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관상(묵상)'시리즈는 관상하고 살면서 문득 스치는 느낌(생각)들을 쓴 것입니다.
(* 관상(觀想)은 '사랑의 고요한 인식' 혹은 '신적 현존에 온전히 잠겨 쉬는 응시'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관상(觀想)은 인간이 머리로 생각(想)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맑게 비워 신적 실재가 영혼의 눈(觀)에 스스로를 드러내도록 내맡기는 직관적 머무름을 뜻합니다.)
석가가 설한 ‘공(空)’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허무주의가 아니다. 모든 존재가 영원불변한 자신만의 고유한 실체(자성, 自性)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통찰을 의미한다. 곧 모든 존재가 고정불변하는 독립적인 실체(자성, 自性)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진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공은 '없음'을 뜻하는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고정된 실체가 없기에 온갖 현상과 변화가 무궁무진하게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바탕이자 존재의 참된 모습이다.
성리학의 이와 기를 보자.
성리학에서 이(理)와 기(氣)는 우주 만물의 생성과 존재 원리를 설명하는 두 가지 핵심 축이다. 비유하면 이(理)는 설계도이자 원리이고, 기(氣)는 재료이자 에너지이다.
공(空)과 이(理)와 기(氣)는 신이 가지고 있는 근원자리의 한 면씩을 말한 것이라 판단한다.
신은 사랑과 법도와 수리로 운행한다.
신은 사랑과 법도와 수리로 우주를 창조했다.
성리학은 인격신을 논하지 않는다.
성리학의 이기론은 신이 가지고 있는 근본과 원리를 말한 것이다.
신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출 3/13)'이다.
신은 사랑이다.
그것은 저절로 존재하는 사랑이다.
그것은 세상의 이기적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이익을 위한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은 스스로 존재한다.
사랑은 스스로 존재한다.
신은 저절로 존재한다.
사랑은 저절로 존재한다.
우주 만상은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우주만상의 근원은 사랑이고, 저절로 존재하는 그런 것이다.
신은 누가 만들었나?라는 질문은 논리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자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주고받는 속성이 있다.
그런 사랑을 둘이 주고받으면 에너지(힘)가 나온다.
이 사랑은 이기와 이타에 상관없이 우주 전체에 골고루 편재되어 있다.
인간은 신이 만들었다.
신은 사랑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랑이다.
인간은 저절로 존재하는 신을 닮았다.
신과 인간은 부모자식지간으로 탯줄로 묶여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이 모든 우주에서, 가징 질긴 줄은 탯줄이다.
그것은 이 세상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다.
그러한 관계를 '천륜'이라 한다.
우주는 천륜으로 묶여 있다.
천부경 81자는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되어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난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하나는 시작하되 시작이 없는 하나이다.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하나는 끝나되 끝남이 없는 하나이다.
이 두 구절이 가리키는 본질은 시작과 끝, 유(有)와 무(無)는 서로 대립하는 두 개의 실체가 아니라 '하나(一)'라는 근원의 호흡이자 양면이다. 그리고 시작이 없기에 끝도 없고, 끝남이 없기에 다시 시작된다. 우주 만물은 본래 하나의 자리에서 나와 현상계로 펼쳐졌다가, 다시 그 본래의 자리로 수렴할 뿐 본질에서는 단 한 번도 늘거나 줄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一)는 신과, 근원을 말한다.
천부경을 형태로 말한다면 하나의 원이며, 입체적으로 말하면 구형이 된다.
천부경의 내용은 우주를 표현한 것이다. 우주는 원형이고 구형이다.
하늘에 가득찬 별들은 하나같이 하늘을 닲아 원형이고 구형이다.
인간의 인격이 완성 되면 그 마음의 꼴이 둥근 원형이 된다.
원형의 처음은 어디인가? 원형의 끝은 어디인가? 원형은 시작도 끝도 없으니 영원의 모습이 이와 같다.
천부경은 즉 아드바이타(불이일원론不二一元論 : 실재하는 근원적 본질은 둘로 나뉘어 있지 않고 오직 하나)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一)다. 그리고 하나이기에 영원하다.
그것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의 근원성이다.
우주의 창조적 진화는 모두가 하나(一)가 될 때 끝난다.
그리고 그것은 또다른 새로운 차원으로의 시작이다.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