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롱블랙 (2026.07.07) 팀 하포드
이 글은 누구를 향하고 있나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AI를 쓰면 쓸수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줄어드는 것 같다는 사람. 팀 분위기는 좋은데 왜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지 모르겠는 사람. 창의적인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가슴에 꽂히는 문장들
"위험한 순간엔 누구나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게 됩니다. 넘어질 뻔하거나, 갑자기 차가 눈앞으로 달려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집중력이 생기죠."
"매끄러운 대본이 아니라, 답을 모르는 채로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그 서툰 순간에 인간다움이 있다."
"완벽하게 정돈된 세상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조금 엉망인 곳에서 가장 인간다워졌습니다."
이 말을 믿어도 될까
팀 하포드는 '친절한 경제학자'로 불리는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다. 2005년 출간한 『경제학 콘서트』는 30개국에 번역됐고, 한국에서만 50만 부 넘게 팔렸다. 2019년엔 대영 제국 훈장을 받았다. 그의 주장은 단순한 소신이 아니다. 캐서린 필립스의 팀 성과 연구, 알렉스 해슬럼의 사무공간 실험, 오타비아노·페리의 도시 다양성 연구 등 실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들
• 해결바카라을 3개씩 떠올리는 습관. ① 최선의 방법 ② 그게 안 된다면 ③ 제약이 없다면. 플랜 A, B와 '미친 계획(crazy plan)'이 동시에 생긴다.
• 대화할 때 예상 밖의 질문 하나 던지기. "이번 주 가장 흥미로웠던 일이 뭐예요?", "이번 주말에 배운 게 하나 있다면?"
• 팀원을 뽑을 때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에게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 창의적 막힘이 올 때 모호한 자극 쓰기. 랜덤 단어 연결, 조건 뒤집기, 낯선 역할 맡아보기.
균열이 생기는 지점
하포드는 무질서가 언제나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에어프랑스 447 추락 사고처럼, 어떤 상황에서는 통제와 시스템이 생사를 가른다. "언제 무질서를 허용하고, 언제 엄격한 통제가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 기준을 하포드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조직 문화가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면, 다양성은 혁신이 아니라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더 파고들고 싶다면
• 팀 하포드 『MESSY: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불완전함에 대하여』 (2016 초판, 2026 재출간)
• Keith Jarrett 「The Köln Concert」 — 1975년 고장 난 피아노로 녹음한 역대 최다 판매 재즈 솔로 앨범
• 브라이언 이노의 Oblique Strategies 카드 (oblique-strategies.com)
• 에이미 에드먼슨 『두려움 없는 조직』 — 심리적 안전감 개념의 교과서
비슷한 사례들
• TENT 디자인 스튜디오: 제약된 조건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5인 팀 (롱블랙 2026.07.15)
• MIT 빌딩 20: 방치된 낡은 건물이 '자유'를 허용하자 노벨상 수상자 9명을 배출했다.
• 비틀즈: 성격이 전혀 다른 4명이 8년 동안 역사에 남을 명곡을 쏟아냈다. '원 팀'이 아니라 '원 골'이었기 때문에.
낯선 단어 해설
•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 알고리즘이나 AI가 제시한 답을 의심 없이 따르는 경향.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점차 약해진다.
•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팀 안에서 실수나 이견을 표현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
• 모호 전략(Oblique Strategies): 브라이언 이노가 만든 창작 도구. 모호한 지시의 카드를 뽑아 익숙한 방식을 흔든다.
• 창의적 마찰(Creative Friction): 다양한 관점이 부딪칠 때 생기는 긴장감. 그 마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