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곁에서 시어를 일구다

(27) 곁이라는 선물

by블라썸도윤

40여 년을 교직에 몸담으셨던 신정애 작가님의 '서연아, 왜 사과는 안 먹니?' 어린이들과 함께한 생활에서 길어 올린 시의 씨앗 말들을 남편분이 퇴직 선물로 시집을 내주셨다. 서화로 달력과 부채에 솜씨를 주셨던 가장 사랑하는 남편분의 고마운 선물이라고 하셨다.


작은아이가 앞서서 받아 들고는 나를 놀렸다. 이벤트 선물이 도착했다고 하더니 바로 겉봉을 뜯어서 내미는데 겉표지가 내 취향이라 마음에 벌써 와닿았다. 제목은 분명 시집 안에 내용이 들어있을 건데 궁금했으나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단숨에 읽어냈다.


요새는 아름다운 표현을 썼다 싶으면 시의 표현도 도용을 해서 눈을 버리고 실감이나 공감이 미적지근하다. 나는 신 작가님 같은 작품에 천연덕스러움과 찐마음을 움켜쥐었다가 내놓는 글이 아주 맘에 든다. 또한 어린이와 함께하는 요즘 나도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으면서 들뜨고 글을 잡는 데 한몫하기에 시집은 첫날부터 바로 당겼다.


꼬꼬닭을 동화로 집필하실 때 소품을 가지고 이야기를 직접 꾸미셔서 아리 작가님이라고 호칭해 드렸으며 연재를 기다리기도 했다.


바카라 안에는 작가님이 특별 결근 없이 아이들과 오랜 계절을 함께 했는데 코로나 위기 때의 교실 분위기와 선생님이 혼자서 반 아이들을 기다리며 보고 싶어 하는 애틋한 마음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걷지 않고 추우나 더우나 문을 닫지 않으며 무조건 뛴다. 신 작가님은 선생님이셨기에 내가 출근하는 초등학교의 1학년 이은정 선생님이 줄곧 생각났다. 두 분이 너무 닮으셔서 기분을 더 끌게하는 시집이다.


아이들이 간지럽고 따갑고 덥다며 송골송골 맺힌 땀으로 투정 부리면 그래그래 덥지 하셨던 이은정 선생님 반 아이들은 내가 노인일자리 센터 조끼를 입고 지나가면 모두 큰소리로 인사한다. 그런 아이들의 감성이 신 작가님의 글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난다. 작가님도 덩달아 어린이의 입장이 되셨다.


'다행'이란 시에서는 똥 싼 아이를 은행 밟았다며 선생님이 아닌 친엄마처럼 따뜻함으로 감싸안아 주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생각했던 대로 설레어서 받아 든 시집이 참 선생님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체벌이 있었던 학교생활에 이런 선생님이 계셨더라면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어지고 공부 시간이 재미있었을까?


아이들의 말과 눈빛, 작은 몸짓 속에서 시어를 건져 올리신 시인님의 눈높이 사랑을 곁에 두고 잠이 든다. 행복하다. 나도 낼은 어린이의 말에 동조하고 같이 빠져봐야겠다.



* 맛뵈기


* 덧붙이기

나는 글에다 뾰족뾰족 힘듦을 선으로 그어댔다. 그럴 때마다 이해할 수 없다며 위로를 주시고 어미 닭의 품처럼 따뜻하게 곁을 내주셨다. 해가 바뀌면 구독자의 마음도 바뀐다고 소위 작가님이 그러셨는데 나도 해마다 추운 계절이 지날 때이면 그런 성향을 표시 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변함없이 글방을 방문 주시고 댓글에서도 힘을 북돋아 주심으로 나는 이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신정애 작가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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