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마음

(30) 곁이라는 선물

by블라썸도윤

고인 물은 웅덩이가 되고

방죽이라고도 했다

허기가 지면 눌러앉아

물고기 낚아채는 아저씨를

부러워하며 발등을 덜 덮은

검정 고무신을 흙바닥에 비벼댔다

빨리 구멍이라도 나야

흰 고무신을 신을 수 있을까

그건 꿈이었다


큰 붕어가 낚아지길

멀거니 기다리는데

신발이 삭을까 보셨는지

낚시엔 방해가 된다며

진흙에 뿌리가 묻힌

풀잎을 다 걷어내라고 하셨다

붉은색이 들수록 더 맛있다는

마음도 되고 말밤도 되며

마름이라고도 불린 열매를

고기 이름 맞히기 전에 알게 됐다


처음엔 앞자락에

그다음엔 빈자루를 챙겨서

저녁을 해결했다


둠벙 낚시터에서 배운 열매

나는 마음이라고 부르며

부지런히 나르고

엄마가 불 지펴 익히시면

식구들의 맛있는 저녁이 됐다


형하고 맘이 부딪혀

팝송에 의지한 채

집을 몰래 나와

노숙인을 했다

마음을 찌면 알밤보다

더 알밤 같은 말밤이 되는 저녁


팔 구월이 되면

생각을 더해주는

명절 전의 마룻바닥에

포댓자루에서 행복을 쏟아냈다

그 행복에 가족보다는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열매가

그리워지는 어른이 됐다


* 노숙 생활을 했던 분이 그림

* 다음에서 건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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