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초신성 같은 빛을 내고 천둥이 사자후를 내지르던 밤이었어.
하늘에 있던 별들이 사라지면서 순간 도로 위에 자동차 불빛이 빼곡히 늘어나 있었어. 어림잡아 사라진 별들의 숫자만큼이나.
밤을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이 기실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란 것은 그때부터 나만의 비밀이 되었지. 별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행선지도 모르는 자동차에 매달려 무작정 달리고 있었어.
나는 속이 꿈틀거릴 때마다 빈 쌀독에 대고 이 이야기를 털어놓고는 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으스스한 동굴이나, 사납게 덤벼드는 검은 파도는 별을 삼키지 않았어. 도시에 출현한 기이한 번개를 내 눈으로 목격하지 않았다면 의심했겠지만.
한껏 드세진 천둥 번개로 하늘의 축이 크게 흔들리면서 별들이 중심을 잃고 우수수 떨어졌을 거야. 수많은 별들이 도로의 그물망에 걸려들고, 일부는 담벼락 너머로 떨어져 전등갓을 뒤집어쓰고 숨어 있어야 했겠지. 이 도시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별들이 수정 구슬을 닮은 눈망울로 빼꼼히 내다보고 있기 때문일 거야.
우리가 환경을 지키지 못해 별들도 위태로워지고 있어. 지구가 뜨거워지고 뿌연 먼지가 에두르며 자연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해와 달도 떨어지지 않을까? 우린 대바카라을 세워야 해.
그럼에도 해가 떨어진다면, 나는 일손을 놓고 달려가 앞치마로 해를 받아 낼 생각이야. 민원이 폭주하는 어두운 골목길에 세워 놓고 움츠린 사람들의 발길을 환히 밝혀 주겠어.
만약 달이 떨어진다면 화단이 있는 창가에 걸어 두면 좋겠지. 달빛에 목마른 달맞이꽃들이 한 모금을 갈망하며 발돋움할 때, 키 작은 꽃들도 비집고 나와 달빛을 마시며 한 뼘 자라겠지? 어쩌면 세상이 다시 꿈꾸게 될는지도 몰라.
지금 나는 자동차 불빛의 행렬을 보고 있어. 끊어져도 다시 생겨나는 도마뱀의 꼬리처럼 불빛은 끊겼다가도 또 자라나 있어.
별들은 집을 잘 찾아가고 있는 걸까?
북극성이 내려다보고 있다면 별들이 길을 물을 수 있을 텐데,
걱정스레 별을 굽어보고 있는 밤이야.
길어서 줄이려고 하던 시를 그대로 올려 본다.
언젠가 딸이, 하늘에 있는 별이 땅으로 내려와 불빛이 되었다는 내용으로 시를 한 편 써 보라 했었다. 멀리 강변북로 위에 차들이 빼곡히 정체되어 있던 날 설거지를 끝내고 적어 보았다.
편하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대문그림 출처 - Yeon, 따스한 끄적임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