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와인 한 잔으로 떠나는 프랑스 (3)

샹파뉴, 인생을 축하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by행운의 여신


축하받을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을 수 있는 오늘이

어쩌면 축하받을 일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늘 특별한 날을 기다립니다.

생일이 오면, 승진을 하면, 사랑을 이루면,
오랫동안 바라던 꿈을 이루면.
그때 비로소
축하할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쁜 날에도, 행복한 날에도
축하를 자꾸 내일로 미룹니다.


하지만 인생은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던 내일은
너무 늦게 오기도 하고, 끝내 오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을 축하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샹파뉴의 샴페인 잔을 바라보면
수많은 기포가 천천히 위로 올라갑니다.


하나의 기포는 너무 작아서
금세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천 개의 작은 기포가 모이면
잔 안에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됩니다.


행복도 그런 것 같습니다.


거대한 기쁨 하나보다
작은 기쁨 수천 개가
한 사람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아침에 마신 따뜻한 커피.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우연히 마주친 미소.
안부를 묻는 한 통의 전화.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은 평범한 저녁 식탁.


우리는 너무 작은 행복이라며
쉽게 지나쳐 버리지만,
어쩌면 인생은
바로 그런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특별한 사건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하지만 샹파뉴의 샴페인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인생의 아름다움도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의 발효로 끝나지 않고,
병 속에서 다시 긴 시간을 보내며,

조용한 어둠 속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작은 기포를 품어 갑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조용히 견뎌낸 시간은 어느 날 한 사람의 미소가 되고,
한 사람의 여유가 되고,

한 사람의 따뜻함이 됩니다.


그래서 웃는 사람을 보면 가끔 궁금해집니다.

저 웃음 뒤에는
얼마나 많은 계절이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얼마나 많은 밤이 있었을까.


우리는 축하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비싼 음식. 화려한 꽃다발. 폭죽과 음악.
물론 그것들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축하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잔을 부딪치며


“오늘 정말 애썼어요.”

그 짧은 한마디.


그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하루는
충분히 축하받을 만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자주 잊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사실인지도 모릅니다.


숨을 쉬고,
계절을 만나고,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것이 이미 기적입니다.


그래서 샹파뉴의 샴페인은
새해에만 열리는 술도 아니고,
결혼식에서만 마시는 술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혹시 오늘 특별한 일이 없으셨나요?


그렇다면
더욱 잔을 들어보세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은
큰 슬픔도, 큰 이별도, 큰 아픔도 없이
오늘 하루를
무사히 지나왔다는 뜻일 테니까요.


평범한 하루는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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