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변주(變奏)
나무 가지와 잎사귀 사이의 촘촘한 여백을 뚫고 숲의 바닥에 와서 멈춰 선 빛은 색다른 조각들이 되어 숲을 비추고 있었다.
가만히 올려다본 하늘빛은, 태양이라는 항성에서 출발한 하나의 빛이다. 숲의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그 빛의 근원은 숲이 생기기 전부터도 같았고, 앞으로도 같을 빛이다. 그러나 그 빛이 우리 눈에 담길 때는 한 가지 모양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숲 바닥 위를 넘실대며, 매번 미세하게 다른 모양을 띠는 빛의 조각들이 되어 찰나의 순간마다 섬세하게 결을 바꾸면서 숲에 머문다.
빛은 스스로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다. 그 빛이 어느 길을 지나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서 그 모양이 달라질 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의 흔들림,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나무의 무성함 사이에서 모양을 바꾸는 것이다. 그 빛은 흙에 온기를 입히고,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디쯤에 머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느 나무를 스치고 오는지, 어느 풀잎의 몸짓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품어내는 빛의 비침과 잔영이 달라지고, 저마다의 깊이를 품는다.
어느 한날, 바람에 기꺼이 몸을 맡긴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던 나뭇잎들이 흔들릴 때, 숲의 낮은 자리에 펼쳐지는 빛의 모양은 세월이 지날수록 무성해지는 나무와 닮아있었다. 움직일 수 있는 생명들도 저마다의 온도를 찾아 조용히, 각자의 걸음걸음을 옮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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