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머리로 이해되는 사람보다
가슴으로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쳐
날아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날개가 부러진 채
주저앉아 살아가기도 합니다.
수많은 인연이 스쳐 지나가지만
오래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람.
당신에게는
어떤 사람이 떠오르시나요.
차가운 밤과 뜨거운 낮을 견디며
포도가 짙은 색과 깊은 향을 품어가듯,
사람도
따뜻함만으로는 깊어지지 않습니다.
기쁨만 가득한 삶은
아름다울 수는 있어도
깊고 진한 향기를 오래 남기기는 어렵습니다.
슬픔을 알고,
실패를 알고,
이별을 견뎌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눈물을
조용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는 때로
사람을 무너뜨립니다.
하지만 어떤 상처는
사람을 더욱 깊고
향기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뜨거운 태양을 견뎌낸 와인에서는
햇살의 뜨거움뿐 아니라
그 시간을 견뎌낸 깊은 향기가
스며 있는 듯합니다.
한 사람의 빛나는 순간 뒤에도
수없이 흔들렸던 밤과
포기하고 싶었던 계절,
그리고 결국 다시 일어섰던
용기가 숨어 있는 것처럼요.
누군가에게 성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원하던 것을 이루는 것일 수도 있으며,
또 누군가에게는
잃었던 건강을 되찾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빛나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에도
아무런 불평 없이 묵묵히 견디고,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날에도
쉽게 뿌리를 놓지 않고,
척박한 돌밭 같은 현실 속에서도
조금씩 자신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시간.
어쩌면 그런 순간들이 쌓여
우리가 꿈꾸던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직 그 순간이 오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삶에는 왜 햇살이 비추지 않는지,
왜 나는 아직
빛나는 순간을 만나지 못했는지
묻고 싶은 날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의 잔에는
햇살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차가운 밤도,
거센 바람도,
메마른 땅도,
끝이 보이지 않던 기다림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는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때의 기다림이
나를 조금 더 깊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때의 상처가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때 견뎌낸 시간이
결국 지금의 나에게
하나의 향기가 되어 있었다는 것을.
인생은
완벽하게 살아낸 사람이 아니라
뜨겁게 살아본 사람이
더 오래 이야기를 남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랑도 그렇고,
우정도 그렇고,
꿈도 그렇습니다.
조금은 뜨거워야 합니다.
때로는 아파야 하고,
때로는 흔들려야 하며,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도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쉽게 식지 않는 온도로
오래 남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내게 다가오는 태양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계절을 지나야
포도는 더 깊어지고,
차가운 밤을 견뎌야
그 안에 더 진한 향기를 품을 수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뜨거운 시간을 견뎌낸 사람은
조금 더 깊어지고,
차가운 계절을 지나온 사람은
조금 더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태양이
내 안에 작은 빛으로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내가 누군가의 태양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신이 견디고 있는 계절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
당신이 지쳐 멈춰 서 있을 때
조용히 다시 걸어갈 힘을 건네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내가 지나온 시간이
작은 햇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가장 뜨거운 사람은
불처럼 타오르는 사람이 아니라
뜨거운 시간을 견뎌낸 사람입니다.
가장 깊은 사람은
상처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품은 채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바라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따뜻한 사람은
한 번도 추위를 몰랐던 사람이 아니라
차가운 계절을 지나왔기에
온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와인은
뜨거운 햇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차가운 밤도,
거센 바람도,
메마른 땅도,
그리고 끝을 알 수 없었던
기다림의 시간도
한 잔의 와인 안에 함께 담겨 있습니다.
좋은 와인은
그 모든 시간을
결국 향기로 바꾸어냅니다.
사람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나온 아픔이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이 되고,
내가 견뎌낸 시간이
누군가에게 건넬 따뜻함이 되고,
내가 맞았던 수많은 태양이
마침내 누군가를 비추는
작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견디고 있는 계절이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계절도
결국은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견뎌낸 우리는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한 향기를 품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 돌아보면
오늘의 태양이
나를 태운 시간이 아니라
나를 더 깊게 만든
가장 뜨거운 계절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더 이상
태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차가운 계절을
따뜻하게 비춰줄 수 있는
한 사람의 태양이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가장 뜨거운 와인은
불처럼 타오르는 와인이 아니라
뜨거운 시간을 견뎌낸 와인입니다.
그리고 가장 따뜻한 사람은
따뜻함만 알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뜨거움과 차가움을
모두 견뎌낸 뒤에도
마음의 온기를 잃지 않은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햇살도,
오늘의 바람도,
오늘의 기다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건넬
나만의 깊은 향기가 되기를.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시간을
결국 향기로 바꾸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