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곁이라는 선물
싫어 싫다고 밀어낸 무더위가
살랑대는 바람을 못 이겨
어둔 땅속으로
날마다 조금씩
기어들어 갔다
서풍의 실루엣을 걸치고
매미처럼 달라붙은 채
세숫대야에 담긴 물에
얼굴을 묻듯
치르르 차르르
처서를 당기는 잔 여름이
몸을 낮추고 있다
* 가볍고 빠르게 스치는 기분인 치르르 차르르 살랑대는 2026년 8월 11일의 바람은 야외 활동을 하시는 분과 산바카라을 나간 강쥐와 그 옆의 주인을 그저 고맙게 할 따름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홍고추가 선보이고 끈적거리지 않는 서풍에 코끝이 서늘하지요. 가을을 저만치에 남겨두고 막바지 여름은 곡식을 익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