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가운데

byGrace k

쩝쩝.’
루이의 낙엽 핥는 소리다.
바싹 마른 노랗고 작은 잎에 무슨 맛이 있을까.
요즘 루이와 산바카라을 나가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쌀쌀해지고 비까지 떨어지는 날씨에

전신 탈모가 진행되어 성긴 털만

남은 녀석에게는 외투가 필수다.
계단은 안고 내려가야 한다.
배변을 위해 바닥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또 바쁘다.
사방에 깔린 마른 낙엽에 정신을 빼앗긴다.
‘쩝쩝.’
한 장 핥고,
또 한 장.
“루이, 안 돼.”
말릴 새도 없이 코를 바닥에 박고

낙엽을 찾아다닌다.
사람에게 낙엽은 밟을 때 바스락거리는

가을의 정취인데, 견공에게는 오감의

작동 방식이 다른 모양이다.
눈에 보이는 것마다 냄새를 맡는다.
혀끝으로 확인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을
따라다니느라 산바카라이 산바카라 같지 않다.
간신히 아침 산바카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사료를 챙긴다.
그런데 어디선가 또 들린다.
‘쩝쩝.’
“루이!”
산바카라 때 신고 나간 슬리퍼에 딸려온
낙엽 한 장을 씹고 있다.
대체 이 낙엽에 무슨 맛이라도 있는 걸까.
이 가을, 낙엽이 다 지고 나야 끝날 모양이다.
산바카라 나갈 때,

양파망이라도 뒤집어쓰고 나가야 하나.
속옷 빨래망도 괜찮을 것 같다.

‘댁은 양봉업에 종사하십니까.’
사람들의 시선은 그렇게 말할지도.

성긴 털 사이로 찬바람이 스미는 계절에도
루이는 오늘도 가을을 온몸으로 맛보는 중이다.
‘쩝쩝.’

10월이다.

이 잎이 다 질 때까지 루이는 바쁘다 바빠,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