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들어왔는데 정신 차려보면 다들 빚만 남기고 사라졌다
월급날은 참 신기하다. 그날만큼은 나도 잠깐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앱을 켜서 통장을 확인하면 숫자가 제법 든든하게 찍혀 있다. 그 순간만큼은 인생이 조금 괜찮아진 느낌이다.
“이번 달은 진짜 아껴 써야지.” “이제 계획적으로 살아야 한다.” “쓸데없는 소비 줄이자.” 늘 같은 다짐도 함께 들어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월급은 들어왔는데 며칠 지나고 보면 통장이 갑자기 조용해져 있다.
더 신기한 건 큰돈을 쓴 기억도 별로 없다는 거다. 커피 한 잔, 배달 한 번, 택시 한 번, 편의점 과자 하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했던 것들이 모여서 어느 날 통장을 텅 비워놓는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내 월급 통장이 미꾸라지들 회식 자리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 뭔가 잔뜩 들어갔는데 정신 차려보면 다들 빚만 남기고 사라졌다.
카드값이라는 녀석은 늘 제일 먼저 숟가락 들고 앉아 있고, 자동이체는 말도 없이 안주를 추가한다. 거기에 갑자기 등장하는 “예상 못 한 지출”이라는 손님까지.
진짜 무서운 건 이 모든 상황이 매달 반복된다는 거다.
예전엔 그런 내가 한심했다. 왜 이렇게 돈 관리가 어려울까. 왜 늘 계획대로 안 될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하게 살아간다. 열심히 벌고, 열심히 버티고, 또 어떻게든 다음 달까지 살아낸다.
어쩌면 월급이라는 건 인생 보너스가 아니라, 이번 달 생존권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나는 통장이 비어 가는 걸 볼 때마다 너무 절망하지 않기로 했다. 적어도 그 돈들은 내 하루를 버티게 해 준 것들이니까. 커피도, 밥도, 잠깐의 위로도 전부 살아가기 위한 비용이었다.
오늘의 나는 또 통장 잔액을 보고 잠깐 한숨 쉬었지만, 그래도 이번 달 역시 어떻게든 살아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조용히 인정해 주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미꾸라지들 회식이 끝난 자리에도 사람은 또 다음 달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그게 어른이라는 생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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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에 힐링 에세이 -감정 회복 가이드를 드립니다
감정이 앞서던 날들 속에서도
끝내 방향을 잃지 않으려 했던 기록.
《우리는 왜 방향보다 감정을 먼저 선택할까》
흔들리는 마음 앞에서 붙잡았던 생각 한 조각입니다.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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