아니라 손을 잡고 걸었던 골목길과, 취기가 오른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던 밤, 아무 말 없이 내 곁을 지켜주던 당신의 어깨였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런 나날들이 참 좋습니다. 당신과 함께라서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