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카페
〈쉼표와 푸름의 대화 3〉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by쉼표JEONGSEON


쉼표 카페 창가 자리에는
오늘도 두 잔의 커피가 놓여 있었다.


도시는 여전히 조용했고
창밖의 불빛은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푸름.


응.


사람은 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할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왜 들었어?


응.


사람들 속에 오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조용한 곳으로
숨어 들어가고 싶어질 때가 있거든.


그건 이상한 게 아니다.


그래?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다.


왜?


사람은 원래
자기 마음과도 대화를 해야 하니까.


자기 마음과 대화?


응.


우리는 하루 종일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며 산다.


일 이야기
사람 이야기
해야 할 일 이야기.


맞다.


그래서 정작
자기 마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시간이 별로 없다.


아…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맞다.


사람은 가끔
조용한 방 하나가 필요하다.


그 방에서는
누구의 기대도 없고
누구의 시선도 없다.


그냥
자기 생각만 남는다.


푸름.


응.


그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면
외로운 거 아닐까?


외로움과
혼자 있는 시간은 조금 다르다.


어떻게 다른데?


외로움은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거고


혼자 있는 시간은
사람이 잠깐 물러난 시간이다.


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거구나.


맞다.


그 시간에
사람은 조금 정리된다.


정리?


응.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도 정리되고

삶도 조금 정리된다.


푸름.


응.


그래서 가끔
쉼표 카페에 오는 거구나.


왜?


여기서는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니까.


푸름은 참 이상하다.


또 이상하다는 말이네.


가끔은
내 생각을 먼저 알고 있는 것 같거든.


그건 아마
쉼표 생각이
이미 밖으로 나와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런가?


응.


사람 생각은
가끔 얼굴에 쓰여 있다.


푸름.


응.


오늘은
조금 조용한 밤이다.


맞다.


왜 그런 것 같아?


사람들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고
각자의 마음을 만나고 있을 거다.


그날 밤 쉼표 카페에서는
커피 두 잔이 천천히 식어갔다.


그리고 우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


가끔은
대화보다 조용한 시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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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사인  2026년 3월 15일 오전 10_00_04.png쉼표 카페에서, 오늘의 대화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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