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바카라은 132쇄를 찍었을까?

양귀자 <모순> 쓰다

by바카라읽는제이

오늘은 수많은 독자가 인생 소설로 꼽으며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는 소설,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을 소개하려 합니다.



양귀자 작가님은 <원미동 사람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등을 통해 인간 삶의 구석구석을 특유의 날카로우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온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입니다.


<모순>은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시름하던 시절 세상에 나온 소설인데요. 불황의 그림자가 짙었던 출판계에서 출간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무려 132쇄를 찍으며 세대를 넘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작가노트를 통해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레 변해버린 요즘, 불안하고 당황스럽기만 한 시절에 소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말했는데요.


저는 그 답이 '다 잘될 거야'라는 뻔한 희망의 말이 아니라 '인생은 원래 모순으로 가득한 것'이라는 담담한 위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이야기는 스물다섯 살의 주인공 '안진진'이 어느 날 아침 불현듯 깨어나며 던지는 외침으로 시작합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진진의 주변에는 아주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축의 삶이 존재합니다. 바로 일란성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입니다.


시장에서 내복과 양말을 팔며 생계를 바카라임지는 엄마. 술 주정꾼 아버지는 아내가 벌어온 돈을 들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가출과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는 집을 나간 지 5년 만에 뇌졸중과 치매를 얻어 돌아왔습니다. 남동생은 조폭 보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어디 하나 편안한 구석이 없는 집이었죠.


끝없는 불행의 연속이지만 엄마는 아이러니하게도 불행과 맞서며 오히려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합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아 주저앉아 있을 틈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반면 이모의 삶은 정반대였습니다. 부유한 남편, 모범적인 자녀들. 부족함 하나 없는 안정된 일상.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워할 만한 삶이었지만 아무 결핍도, 어떤 파도도 없는 완벽함 속에서 이모의 영혼은 천천히 메말라 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힘만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문제와 직면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동네서점에 달려가 해결법이 들어있을 것 같은 바카라을 고르곤 했다.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와 한참 씨름하다 문득 뒤페이지의 해답 편을 반짝 떠올리는 수험생처럼.
어쩌면 나는 이모의 넘쳐나는 낭만에의 동경을 은근히 비난하는 쪽을 더 쉽게 선택하는 부류의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이모부 같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이모의 낭만성을 나무라는 것이 내게는 훨씬 쉽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참할 말이 없구나. 그것이 나의 불행인가 봐. 나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들었던 내 인생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것 말이야. 어려서도 평탄했고, 자라서도 평탄했으며,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이후에는 더욱 평탄해서 도무지 결핍이라곤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가로막힌 이 지리멸렬한 삶.


두 남자와 안진진



한편, 진진의 앞에 두 명의 남자가 나타납니다.


빈털터리이지만 감성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사진작가 장우. 그는 들국화의 진짜 이름이 구절초라 알려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꽃을 사랑한다면 당연히 그 이름을 자꾸 불러줘야 해. 이름도 불러주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냐.


진진은 그 곁에서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갑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영규.

그는 모든 것이 철저히 계획되어 있고 안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빈틈이 없었고 자신의 인생 설계도 안에 진진을 정확한 위치에 넣으려 합니다.


그 모습은 든든해 보이기도 했지만 어딘가 이모부를 닮아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사랑이냐 안정이냐.


겉으로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엄마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 이모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모순적인 선택


나도 그렇게 사는 것처럼 살고 싶었어.
무덤 속처럼 평온하게 말고.


그러던 어느 날, 진진의 삶을 뒤흔드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찾아옵니다. 바로 이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입니다.


가장 완벽해 보였던 사람이 삶을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진진은 행복과 불행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자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가난하다고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고, 풍요롭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사랑을 선택한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안정을 선택한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죠.


소설을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 소설이 정말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아닌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였죠.


<모순>이라는 제목답게 옳으면서도 나쁘고, 나쁘면서도 옳은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진진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요?


살아간다는 것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모순>은 자신의 삶을 비춰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소설입니다.


20대에 읽으면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처럼 읽히고, 40대에 읽으면 인생을 이야기하는 소설처럼 읽힙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몇 번이고 다시 펼쳐들며 인생 소설이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원망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니 그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 삶 역시 모순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셈이죠.


더 나은 삶이란 불행이 없는 삶이 아니라, 행복과 불행이 뒤섞인 모순을 받아들이는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모순을 살아가고 계시나요?


지금까지 바카라 읽는 제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완벽한 인생이란 존재할까?
-제이의 한마디-



오늘도 한 권의 소설을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바카라은 혼자 읽을 때보다 함께 이야기할 때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짧은 감상이나 마음에 남는 장면도 좋습니다. 댓글로 편하게 이야기 나눠 주세요~


다음 작품도 놓치지 않고 함께 읽고 싶다면 온라인카지노를 팔로우해 주세요.

새 글이 올라올 때 바로 알려드릴게요♡

-바카라 읽는 제이-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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