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이 오싹하다는 말 2

by사피엔



만실인 날이었다. 5월 5일.

어쩐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아직 체크인하지 않은 객실이 많이 남아 있었고, 입실한 고객들의 요청 사항 메모들이 프런트 대리석 위에 겹겹이 쌓여가고 있었다.



밤 아홉시 무렵, 로비 자동문이 열리며 중년 남성이 프런트로 걸어왔다.



나는 통상적인 체크인 절차를 안내하려 했지만 그는 내 말을 몇 번이고 잘라냈다.



“취소부터 하라고!”



짜증이 먼저 도착한 사람 같았다.



피곤함인지 화인지, 혹은 세상 전체에 대한 오래된 불만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는 계속 자기 요구만 반복했다. 설명하려 하면 말을 끊었고, 내 대답은 자꾸 공중에서 잘렸다.



취소부터 해라.

아까 통화한 직원 불러라.

이 호텔은 올 때마다 문제다.



그런 유형의 사람이 있다.

상대를 사람보다 기능처럼 대하는 사람.

목소리엔 대화보다 압박이 먼저 실려 있는 사람.



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언제 감정 컨트롤이 무너지는 사람인지, 어떤 유형 앞에서 혐오감이 먼저 발동하는지.



결국 고객 요구대로 처리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내 감정도 함께 거칠어지고 있었다. 프런트에는 이미 설명도 존중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결제와 취소, 짜증과 응대만 기계처럼 오가고 있었다.



어쩌면, 억지로 눌러 담은 표정과 말투 사이로, ‘당신 마음대로만은 되지 않는다’는 유치한 반항심 같은 것이 새어나갔을지도 모른다.



열흘 전 새로 온 지배인이 중간에 프런트로 왔지만 그는 끝내 지켜보고만 있을 뿐 어떤 지원의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힘겹게 체크인을 마치고 고객을 보내자, 그제야 지배인이 입을 열었다.



“저 고객은 원래 젠틀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지금 수경씨때문에 화났잖아요!.”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저 고객님 잘 아세요?”



지배인은 대답 대신 말했다.



“자세가 도저히 안 되겠다. 고객 앞에서 귀 막고 시끄럽다고 소리 지르는 직원은 삼십 년 동안 처음 본다. 안 되겠다.”



나는 순간 기절할 것 같았다.



귀가 잘 안 들린다더니,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그는 내가 하지 않은 말을 계속해서 했다고 주장했다.



나는 물었다.



“그럼 저 고객님은 제가 시끄럽다고 소리 지를 때 어떤 반응을 하셨나요? 그리고 지배인님은 그토록 비정상적인 직원을 왜 가만히 보고만 계셨나요? 어떤 조치를 취하셨죠?”



새로 온 지배인은 이번에도 대답 대신 고성을 질렀다.



“당신이 말이야!”



그의 검지손가락이 허공에서 잠시 떨리더니, 프런트 대리석을 세게 내리쳤다.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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