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는 분명 쉬었는데 피곤함만 업데이트되었다

몸은 누워 있었는데 정신은 밤새 백그라운드 실행 중이었다

by쉼표JEONGSEON




이번엔 진짜 쉬었다. 알람도 늦게 맞춰놨고, 누워서 영상도 보고, 커피도 천천히 마셨다. 일정표만 보면 완벽한 휴식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쉬고 일어났는데 오히려 더 피곤했다. 몸은 침대에 있었는데 정신은 계속 어디론가 출근 중이었던 느낌.

가끔 인간은 휴식을 잘못 이해하고 사는 것 같다. 가만히 누워 있다고 해서 마음까지 쉬는 건 아니었다. 손은 쉬고 있는데 생각은 야근 중이었다.

“내일 뭐 하지…” “그때 왜 그랬지…” “앞으로 괜찮을까…”

심지어 쉬는 날에는 평소 못 했던 걱정까지 몰아서 등장한다. 평일엔 바빠서 못 흔들리던 마음이 주말 되면 갑자기 정산회의를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내 피곤함의 정체를 조금 알게 됐다. 몸이 힘든 게 아니라 생각이 과열된 상태였다는 걸.

휴대폰도 앱을 너무 많이 켜놓으면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사람도 비슷했다. 겉으로는 가만히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수십 개 감정이 동시에 실행 중이었다.

후회 하나 열려 있고, 걱정 하나 업데이트 중이고, 미래 불안은 자동 실행 상태. 그러니 쉬어도 계속 배터리가 부족했던 거다.

그래서 요즘은 억지로라도 마음을 잠깐 비행기 모드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당장 모든 걸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늘 하루 정도는 생각 알림을 조금 늦게 확인해도 괜찮다고.

예전엔 쉬는 게 게으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제대로 쉬지 못한 사람이 결국 가장 빨리 무너진다는 걸.

오늘의 나는 하루 종일 쉬었는데도 여전히 조금 피곤하다.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이 왜 이렇게 지쳐 있었는지는 조금 이해하게 됐다.

생각해 보면 어른들의 피곤함은 대부분 몸보다 마음에서 먼저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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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히 쉬었는데 피곤함만 업데이트 되었다.KakaoTalk_20260512_145203801.jpg쉼표의 작업실 - 보라꽃은 묵묵히 그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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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피어 있던 작은 보라꽃 하나가
멈추지 못하던 마음을 잠시 붙잡아주던 아침. �

《아침에 핀 보라꽃을 보고, 나는 잠시 멈춰 섰다》
쉼표의 조용한 기록 한 편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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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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