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을 읽고 | TENT : 센스에 기대지 말고, 우선순위를 설계하라
출처: 롱블랙 (2026.07.15) — 아오키 료사쿠 (텐트 디자이너), 하루타 마사유키 (텐트 디자이너) 인터뷰 / 김규림 뉴믹스커피 디렉터
이 글은 누구를 향하고 있나
목적
TENT라는 일본 디자인 스튜디오가 15년간 100가지 넘는 기발한 생활 도구를 만들어온 방식을 통해, '좋은 기획은 센스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설계하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만의 가려운 곳에서 출발해 제품으로 완성하는 과정 — 빠른 시제품, 패스 문화, 공장과의 협업 — 을 해부한다.
설득 대상
기획자·마케터: '너무 니치해서 안 팔릴 것 같다'는 두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나 자신이 진심으로 원한 것이 더 넓은 공감을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스타트업·창업자: 소규모 팀으로도 강한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론의 실제 사례.디자이너·PM: 우선순위 설계라는 렌즈로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얻는다.독립·창업을 고민하는 온라인 게임인: "대기업도 꼭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의 전환점.
마케팅·기획에서의 접점
이 아티클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갖고 싶었던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는가?" — 타깃을 넓히려 할수록 공감은 희미해진다.
가슴에 꽂히는 문장들
"저희는 좋은 디자인이 센스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힘에서 나온다고 봐요. 제품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건, '이 물건이 쓰는 사람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죠." — 아오키 료사쿠 (텐트 디자이너)
→ 센스는 타고나는 것 같지만, 우선순위는 훈련할 수 있다. 기획에 재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문장.
"나 자신을 위한 아이디어라도, 진심을 담아 제대로 만들면 공감받을 수 있구나. 그때부터 다른 이의 반응을 살피기보다 '내가 살면서 절실하게 원하던 것인가'를 기획의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아오키 료사쿠 (텐트 디자이너)
→ 유저 리서치의 역설: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기 전에, 내 안의 절실함부터 확인하라.
"물건에도 엔딩 크레딧이 있다면, 우리가 도구를 좀 더 소중히 여기지 않을까요?" — 하루타 마사유키 (텐트 디자이너)
→ 제품의 뒤에 있는 사람들을 드러내는 것이 브랜딩이다. 스토리를 공개하는 것이 곧 가치를 높이는 방법.
이 말을 믿어도 될까
인터뷰이 신뢰도
아오키 료사쿠 (텐트 디자이너): 소니 VAIO 기획 출신 디자이너. 2011년 TENT 공동 창업 후 15년간 찹플레이트(16만개+), 지유 프라이팬(10만개+) 등 실판매 성과로 신뢰도 검증.
하루타 마사유키 (텐트 디자이너): 프리랜서 디자이너 경력 후 TENT 공동 창업. 디스플레이 클리너 15년 스테디셀러(3080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 수상(지유) 등 구체적 성과 제시.
김규림 뉴믹스커피 디렉터: 스스로를 '문구인'으로 소개하는 TENT 10년 소비자. 내부자 관점의 생생한 증언 제공.
외부 출처: 텐트 공식 블로그 (제품 제작기 기록) /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 수상 기록
신뢰할 수 있는 부분: 찹플레이트 16만 개, 지유 10만 개, 힌지 이틀 3000개 등 구체적 판매 수치. 소니 출신이라는 커리어 배경.
주의가 필요한 부분: 5인 소규모 스튜디오의 성공 모델이 모든 업종에 적용 가능한지는 불분명. 일본 문구·생활용품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들
① 우선순위 한 줄 쓰기
제품·서비스를 기획할 때, '이것이 사용자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딱 한 문장으로 써본다.
'종이를 고정하는 클립보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도구'처럼.
→ 마케터 활용법: 한 문장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품의 USP도 흐릿해진다. 기획서 첫 줄에 이 문장부터 넣어라.
② 말잔치 대신 시제품 먼저
브레인스토밍 회의 대신, 가장 빠른 방법으로 실물을 만들어본다. 종이 모형이든, 노션 페이지든, 3D 프린터든.
"기획서나 스케치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실체로 구현하지 않고는 그 본질을 알 수 없다"는 아오키의 철학을 그대로 적용한다.
③ 패스 문화 만들기
팀 내에서 '결정타'만 칭찬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준 '패스'에도 공을 돌린다.
찹플레이트가 '평범한 도마'에서 '도마+접시'로 진화한 건, "이거 회를 썰어서 그대로 먹어도 되겠다"는 한 마디의 패스 덕분이었다.
균열이 생기는 지점
① 일본 문구 시장 특수성: 일본 소비자들은 생활 도구에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문화가 있다. 힌지(1만2000원), 북온북(6만원), 디스플레이 클리너(2.8만원)가 일본에서 통한다고 해서 모든 시장에서 동일한 프리미엄이 형성되진 않는다.
② '나를 위한 기획' 함정: 나의 가려움이 곧 모두의 가려움은 아니다. TENT의 성공 사례 뒤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실패 제품들이 있을 것이다. 성공 사례만 추려진 서술임을 감안해야 한다.
③ 소규모 유지의 이면: 5명 체제는 품질을 지키는 강점이지만, 수요 폭발 시 공급을 맞추지 못할 위험도 있다. 찹플레이트 16만 개, 지유 10만 개가 된 것은 성공이지만, 그 과정에서 병목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④ 창업자 에토스 의존: "내 삶과 작업물 앞에서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아오키의 철학은 인상적이지만, 조직이 커질 때 이 가치가 유지되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더 파고들고 싶다면
TENT 공식 사이트: tent1000.com — 제품 라인업과 제작기 블로그텐트 블로그: 아오키가 2006년부터 기록한 '북온북' 제작기, 공장 방문기 등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 지유 수상 사례 —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제임스 다이슨의 인터뷰들 — '5127번의 실패' 철학과 시제품 중시 접근은 TENT와 공명한다켄 쿠퍼먼, 《원씽(The One Thing)》 — 우선순위 하나에 집중하는 법
비슷한 사례들
국내: 블랭크코퍼레이션 (마케팅→제품 확장, 일상 불편 해결) / 삼성디자인멤버십 (생활 관찰 기반 디자인) / 토스 (복잡한 금융 UI를 가장 단순한 우선순위로 재설계)
해외: Muji(무인양품) — 과잉 디자인 거부, 기능 본질에 집중 / Braun — 람스의 10원칙 "좋은 디자인은 가능한 한 적게" / Joseph Joseph — 주방 도구의 일상 불편 해결로 글로벌 히트
낯선 단어 해설
레진(Resin): 가공하면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고분자 소재. 투명도 조절이 가능해 문진, 액세서리 등에 쓰인다.
문진(文鎭): 바카라장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눌러두는 물건. 주로 쇠나 돌로 만든다.
패스(Pass): 텐트가 사용하는 내부 용어로, 아이디어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한 마디 제안. 축구의 패스처럼 연결의 개념.
클립보드(Clipboard): 종이를 끼워 고정할 수 있는 보드 형태의 필기 도구. 주로 금속 클립이 상단에 달려 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독일 기반의 세계적 권위 있는 디자인 상. 매년 제품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개념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버블 경제: 1980년대 후반 일본의 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경제 호황기. 1990년대 초 붕괴되며 '잃어버린 30년'의 시작이 되었다.
독자들의 반응
많이 스크랩된 문장
"내 삶과 작업물 앞에서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치열한 정직함이 있죠." — 아오키 료사쿠
→ 조직 안에서 '별로인데'를 모른 척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 불편한 기억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문장.
"나 자신을 위한 아이디어라도, 진심을 담아 제대로 만들면 공감받을 수 있구나." — 아오키 료사쿠
→ '너무 개인적인 것'이라는 자기검열을 해제해 주는 문장. 기획자라면 저장해두고 싶은 한 줄.
독자 댓글에서 건진 것들 (컵 많은 순)
Bwhy (25컵, BEST): "오늘 아티클의 TENT 사례를 보면 '빠른 실행'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반면 나의 어제 하루는 수많은 회의 속에 풍성한 말잔치로 가득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실행은 없었네요." — 말잔치 vs. 시제품 먼저라는 TENT의 원칙이 독자 자신의 일상을 비추는 거울이 된 사례.624 (12컵): "나의 직업에 회의감과 불만을 느낄 때 나는 그 탓을 조직에서만 찾지 않았던가, 어느덧 치열함보다 나태함을 선택해 살고 있는 나에게 작은 울림을 주는 글입니다." — TENT가 조직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을 선택한 것처럼, 독자도 외부귀인 대신 내부 성찰로 이어졌다.제러미 (9컵): "Shut up and take my money!" — 북온북을 보고 즉각 느낀 반응. 독자 스스로도 이미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제품이 드러내준 사례. '소비자는 직접 보기 전까지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잡스 인용에 반은 동의, 반은 이의를 제기하는 날카로운 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