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칸 채우기

by민비

미안해,
요즘 나는 좀 바빴어


오후의 햇살은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어째 이번 얘기는 왠지 쓸쓸할 것 같지?


가끔은 우리가 함께 보내던 밤에
시시콜콜하게 나누던 것들이 그리워져


알아, 나도


바람이 없어도 나뭇잎이 흔들리고
비가 내려도 별이 뜨던 그날의 우리로
그렇게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걸


그날,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고 나서야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


너는 뜬금없이

나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고 했어


나는 늘 명랑한 네가 부러웠는데

너는 나의 무엇이 부러웠을까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데

이제는 그 빈 마음이 좀

채워졌으려나


한때 나보다 더 나 같았던 네가

잠시 비워 놓았던 빈칸을

무두 채웠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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