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대본 _ 그래도 너니까!

아버지는의 장례식장에서 발견된 반갑지 않은 이름.

(저작권 등록한 대본이며, 도용하거나 무단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앞으론 무조건 법적 대응합니다.)




S# 1. 대학병원 건물 (밤)

어두운 도시의 밤, 대학병원 건물 창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

온정의 우는 소리가 건물 밖까지 들리는 거 같다.

대학병원 입구 옆쪽, 도로변 앞에 있는 장례식장 입구가 보인다.


S# 2. 장례식장 앞 (밤)

대학병원 장례식장 입구 옆,

상복을 입었거나 검은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장례식장 입구 바로 앞으로 다가와 정차하는 모범택시 한 대.

모범택시에서 내리는 태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명품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색 명품 롱 원피스에 검은색 명품 구두를 신고 있다.

모범택시 문을 닫으려다 말고 허리를 숙이고 운전기사 쪽으로


태이 : (도도하게) 미터기 켜고, 주차장에서 기다려 주세요. 오래 안 걸릴 거에요.

약속대로 더블로 드릴게요.


택시 기사 : (정중히) 네.


태이 모범택시 차 문을 닫고 잠시 서서 장례식장 입구를 쳐다본다.

장례식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태이의 모습.



S# 3. 빈소 안 (밤)

단명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상주 노릇을 하느라 서서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무성의 모습.

옆에서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는 온정의 모습.


온정 : 누가 이름도 무정한 인간 아니랄까 봐. 이렇게 가? 아고, 무정한 인간아.

이렇게 먼저 가?



S# 4. 접견실 안 (밤)

조문객들이 접견실 테이블 반을 채우고 있다.

근성이가 조문객들에게 음식을 나르고 있다.


조문객 : 여기 떡이랑 소주 한 병만 더 줘요.


근성, 부지런히 움직이며


근석 : 네, 네.


정기사, 소주 한 잔을 원샷으로 비우더니 접견실을 휘둘러보다 부엌 입구 앞에

나란히 쪼그리고 앉아 있는 바카라을 읽고 있는 두리와 누리를 본다. 작은 한숨.

성기사가 그런 정기사를 힐끔 본다.


성기사 : 쟤네들이 그 큰아들 쌍둥이인가?


정기사 : (고개 끄덕) 그렇다더라고.


성기가 : 그렇게 이뻐하더니만. (소주를 가득 따라 원샷한다.)


접겨실까지 들리는 온정의 오열 소리.


정기사 : (작은 한숨) 그러나 재수씨가 많이 외롭겠어. 방기사가 너무 일찍 갔어.


성기사 : 외롭긴, 손주 손녀 봐 주느라 정신 없다던데. 사람 다 그렇게 또 살게 되.


정기사 : 하긴 뭐 살 사람은 또 사는 거지 뭐.


근성이 음식 접시 담은 쟁반을 들고 나르려다 두리와 누리에게 내려다본다.


근성 : 너희 배 안고파?


두리는 근성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두리 :아직 모르겠어요.


누리 : (도도하게) 전 다이어트 해야해요.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시늉하며) 삼촌도 알지만, 인기녀들은 피곤하거든요.

자기 관리를 해 줘야해요.


두리는 그런 누리를 쳐다보며 입을 삐죽거린다.

근성은 그런 누리를 쳐다보며 슬쩍 웃는다. 근성의 핸드폰 진동벨리 울린다.

근성은 쟁반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꺼낸다. ‘나의 최고 와이프’다.


근성 : (조용한 목소리로 핸드폰을 받는다) 어, 여보.



S# 5. 대단지 신축 아파트 상가 (밤)

신축 대단지 아파트 상가 전경.

다 불꺼져 있는데, ‘유리 베이커리 카페’ 가게 안에서만 희미하게 불이 새어 나오고 있다.



S# 6. 베이커리 카페 안 (밤)

불 꺼진 베이커리 카페 안, 주방만 불이 켜져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 모자를 쓰고 귀 한쪽에 마스크를 걸고 있는 지선.

통화 중이다. 작업대 위에 놓인 두 개의 스테인 그릇 안, 랩을 씌워 놓은 반죽을 힐끔 내려다보며


지선 : (걱정스런 목소리) 오늘도 새벽에 들어 와?



S# 7. 접견실 안 (밤)

두리와 누리 앞에 서서 통화 중인 근성, 빈소 쪽을 조심히 쳐다보며.

슬픈 얼굴과 피곤한 얼굴로 서 있는 무성이 눈에 들어 온다.


근성 : 내일 발인이라니까 내일까지는 있어야지.

우리 유리는, 유리는 자?



S# 8. 유리의 방 안 (밤)

불이 꺼져 있고, 침대 위에 널부러져 잠들어 있는 유리의 모습.


지선 : (E) 반죽 하나 만들어 놓고 피곤하다고 들어가서 이미 뻗으셨을 걸.



S# 9. 베이커리 카페 안 (밤)

작업대 위에 놓인 두 개의 스테인 그릇 안, 랩을 씌워 놓은 반죽을 힐끔 내려다보며 미소. 짓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걱정스런 얼굴.


지선 : 그런데 (말할까 말까 망설, 조심스럽다) 저기 혹시 거기서



S# 10. 장례식장 복도 (밤)

복도를 걷고 있는 태이의 구두가 보인다.


지선 : (E) 태이 못 봤지?



S# 11. 접견실 안 (밤)

생뚱맞은 표정으로 조금 놀란 목소리


근성 : 기태이?


목소리가 컸나 싶어 두리와 누리의 눈치를 보는 근성, 다행인지 두리와 누리는 서로 투닥거리며 바카라을 들고 있다. 한손으로 핸드폰에 대고 있을 입을 가리고 조용히.

그때 누리가 두리의 머리를 쥐어 박는다. 울먹일 듯한 두리의 얼굴.

두리가 먼저 벌떡 일어나고 누리도 따라 일어나 빈소 쪽으로 달려간다.


근성 : (속삭이듯) 여보야, 혹시 태이씨한테 무성이 아버지 돌아가신 거 얘기했어?

아니, 알아도 태이씨가 여길 왜 와?



S# 12. 빈소 앞 (밤)

무정의 빈소 앞에 서는 태이의 구두.

빈소 입구 바로 앞에 비치된 조의금 나무 상자 안에 두툼한 희 봉투를 백에서 꺼내

집어 넣는 태이의 손.

벽 뒤로 조용히 서서 빈소 안을 쳐다보는 태이의 모습.

태이의 선글라스에 비치는 무성의 모습,

무성에게 달려와 안기는 두리와 누리의 모습.

태이의 눈에 들어온 누리의 얼굴.

태이 두리와 누리를 숨어서 쳐다보더니 돌아서 가버린다.



S# 13. 접견실 안 (밤)

두리와 누리가 무성에게 뛰어가 안기를 걸 접견실과 연결된 빈소 앞까지 따라가

쳐다보는 근성, 여전히 통화 중이다.

근성, 빈소 입구 쪽을 자신도 모르게 조심히 둘러 보는데 태이의 돌아서 걸어가는 뒷모습이 살짝 보이긴 하지만 태이인지 모른다.


근성 : 무슨 약속?



S# 14. 장례식장 입구 (밤)

장례식장을 걸어 나와 병원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 태이의 모습.


지선 : (E) 8년 전에 약속 했대.

그래도 네 부모님 돌아가시면 조의금은 표시하러 오겠다고. 그 약속 지킨다고.



S# 15. 접견실 안 (밤)

작은 한숨을 쉬며 두리와 누리를 달래며 근성과 눈이 마주친 무성.

근성은 통화 중인 핸드폰을 가리키며 입 모양으로 “지선이.”라고 한다.

무성, 고개 살짝 끄덕.


근성 : (속삭이듯) 에이, 그래도 여길 어떻게 와. 안 왔어. 못 봤어.


무성이 입 모양으로 “무연이는?”이라고 한다. 근성, 주변을 둘러본다.

근성, 모른다는 듯 무성을 쳐다보며 고개를 젓는다.



S# 16. 대학병원 입구 (밤)

대학병원 입구를 빠져나가 도로로 들어서는 모범택시의 모습.



S# 17 모범택시 안 (밤)

뒤 자석에 여유 있고, 편하게 앉아 있는 태이의 모습,

검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고 있다.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S# 18. 인서트.

무성에게 뛰어가 안긴 두리와 누리의 모습, 특히 누리의 모습.



S# 19. 모범택시 안 (밤)

씁쓸한 미소를 짓는 태이의 얼굴.


태이 : (혼잣말) 잘 컸네. 날 닮아서 미모가 살아 있네. 그래서 핏줄인가?



S# 20. 빈소 안 (밤)

두리를 안아서 두 손으로 토닥이고 있는 무성,

그 앞에서 팔짱을 끼고 가소롭다는 얼굴로 두리를 흘겨보고 서 있는 누리.


무성 : (부드러운 목소리) 누리야, 할아버지 장례식이잖아. 두리랑 싸우지 말고

(그게 좋겠다는 표정으로) 고모 어딨어? 아빠 생각엔 고모가 병원 공원 어딘가에 앉아서 캔 맥주 하나

마시고 있을 거 같은데. 우리 두리랑 누리가 고모 좀 찾아 와 줄까?


누리, 고개 끄덕이며


누리 : 알겠어요.


누리는 두리의 뒷목 아래 옷깃을 한 손으로 꼭 잡아 끌어 당긴다.


누리 : 가자.


순순히 또 누리를 따라 나서는 두리.

빈소를 나가는 누리와 두리를 쳐다보는 무성의 얼굴.



S# 21. 대학병원 공원 안 (밤)

대학병원 건물 뒤에 있는 공원,

가로등이 켜져 있고 병원 건물 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좀

어둡긴 하다. 사람도 거의 없다.

벤치 위에 상복을 입고 혼자 바카라상다리하고 앉아 캔 맥주를 마시고 있는 무연의 모습.

단숨에 마시던 캔 맥주를 옆에 내려놓고 한쪽 팔의 옷깃으로 입을 쓱 닦는다.


무연 : 시원하다.


무연,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애써 미소 짓는 얼굴이 쓸쓸하고 슬퍼 보인다.


무연 : 아버지? 백 세 시대에 뭐 그리 급해서 빨리 갔어?

팔자 꼬인 이 딸내미 결혼식이 그렇게 보고 싶다더니.

뭐, 살아 있어도 못 보여 줄 거지만.


무연, 이미 다 마신 캔 맥주 옆에 놓이 또 다른 캔 맥주를 손에 들고 따서 마신다.


무연 : 아, 시원하다. 아버지랑 같이 마실 때가 더 좋았는데, 이젠 혼자 마셔야겠다.


저만치서 걸어오셔 두리번 두리면 무연을 찾고 있던 두리와 누리.

누리가 무연을 발견하고 두리를 툭 치며 손으로 무연 있는 곳을 가리킨다.

두리가 먼저 무연에게 뛰어간다.


두리 : 고모, 아니 엄마.


무연, 캔 맥주를 내려 놓고 히히 웃으며 뛰어오는 두리를 두 팔을 벌려 맞더니

꼭 안아 주는 두리.

그러면서 한 손으로 두리의 머리를 장난스레 콕 쥐어 박는다.


무연 : 고모가 밖에서 엄마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했지?


어느새 두리 뒤에 다가와 있는 누리.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두리를 본다.


누리 : 야, 고모 결혼도 안 한 노처녀거든. 아무리 우리를 엄마처럼 키워 줬어도

결혼도 안 한 노처녀한테 엄마라 그러면 어떡해. 할아버지가 혼사 길 망친다고

그렇게 부르지 말랬잫아.


무연, 기막히다는 듯 웃으며 누리를 본다.


무연 : (혼잣말 하듯) 같은 8살인데 어쩜 쟤는

(두리를 보며, 귀엽다는 듯 두리의 두 얼굴을 감싸 쥐고 살짝 흔들며)

저리 다르냐. 그지 두리야?


두리,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두리, 무연이 귀에 입을 대고 비밀 얘기하듯 속삭인다.


두리 : 고모는 귀여운 내가 더 이쁘지?


무연, 웃으며 두리를 꼭 껴안는다. 눈으로는 누리를 보며


무연 : 그런데 왜 나왔어?


누리 : 아빠가 고모가 (무연 옆에 놓이 캔맥주를 쳐다보며) 이러고 있을 거라고

찾아보랬어.


무연, 고개 끄덕이며 작은 한숨


무연 : 하여튼 귀신같이. 에효.


무연,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옆에 있는 캔맥주를 챙긴다.


무연 : (씩씩하게) 들어가자. 할아버지 잘 보내드려야지.


대학병원 공원 안을 나란히 걸어 나가는 무연과 두리와 누리의 뒤 모습.



S# 22. 대학병원 건물 (밤)

조용하지만은 않은 대학병원 건물 전경.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병원 안으로 들어오는 앰블런스 차.

새벽이 되어 가고 있다.



S# 23. 신축 아파트 전경 (아침)

아침이 밝아 온, ‘유리의 베이커리’ 가게가 있는 상가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 전경.



S# 24. 아파트 안 (아침)

교복을 입은 유리가 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와 식탁 의자 위에 올려놓는다.

냉장고 옆에 걸려 있는 앞치마를 후딱 걸쳐 입고 냉장고에서 계란 두 개와 식빵을 꺼내 싱크대 위에 놓는다.

프라이팬을 꺼내 빠르게 인덕션 버튼을 누르고 프라이팬을 올려 놓는다. 올리브유를 꺼내 프라이팬에 두른다. 식빵 두 개를 싱크대 위에 있는 토스트기 안에 집어넣고 버튼을 누른다. 한 손으로 프라이팬 위에 대고 온도 체크하더니 계란 두 개를 깨 넣는다. 이때 대문 여 닫는 소리, 근성이 들어와 소파에 벌러덩 눕는다.

유리, 웃으며 근성을 힐끔 본다.


유리 : 발인 끝나고 바로 온 거야?


근성 : 응.


피곤하면서도 상체를 벌떡 일으켜 유리를 본다.

유리가 이제 막 접시를 꺼내 지글지글 거리며 익고 있는 계란후라이 두 개를 힐끔

보며 토스트 기의 알림 소리에 토스트 2개를 꺼내 접시에 담는다.


근성 : 엄마는 가게 나갔지?


유리, 고개 끄덕이며 냉장고에서 잼을 꺼내 식탁에 올려놓는다.


유리 : 아빠도 아침 먹을 거야?


근성, 고개를 젓는다.


근성 : 입맛이 까끌하니 국물이 먹고 싶어.


유리 : 그럼, 요 앞에서 순대국밥이라도 얼른 한 그릇 사 먹고 엄마한테 가봐.

엄마 혼자 장사할 순 없잖아.


근성, 고개를 끄덕이며 힘없이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며


근성 : 아빠 좀 씻을게. 미안한테 아빠 갈아 입을 옷 좀 꺼내다 줄 수 있을까, 딸?


유리, 벽에 있는 시계를 확인하며 프라이팬에서 계란후라이를 꺼내 접시에 담는다.


유리 : 알았어. 얼른 씻어.



S# 25. 베이커리 카페 안 (아침)

진열대 안에 진열 돼 있는 맛있어 보이는 빵들.

카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 커피 머신 앞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지선.

다 내린 커피를 손님 앞, 카운터 위에 놓아 주며 웃으며 인사하는 지선.


지선 : 좋은 하루 되시고, 맛있게 드세요.


고객 : 감사해요.


지선에게 웃어 보이고 커피를 챙겨 나가는 손님.

한숨 돌리며 원두 분쇄기 아래와 커피머신 아래 떨어져 있는 커피 가루들을 치우는

지선, 치우다 잠시 손을 멈추고 궁금한 얼굴인 지선.

지선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주머니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연결시킨다. 핸드폰으로 태이에게 전화를 걸며 핸드폰을 내려놓는 지선.

신호음이 울리다 전화 받는 소리 들린다.



S# 26. 저택 전경 (아침)

딱 봐도 부잣집 저택인 마당 넓은 2층짜리 개인 저택 전경.


태이 : (E) 왜?



S# 27. 주방 안 (아침)

저택 안의 고급스럽고 심플한 넓은 주방 안.

긴 식탁 중앙에 혼자 앉아 아침을 먹으며 통화 중인 태이.

식탁 위에 차려져 있는 샐러드와 야채 주스, 그리고 넓은 접시에 담긴 계란후라이,

병아리콩, 소스 안 뿌려진 함박스테이크 한 덩이.


태이 : 내가 어제 진짜 갔다 왔나 궁금해 걸었어? 너 아직도 날 몰라?



S# 28. 베이커리 카페 안 (아침)

커피 가루를 치우며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통화 중인 지선.


지선 : 설마 진짜 갔어? 근성 씨가 너 못 봤다는데?



S# 29. 주방 안 (아침)

피식 웃는 태이의 얼굴.


태이 : 조의금만 몰래 넣고 왔어. 내가 인사까지 하고 왔겠어?

(포크질하던 걸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뭐, 잘 컸더라.



S# 30. 베이커리 카페 안 (아침)

커피 가루 치우던 손을 멈추고 벙한 얼굴로 놀래서


지선 : 너 두리랑 누리 봤어? 무성씨도 봤어?



S# 31. 주방 안 (아침)

다시 포크질을 하며 무심하게


태이 : 어쩌다 봤어. 날 닮아서 어린 게 벌써 한미모 하더라.


피식 웃는 태이의 얼굴.


태이 : 알았어. 이따 커피 마시러 잠간 들를게.


태이 전화를 끊는다. 홀로 앉아 있는 고급스럽고 넓은 주방을 둘러보며 작은 한숨.


태이 : 기태이, 드디어 내일이며 다 내 거다.

이젠 숨어 살지 말자. 당당히 나를 드러낼 때가 왔어. 그지?


혼자 씁쓸한 미소를 짓는 태이의 얼굴.



S# 32. 상주실 안 (아침)

상주실 문이 열려 있고, 빈소에서 조의금 봉투와 방명록을 맞춰 보고 있는 무연.

짐 챙기고 있는 무성과 온정.

의자에 앉아 무성과 온정을 보고 있는 두리.

누리는 문밖으로 무연을 보고 있다. 두리는 하품하다가 누리를 본다.

누리가 쳐다보는 쪽을 본다.


두리 : (입 삐죽) 너 또 돈 얼마 들어왔나 궁금한 거지?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에 잘 올라가셨는지는 안 궁금하지?


누리 : (넌 참 어리다는 표정으로 고래 절레절레) 할아버지는 이제 돈이 필요 없으셔.

하지만 우리는 계속 돈이 필요해. 아빠 고생하는 거 안 보여?


그러면서도 무연을 보고 있는 누리의 시선, 무연이 두툼한 조의금 봉투 하나를 들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누리 : 고모가 이상한데?


두리 : 고모가 뭔가 이상해?


그때 무연이 그 두툼한 조의금 봉투를 치마 자락에 감싸 쥐어 숨기고 상주실 문 앞으로 온다.


무연 : 오빠.


무성과 온정이 무연을 쳐다본다. 빨리 나와 보라는 듯 한 손으로 손짓하며 재촉한다.


무연 : (애써 태언하게) 잠깐 얘기 좀 해.


온정 : 뭔데?


무연 : 아냐, 모르는 이름이 있는데 돈이 많이 들어 있어서.


무성, 쭈빗하게 일어나 무연과 상주실 밖으로 간다.



S# 33. 접견실 안 (아침)

무연은 무성의 한 쪽 팔을 살짝 잡고 이끄며 접견실 구석으로 간다.

혹시나 싶은지, 상주실 쪽 눈치를 살피며


무성: 뭔데? 얼마가 들었길래?


무연, 표정이 차갑게 굳어지며 무성의 얼굴을 본다.

치맛자락에 감싸 쥐고 숨기고 있던 두툼한 봉투를 무성에게 내민다.

무성, 봉투를 내려다보고는 놀라며 얼굴이 굳은 표정이 된다.

조의금 봉투에 ‘기태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무성 : 이게 뭐야?


무연 : 그러게. 이게 뭘까? 나도 8년 만에, 그것도 생뚱맞게 아빠 장례식장에서 이

이름을 보게 될 줄 몰랐네.


무성 : (혼란스럽다) 어, 어떻게 알고?


무연 : 오빠 아직도 영화판, 연극판 사람들 만나잖아.

장례 첫날에도, 뭐 어쨌든 고맙게도 우르르 조문 왔었잖아.

(기태이 이름이 적힌 조의금 봉투 흔들며) 누구 하나 연락하긴 하겠지.


무연, 무성의 손에 그 봉투를 꽉 쥐여 준다.


무연 : 알아서 해.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고 울화통 터진다는 듯 한 손으로 이마를 만지며)

많이도 넣었더라. 엄마, 이 이름 보면 뒷 목 잡는다.


무연, 빈소로 간다.

무성, ‘기태이’ 이름이 적힌 흰 봉투를 굳은 얼굴, 어이없는 얼굴로 쳐다본다.



S# 34. 아파트 동 건물 앞 (늦은 밤 _ 무성의 회상)

‘8년 전’이란 자막이 뜬다.

무성이 사는 아파트 동 건물 앞,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목도리로 입과 얼굴 아래쪽을 가린

채 꼭꼭 싸맨 태이가 서 있다. 태이 앞에는 쌍둥이 유모차가 세워져 있다.

유모차 안에는 갓난 아기인 두리와 누리가 누워 잠들어 있다.

자다가 깬 부스스한 얼굴로 슬리퍼를 신고 동 건물 밖으로 나오는 무성의 모습.

무성, 태이를 보고 급하게 달려 내려간다. 태이의 양 팔을 양 손으로 잡고


무성 :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태이 : (침착하고 냉정하게) 찾지마, 이제. 절대 나 찾지마.


무성 : 그게 무슨 소리야?


태이 : (고갯짓으로 유모차를 가리키며) 오빠 애들이야.

얘네들 낳느라고 숨어 있었어. 내가 애 낳았다는 사실 비밀로 해.

그리고 미안하지만 오빠가 잘 키워줘.


태이가 돌아선다. 무성이 재빨리 태이의 한쪽 팔을 두 손으로 꼭 부여잡는다.


무성 : 태이야, 어디가? 그냥 가면 어떡해?


태이 : (무성을 돌아보다, 두 눈빛 싸늘하다.) 알잖아. (아파트 동 건물을 올려다보며)

나는 욕심이 큰 여자야. 그리고 그 욕심대로 크게 잡고 살 수 있어. 자신 있어.

그러니 붙잡지마. 나 찾지도 말고. 내가 오빠 애 낳았다는 사실도 어디다 절대

말하지 말고.


태이, 무성의 두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돌아서 가려다 다시 돌아본다.


태이 : 오빠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 장례식에는 꼭 조의금 내려갈게.

그래도 애들 조부모신데.


태이, 가버린다.

무성, 멍하게 서서 태이가 가는 걸 지켜보더니 유모차 안의 두리와 누리를

내려다 보며 눈물을 흘린다.



S# 35. 접견실 안 (아침)

‘기태이’ 이름이 적힌 조문 봉투를 꽉 움켜쥔다.

입술을 꽉 깨문다. 화가 난 듯 무성의 두 눈에 힘이 들어가고 충혈되는 듯 보인다.



S# 36. 도로 위 (이른 낮)

도시의 도로 위 풍경.



S# 37. 무성의 차 안 (이른 낮)

운전대를 잡은 무성의 무표정한 얼굴.

조수석에 앉아 두 눈을 감고 기대고 앉아 있는 온정.

뒷자석에 두리와 누리와 앉아 있는 무연.

온정이 두 눈을 뜨더니 힘없이 말한다.


온정 : 어디 가서 뭐 좀 먹고 가자.

무성, 온정을 곁눈질을 힐끔 본다. 조금 걱정하는 표정으로


무성 : 안 그래도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드시길래 어쩌나 했어요.

두리, 한 손을 들고


두리 : 나도 배고픈데. 아빠, 할머니 우리 그거 먹으러 가면 안 되요?


온정, 고개를 살짝 돌려 애써 웃으며 두리 쪽을 보며


온정 : 그래, 그래. 두리 뭐 먹고 싶어?


두리 : 거기요. 할아버지랑 자주 갔던 그 갈비집이요. 나 그 갈비 먹고 싶은데.


누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두리를 흘겨 보며 두리의 팔을 살짝 꼬집는다.

두리, 얼굴을 찡그리며 누리를 본다.


두리 : 왜 꼬집어?


무연이 애써 웃으며 누리한테 하지 말라고 눈짓을 준다.

누리는 팔짱을 끼고 ‘에휴’하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누리 : (혼잣말) 눈치 없이.


온정, 잠시 슬픈 두 눈으로 멍해졌다가 애써 웃으며 두리와 누리를 본다.


온정 : 괜찮다, 누리야. 그래, 가지 두리야. 그 갈비 먹으러 가자.


온정, 무성을 보며


온정 : 갈비집으로 가자.


무성 : 네.


온정, 다시 기대앉아 두 눈을 감고 창밖 쪽으로 고개를 돌려 앉는다.

무성, 착잡한 얼굴이다.



S# 38. 아파트 상가 (이른 낮)

‘유리 베이커리 카페’가 있는 아파트 상가 건물 전경.



S# 39. 베이커리 카페 안 (낮)

고객 두 명이 막 베이커리 밖으로 나가고 있고,

근성, ‘유리 베이커리 카페’ 글자가 새겨진 앞치마를 하고 카운터 앞에 서서

베이커리 봉지와 커피 한 잔을 든 고객에게 영수증을 내준다. 웃으며

근성 :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고객이 나가고, 근성이 그제야 바운터 뒤 벽에 기대서서 한숨 돌린다.

주방에서 나오는 지선, 진열대를 둘러보더니 벽 시계를 확인하고, 근성을 보며


지선 : 점심 뭐 먹을까? 배고프지?


근성, 고개 끄덕이며 피곤한 얼굴로 지선을 본다.


근성 : 그 있잖아. 요 옆에 생긴 피자집, 거기 먹어 보고 싶은데.


지선, 흔쾌히 고개 끄덕이며 미소 짓는다.


지선 : 그래. 사 와. 먹어 보자.


근성, 두 눈이 동그래져서 지선을 쳐다보며


근성 : 진짜? 베이커리 집에서 무슨 남의 집 샌드위치나 피자냐며 맨날 뭐라 했잖아?


지선 : (두 팔을 양 허리에 얹으며) 오늘 장사도 잘 됐고, 당신 발인까지 봐 주고

오느라 힘든데도 일하러 나와 줬잖아. 오늘은 내가 특별히 사 줄게.


근성, 아싸 하는 얼굴로 재빨리 앞치마를 벗어 카운터 위에 놔두고 캐셔 통 속에서

현금을 챙겨 들고 재빨리 베이커리를 나가며


근성 : 사랑해 여보.


지선, 그런 근성을 보며 웃는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어깨를 으쓱한다.


지선 : 저렇게 좋을까?



S# 40. 아파트 상가 (낮)

유리 베이커리 카페에서 뛰어나와 상가 끝쪽에 있는 피자 가게로 뛰어 들어가는

근성의 모습.

유리 베이커리 카페 앞으로 다가와 정차하는 모범 택시 한대, 모범 택시에서 내리는

태이의 모습,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태이는 유리 베이커리 카페로 들어간다.



S# 41. 피자 가게 안 (낮)

캐셔 앞에서 계산한 영수증을 받는 근성.

피자 가게 직원 : 주문하신 음식 나오면 불러 드리겠습니다.


근성 : 네.


창가 앞 구석 테이블 앞으로 가 앉는 근성.

핸드폰을 꺼내 들고 숏츠를 검색해서 본다. 그러다 우연히

숏츠에 신인 시절 배우 기태이의 모습을 편집해 올려놓은 실버 유투버의

영상과 큰 자막 글씨로 마지막 타이틀로 “막 떠오를 때 잠적, 대체 어디에 있을까?”란

숏추를 본다. ‘헉’ 하는 근성의 표정.


지선 : (E) 태이 못 봤지?


그러고 보니 장례식장에서 통화할 때, 지선의 말이 생각난다.


근성 :(혼잣말) 진짜 왔던 건 아니겠지? (고개를 갸웃)

뭐, 소원대로 명품만 걸치고 원하던 대로 VVIP 살고 있는데 뭐.

(작은 한숨) 무성이는 잘 끝났나? 집에는 갔을까?


근성, 근성에게 전화할까 말까, 근성의 전화번호를 띄우며 망설인다.

그때, 근성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근성은, ‘어!’하며 전화를 얼른 받는다.


근성 : 집이야? 잘 끝났어?



S# 42. 갈비 식당 앞 (낮)

담배를 피우며 서서 통화하고 있는 무성,

돌아서서 식당 안에서 갈비를 굽거나 먹고 있는 온정과 무연,

두리와 누리를 힐끔 쳐다본다.


무성 : 아니, 두리가 아버지랑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아버지랑 자주 오던 갈비집

갈비 먹고 싶대서. 어머니가 오늘 종일 아무것도 안 드시기도 했고.



S# 43. 피자 가게 안 (낮)

뭔가 난감한 표정으로 통화 중인 근성.


근성 : 그랬구나. (조심스럽게) 어머니, 괜찮으셔? 갈비 드시면서 아버님 생각 나실텐데.



S# 44. 갈비 식당 앞 (낮)

통화하며 갈비 식당 안의 두리와 누리를 쳐다보는데 두리가 무성과 눈이 마주친다.

두리는 갈비를 입안 가득 담고 웃으며 한 손으로 무성 보고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무성은 애써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무성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온정 쪽을 본다. 손자 앞이라 그런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갈비를 집어 먹고는 있어 보이지만 억지로 씹고 있는듯 하다.


무성 : 생각보다는 괜찮으셔. 나 들어가 봐야겠다.

고마워서 너한테 제일 먼저 전화했어. 장례식 내내 빈소에 같이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S# 45. 피자 가게 안 (낮)

피자 가게 직원이 근성을 쳐다보며

피자 가게 직원 : 주문하신 피자랑 치즈 오븐 스파게티 나왔습니다.

근성, 통하 중이다. 의자에서 일어나며


근성 : 고맙긴, 너랑 나 사이에 그런 말 마라.


무성 : (E) 술 한 잔 살게. 시간 맞춰 보자.


근성, 고개 끄덕이며 카운터 앞으로 가 포장된 봉지를 받아 들고 피자 가게를 나가며


근성 : 그래. 나야 좋지.


근성, 전화를 끊는다.



S# 46. 아파트 상가 (낮)

파자 가게에서 나와 유리 베이커리 카페로 들어가는 근성의 모습.



S# 47. 베이커리 카페 안 (낮)

근성이 한 손에 피자 봉지를 들고, 한 손에는 숏츠가 떠 있는 핸드폰을 들고

팔로 문을 밀고 들어와 큰 소리로


근성 : 여보, 여보 있잖아. 이거 숏츠 봐봐. 글쎄 누가 기태이 신인 시절 영상을

편집해 올려 놨다.


하며 가게 테이블 쪽을 쳐다보는데

지선과 태이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태이가 피식 웃으며, 기분 좋다는 듯


태이 : 그래요? 궁금하네, 어떻게 편집해 올려놨는지?

나부터 좀 보여 주실래요?


근성, 멍해진 얼굴로 멈칫하고 서 있다.

지선이 ‘으그’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일어나 근성에게 다가가더니

근성의 손에 들린 피자 비닐을 빼앗듯이 챙겨 테이블로 가져와 풀러서

펼쳐 놓는다.

지선, 근성을 보며


지선 : 뭐해? 배고프다며 (옆자리 의자를 손으로 탁탁 치며) 얼른 와 앉아서 먹어.


근성 : 어, 어.


근성, 뻘쭘해하며 지선 옆으로 가 앉는다.

태이는 근성 쪽으로 한 손바닥을 내밀고 살짝 흔들어 보인다.

근성, 뭐냐는 듯 쳐다보는데 지선이 웃으며 근성 손에 들린 핸드폰을

빼앗듯이 건네받아 태이에게 내민다.

태이, 근성의 핸드폰을 들고 숏츠 영상을 본다.


태이 : (혼잣말 하듯 다 들리게) “막 떠오를 때 잠적, 대체 어디에 있을까?”

재밌네.


태이는 피식 웃으며 근성의 앞에 핸드폰을 돌려놔 놓아 준다.

두 손을 옆으로 펼쳐 보이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태이 : 뭐 이렇게 VVIP로 잘 살아 있으니 이제 보여줘야겠네.

아주 잘, 그것도 아주 제대로 컴백 해야겠죠?


막 피자를 집어 들고 입에 넣고 있던 근성과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다 목에 걸린 듯

켁켁 거리는 수지이 동시에 태이를 쳐다본다.


수지 : 진짜 다시 TV 앞에 서게?


태이, 커피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며 씩 웃어 보인다.



S# 48. 오래된 아파트 단지 (이른 저녁)

깔끔하게 관리돼 있지만 20년은 넘어 보이는 소형 아파트 대단지 아파트 전경.



S# 49. 온정의 방 안 (이른 저녁)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온정이 앉아 있다.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가슴을 살짝 친다.

소화가 잘 안되는지 얼굴표정이 좀 불편해 보인다.

방문이 슬그머니 열리고 무연이 물컵을 들고 들어온다.

온정을 게슴츠레 쳐다보며 온정 앞에 털썩 앉는 무연.

온정 : 피곤할 텐데 쉬지 왜?


무연, 온정 앞에 소화제를 내놓는다.

온정, 소화제를 쳐다보더니 무연을 본다.

말없이 소화제를 집어 들고 상자를 뜯고 소화제 하나를 뜯는다.

소화제를 입 안에 넣는 온정을 보고 손에 든 물컵을 온정에게 내미는 무연.

무연에게서 물컵을 받아 물을 마시고 내려놓는 온정, 괜히 딴곳을 쳐다보며


온정 : 어떻게 알았어?


무연 : 나는 엄마 얼굴만 봐도 알거든.


온정, 기분 나쁘지 않다는 듯 무연을 살짝 흘겨보며


온정 : 기지배.


무연, 피식 웃어 보이는데 온정이 멍한 표정이 돼 소화제랑 물컵을 내려다보며


온정 : (허공에 대고 혼잣말 하듯) 네 아버지가 묵묵히 이런 거 알아서 잘 챙겨 줬었지.


무연, 슬픈 눈으로 온정을 쳐다보더니 온정에게 더 가까이 다가 앉아 온정을 두 팔로

꼭 끌어안는다.


무연 : 우리 엄마 어쩌나.


무연의 품에 안긴 온정, 두 눈이 글썽인다.



S# 50. 오래된 아파트 단지 (이른 저녁)

깔끔하게 관리돼 있지만 20년은 넘어 보이는 소형 아파트 대단지 아파트 전경.

온정과 무연이 살고 있는 동 건물 전경에서 바로 옆 무성과 두리, 누리가 살고 있는

동 건물 전경.



S# 51. 무성의 방 안 (이른 저녁)

옷도 안 갈아 입고 방바닥에 주저 앉아 방바닥에 놓아 둔 ‘기태이’ 이름이 적힌,

두툼한 조문 봉투를 노려보듯 내려다보고 있다.

그러더니 무슨 생각인지 그 두툼한 조문 봉투를 챙겨 겉옷 안쪽 주머니에 챙겨 넣고

방을 나간다.



S# 52. 오래된 아파트 단지 입구 (이른 저녁)

무성이 동 건물에서 뛰어 나와 아파트 단지 입구로 뛰어간다.

핸드폰을 들고 기다린다. 잠시 후, 택시가 무성 앞에 와서 선다.

무성은 택시에 올라탄다. 택시가 출발한다.



S# 53. 아파트 상가 (이른 저녁)

유리 베이커리 카페 앞에 정차해 있는 모범 택시.

유리 베이커리 카페에서 나와 모범 택시에 타는 태이의 모습.

잠시 후, 일반 택시가 다가와 유리 베이커리 카페 앞에 선다.

택시에서 내려 유리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가는 무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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