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에서 날아온 그


수목원에 온 그는

고향에 온 것 같다

친구를 찾는 것 같다


종종 언어의 변환 장치 오류로

소통 불능 상태가 될 때,

입력한 의미의 덩어리가

전혀 다른 결과 값을 낼 때 불거지는

그가 외계인일지 모른다는 의심

그의 행성은 다름 아닌 수목원일 거라는 나의 직감


이 외딴 소행성에 오면

그의 동공이 커진다

입이 함지박 같다

이른 봄엔 습지의 개구리들이

목청이 쉬도록 그를 환호하고

여름을 월담한 풀벌레들은

바짓단을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그는 이 행성의 인플루언서일까?


수풀 너머로 기웃거리며

들꽃에게 안부를 묻는,

전나무가 내어준 향기를

단숨에 들이켜 버리는,

바람의 날개에 올라타

산비탈을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그의 눈동자가

콧잔등이

귓바퀴가

쉴 새 없이 찡긋 쨍긋 쫑긋거린다

외계인들은 안테나로 교신한다지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이

우주의 긴 터널을 건너왔던 거야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롤러코스터처럼 현기증 나게

우주의 어디쯤에 나의 별이 있고

이곳에선 내가 그의 외계인


어쩌다 우리 행성에 착륙한 그는

주파수를 맞춰 내느라 퀭한 눈으로 살았지

자꾸만 먹통이 될 땐 한숨 소리마저 핼쑥했다


수목원에 온 나

폰으로 그의 모습을 찍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도 베일 속 그에게

주파수를 쭈뼛쭈뼛 맞추고 있는 중








그동안 미루어 왔던 시 연재글을 올려보았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존 그레이박사의 자기 계발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출판하자마자 큰 화제가 됐던 베스트셀러다.

이 바카라은 남과 여가 서로에게 외계인과 같은 존재라는 단초에서 시작된다.

남녀는 서로 생각이나 감정이 다르고 이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근본이 다르다는 것에서 관계가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해와 포용, 그리고 상생의 길로 가는 첫걸음이다.


부부가 아무리 오랜 기간 함께 살았다고 해도 그 다름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상황은 늘 변하는 것이다. 성격이나 가치관, 인간관계, 건강. 여러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니 그가, 그녀가 정해진 테두리에서 벗어난다는 불평보다 내가 포용의 테두리를 넓힘으로써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시는 그를 외계인으로 설정해 봄으로써 그의 어려움, 갈등을 들여다 보고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져보는 계기로 삼고자 쓴 시이다.


사실은 나도 수목원 행성의 주민이긴 하다.

늘 고향처럼 편안하고 휴식이 된다. 주파수를 부지런히 맞춰 온 결과인지 모르겠다.


봄꽃이 진 6월에는 여름꽃이 많지 않았다. 가끔 보이는 꽃들은 시들거나 뭉개진 것이 많았다. 꽃들도 뙤약볕 아래서는 수분이 마르고 버티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꽃의 계절은 갔어도 바야흐로 녹음이 무성한 싱그런 초록의 계절이 온 것이다.



이번에는 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수풀에 가려진 육림호 호수


산수국







수국이 역시 이맘때를 대표하지요.



이번에는 주로 인물 사진을 찍어서 풍경 사진이 많지가 않습니다^^;;

인물을 가운데 놓아서 편집할 배경도 없구요.

일을 열심히 안 했네요. 어떨 때는 100장씩 찍어오고 그러거든요.


사실 사진을 얻으려고 가는 건 아닙니다. 맑은 공기, 느긋한 쉼이 목적이지요.


이곳은 팜 스토리라고 꼭 들르는 카페입니다.

여기서는 사진을 많이 찍었네요.

예쁜 화분이 많았습니다. 관리하기 쉽지 않을 텐데 정성이 가득했습니다.




피해 갈 수 없는 쌍화차


이 자리가 마침 비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 되시기 바랍니다^^

화요일 연재
이전 27화뜨개질 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