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대본 _ 그래도 너니까!

네가 왜 거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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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1. 오래된 아파트 단지 (밤)

무성의 집과 무연과 온정이 사는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동 건물에서 나와 옆 동 건물로 들어가는 무연.



S# 2. 무성의 집 안 (밤)

두리와 누리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앉아 있다.

누리는 두 손을 배에 올려놓고 있고, 두리는 과자를 먹고 있다.

두리, 누리를 보며


두리 :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까?


누리 : 아빠가 고모 온다고 했잖아. 그리고 우리끼리 있을 때는 가스불 만지지 말랬잖아.


대문 여닫는 소리 들리고, 무연이 들어온다.

두리와 누리, 불쌍한 표정으로 힘없이 무연을 쳐다보며 동시에


두리 : 엄마.


누리 : 고모.


누리는 두리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는다.


두리 : (누리를 흘겨보며) 아파.


누리 : 고모한테 엄마라고 하지 말라고.


두리, 속상한 듯 입을 삐죽인다.

무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두리와 누리를 웃으며 쳐다본다.


무연 : 우리 판다들 배고프지?


두리와 누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무연을 본다. 무연, 두 손을 비벼 보이며


무연 : 오늘 저녁을 뭘 해 줄까?


두리, 누리 : 소세지 볶음밥.


무연,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며


무연 : 좋았어.


무연, 부엌으로 들어가며

무연 (혼잣말) 먹는 건 완전 의견 일치라니까. (웃음)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싱크대에 올려놓고, 가스불을 켜고 큰 프라이팬 올려

기름을 두르며


무연 : 그런데 어딜 간 거야? 일 하러 가는 거 아니면 이런 적 없는데.



S# 3. 아파트 상가 앞 (밤)

일반 택시가 다가와 베이커리 카페 앞에 정차한다.

택시에서 내리는 무성, ‘유리 베이커리 카페’로 빠르게 걸어간다.



S# 4. 베이커리 카페 안 (밤)

매장 안을 청소하고 있는 근성, 주방 안에서 들리는 그릇 소리와 반죽 치대는 소리.

매장 문이 열리는 소리,


근성 : 마감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문 쪽을 보는데 무성이 서 있다. 조금 놀란 근성의 얼굴.


근성 : 이 시간에 왠일이야? 무슨 일 있어?


잠시 후,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는 근성과 지선.

근성과 지선의 맞은 편에 마주 앉아 있는 무성.

테이블 가운에 놓여 있는 ‘기태이’ 이름이 쓰여 있는 두툼한 조의금 봉투.

근성과 지선, 애써


근성 : 생각하고 생각해 봐도, 너랑 재수씨 밖에 없더라고.


근성, 지선을 똑바로 본다.


근성 : 연락하고 계시죠? 장례식장 재수 씨가 알려 주신 거 맞죠?


지선, 불편하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속은 안절부절이다.


지선 : (속엣말) 아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태이 얘는.


근성, 지선을 곁눈질로 힐끔하며 무릎 위에 올려놓은 탁자 아래 두 손이


안절부절 무릎을 매만지고 있다. 애써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근성 : 무슨 소리야, 지선이도 연락 끊긴지가 언젠데.


근성, 괜한 헛웃음이 나온다. 테이블 아래, 손가락으로 지선의 다리를 콕콕 찌른다.

지선, 테이블 아래 근성이 손가락으로 찌르는걸 신경질적으로 다리로 밀어낸다.

지선, 뭔 소리냐는 듯 팔짱을 끼고 다른 곳으로 슬쩍 고개를 돌리고


지선 : 기자들도 못 찾은 애를 (괜스레 작은 한숨을 쉬어 보이며)

(혼자 속엣말) 그러니까 거긴 왜 가냐고? 거기를?

(일부러 눈시울을 적시며) 그래도 친했는데, 나도 궁금해요.

어디 가서 죽지는 않았겠지만, 도대체 애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 건지,

(혼자 속엣말) 어떻게 살긴, VVIP면 뭐하냐. 에휴, 그래도 무성씨가 낫지.


지선, 무성을 애잔하게 힐끔 쳐다본다.

무성, 지선을 가만히 쳐다본다. 믿지는 않는 눈치다.


무성 : 재수씨, 이 돈 돌려주고 싶어요. 받을 이유 없고, 받고 싶지 않아요.


지선 : (속엣말) 뭐야, 안 믿네.


지선, 되게 피곤한 척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크게 하품을 하며 슬며시 일어난다.


지선 : 알아서 하세요. 어떻게 알고 거길 갔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진짜 몰라요.

저도 태이 얼굴 좀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고요.


지선, 주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런 지선을 쳐다보는 무성과 무성의 눈치를 보며 지선을 힐끔 보는 근성.



S# 5. 베이커리 카페 주방 안 (밤)

주방으로 들어와 작업대 위에 놓인 핸드폰을 손으로 집어 꽉 쥐고

두 다리가 후달거리는지 무릎을 구부리고 주저앉아 작업대에 기대는 지선.

한쪽 손바닥을 가슴에 올리고 쓸어 내린다.


지선 : (밖이 신경 쓰이는지 쥐 죽은 듯한 목소리로) 뭐야? 태이 이 기지배 때문에

내가 왜 무성씨 눈치를 보냐고 내가.


지선, 가슴에 대고 쓸어내리던 손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긴다.

핸드폰을 켜고 태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다.



S# 6. 두리의 방 안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두리.

무연이 두리 침대 옆에 있는 수면 조명을 끄고 두리의 이불을 다시 정리해 주고

방문을 살짝 닫고 나간다.



S# 7. 누리의 방 안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침대에 잠들어 있는 누리.

무연이 들어와 침대 옆 수면 조명을 끄고 이불을 다시 정리해 주고

방문을 살짝 닫고 나간다.



S# 8. 무성의 아파트 안 (밤)

거실로 나와 서서 싹 치워진 거실과 부엌을 한 번 휙 둘러 보고는

부엌 싱크대로 가 커피 캡슐을 머신기에 넣고 머그컵에 커피 한 잔 내리는 무연의 모습.

머그 컵을 들고 소파 앞, 거실 바닥에 주저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대는 무연.

테이블에 머그 컵을 올려 놓고 가만히 쳐다본다.


무연 : 으그, 오빠도 참. 애들 한 살 때 내가 사 준 컵을 아직도 쓰네.

하여튼 지지리 궁상이야.


무연, 혼자 피식 웃더니 머그컵을 들고 천천히 커피를 마시다 TV 옆에 있는

무성이 작은 앨범에 꽂아 몇 대 놓아둔 가족사진들 중

무성, 두리, 누리, 무연이 같이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물끄러미 본다.



S# 9. 아파트 놀이터 (새벽_무연의 회상)

밤 12시가 한 두 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어두운 새벽이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놀이터.

두리와 누리가 쌍둥이 유모차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다.

유모차를 바로 앞에 세워 놓고 벤치에 앉아 눈물범벅인 얼굴로

넋나간 채 앉아 있는 무성의 모습.

무연이 잠이 덜깬 부스스한 얼굴로 뛰듯이 무성에게 다가온다.


무연 : 이 새벽에 무슨 일이야 오빠?


무성 : (허공에 대고 얘기하듯) 나 어떡하지?


무연 : (유모차를 발견한다) 뭐야? 얘네들은?

(유모차로 가까이 다가가 유모차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에구, 완전

갓난아기들이네. 어쩜 이리 예뻐? 잘도 자네.

(무성을 쳐다보며) 근데 이 아기들은 뭐야? 오빠 표정이 왜 그래?

실연당한 사람처럼?


무성, 그제야 무연을 넋나간 표정으로 쳐다본다.


무성 : 무연아, 나 어떡하지?


무연, 뭔 소리냐는 듯 무성을 쳐다보는데

무성, 유모차 쪽으로 멍하니 고개를 돌리며


무성 : 내 애래. 얘네들. 나보고 혼자 키우래. 얘네들. 그리고 가 버렸어. 그냥 가 버렸어.


두 손으로 얼굴을 받쳐 들고 고개를 숙이는 무성, 어깨가 들썩인다.



S# 10. 무성의 아파트 안 (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무연.


무연 : 그래, 내가 니들 엄마다. 내 청춘을 니들한테 희생했다.

나중에 이 고모 고독사 안 하게 잘 좀 봐 줘라. 나의 판다들아.


무연, 혼자 커피를 마시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S# 11. 태이의 저택 (밤)

어둠으로 둘러쌓인, 은은한 가로등만 정원을 비추이고 있는 저택의 전경.



S# 12. 저택 안 (밤)

불이 다 꺼져 있는 저택 안.

잠옷 위에 가운을 걸친 채 슬리퍼를 신고, 계단을 내려오는 태이의 모습.

부엌에서 은은히 새어 나오는 불빛.



S# 13. 저택 안 부엌 (밤)

불이 켜져 있다. 하성이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태이가 들어온다. 태이는 모른 척하고 커피 기계로 가 커피잔에 커피를 내린다.

하성도 혼자 비웃듯 피식 웃으머 술만 마신다. 태이를 한 번 힐끔 하고는 만다.

태이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막 내린 커피에 살짝 붓고 커피 잔을 들고 나가려는데

하성, 두 팔을 하늘을 향해 벌리고 실없는 사람처럼 킥킥거리며


하성 : 우리 아버지 거 다 차지한 기분이 어때요?


태이, 부엌 입구에 멈춰 선다. 하성을 돌아보지 않는다.

태이, 혼자 피식 웃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태이 : 뭐, 생각보다 별로. 되게 대단하진 않네.


태이, 가려고 하는데 하성이 벌떡 일어나 거칠게 태이의 한쪽 팔을 잡아 당긴다.

태이가 들고 있던 커피잔이 손에서 떨어질 뻔하며 커피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태이 : (하성을 노려보며) 뭐 하는 짓이지? 버릇없이?


하성 : 아, (고개 끄덕이며 썩소) 버릇?

(얼굴에 독이 올라서는) 천년 묵은 여우 같은 년.

박변호사를 어떻게 꼬드겼는지 모르겠지만

기다려. 내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테니까.


태이, 자신의 팔의 거칠게 잡이 쥐고 있는 하성의 손을 강하게 뿌리친다.

커피 잔을 식탁 위에 보란 듯 소리 나게 내려 놓는다.

태이 하성 보란 듯 고갯 짓으로 커피 잔을 가리키며


태이 : 치워, 그리고 다시 내려서 내 방 앞에 갖다 놔. 아주 예의 바르게.

안 그러면 그나마 내가 배려한 네 재산까지 다 뺏길 테니까. 이 집에서도 쫓겨나고.


태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한 손으로 하성의 한 쪽 뺨을 토닥이듯 탁탁 친다.


태이 : 이제 아버지고 안 계신데, 어머니인 나에 대한 예의를 아주 잘 지켜야지. 안그래?


태이, 부엌을 나간다.

하성, 한 손으로 식탁 위에 있는 커피 잔을 노려보더니 씩씩 거리며 커피 잔을 집어 던진다.



S# 14. 저택 안 (밤)

계단 앞에 서 있는 태이, 한 손으로 계단의 난간을 꽉 잡고 있다.

부엌에서 들리는, 커피 잔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와 바닥에 떨어져 부서지는 소리.

태이, 얼굴이 파르르 떨린다.

게단의 난간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허리와 어깨를 일부러 더 꼿꼿이 펴고 계단을 올라가는 어둠 속의 태이의 모습.



S# 15. 베이커리 카페 앞 (밤)

베이커리 카페 간판 불이 꺼진다. 매장 안의 불빛도 꺼진다.

매장 안에서 나오는 근성과 지선.

근성은 매장 문을 잠그고 지선을 돌아본다.


근성 : 괜찮을까?


지선 : (건널목 앞으로 걸어가며 일부터 모른 척) 뭐가?


근성 : (풀이 죽어) 무성이, 안 믿는 눈치던데. 그래도 제일 친한 친군데 신경 쓰이잖아.


지선, 건널목 앞에 멈춰 서서 신호등만 바라본다.


지선 : 태이가 이제 세상에 다시 얼굴 드러낸다더라. 그러면 무성씨도 알게 되겠지.

태이가 어디 있는지, 그럼 둘이서 알아서하겠지

(혼잣말하듯) 더 원망만 하겠지. 어떻게 살았는지까지 그 속을 모르니. (한숨)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뀐다. 지선은 길을 건너가기 시작한다.

근성, 지선을 쫄래쫄래 따라가며


근성 : (보채듯) 얼굴을 드러낸다니? 뭐? 배우 다시 한다고? 방송에 다시 나온대?


지선 : (짜증 섞인) 두고 보면 알겠지.


근성 : (어린아이처럼 애원하듯) 뭔데? 나도 좀 알자. 무성이한테 말 안 할게.



S# 16. 오래된 아파트 단지 (늦은 밤)

밤이다. 무성의 집과 온정과 무연이 사는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전경.

무성이 터덜터덜 동 걸어, 동 건물 안으로 사라진다.



S# 17. 무성의 아파트 안 (늦은 밤)

거실 전등은 꺼져 있고, 간접 조명만 켜져 있다.

소파 앞 테이블 위에 놓인 마시다 만, 다 식을 커피가 담겨 있는 머그컵.

소파 위에서 누워 잠들어 있는 무연.

대문 여닫는 소리. 거실로 들어오는 무성, 소파 위에 잠들어 있는 무연을 본다.

무성, 무연이 잠든 소파 앞 바닥에 무너지듯 털썩 주저 앉는다.

상의 속 주머니에서 ‘기태이’ 이름이 쓰여 있는 조의금 봉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집어 던지듯 올려놓는다.

쓸쓸해 보이는 무성의 얼굴, 무연이 살짝 뒤척이다 게슴츠레 두 눈을 살짝 떴다가

무성을 본다.

무연, 애써 두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킨다.


무연 : 어디 갔다 온 거야?


무성 : 그냥.


무연,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앉는다. 두 팔을 쭉 위로 뻗어 기지개를 켠다.

무연, 일어나려다 테이블 위에 놓인 ‘기태이’란 이름이 쓰여 있는 구깃구깃해진

조의금 봉투를 본다. 무연, 무성을 힐끔 보고 뭔가 말하려다 만다.

무연, 일어나며


무연 : 간다. 내일 아침에 올게.


무성 : 그래, 고맙다.


무연, 속 터진다는 얼굴로 현관 쪽으로 가다 무성의 말에 돌아 본다.


무연 : 그, 그 고맙단 말좀 입버릇처럼 하지 좀 마. 새삼스레 무슨.


무연, 현관 쪽으로 가 버린다. 대문 여닫는 소리.

조용한 거실, 혼자 앉아 있는 무성의 모습.



S# 18. 엘리베이터 안 (늦은 밤)

무연 혼자만 타고 있다. 무연은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 하품을 하며 층이 내려가며 바뀌는

숫자 전자 판을 쳐다본다.



S# 19. 인서트.

소파 앞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기태이’ 이름이 쓰여 있는, 구깃구깃해진 조의금 봉투와

그 앞에 주저앉아 있는 처량 맞아 보이는 무성의 옆모습.



S# 20. 엘리베이터 안 (늦은 밤)

미간을 찌푸리며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탁탁 치는 무연.


무연 : 못났다. 진짜. 오빠 하나 있는 게 참 못났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무연, 한숨을 쉬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S# 21. 무연과 온정의 아파트 안 (늦은 밤)

불이 꺼져 있다. 소파 앞 테이블에 무성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고,

온정이 소파와 테이블 사이 바닥에 쪼그리고 누워, 잠들어 있다.

대문 여닫는 소리 들리고, 거실로 들어오는 무연.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물병째 꺼내

입을 안 대고 물을 마시고 다시 집어넣고 돌아서는데

소파와 테이블 사이 바닥에 쪼그리고 누어 잠들어 있는 온정을 발견한다.

무연, 온정을 보는 안쓰러운 표정과 눈빛.

무연, 온정의 방으로 들어가더니 배개와 이불을 들고 나온다.

온정 앞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조심히 온정의 머리 빝에 베개를 대 주고,

이불을 덮어 준다. 온정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더니 일어나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무연의 모습.



S# 22. 무연의 방 안 (늦은 밤)

방 불을 켜고 작업대 앞에 털썩 앉는 무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작업대 위에 올려놓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무연, 발신자를 보고 ‘헉’하는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다.


무연 : 내 방에 CCTV라도 설치해 놨냐?



S# 23. 정서의 원룸 안 (늦은 밤)

불이 꺼져 있다. TV 드라마를 켜 놓고, TV 불빛 앞 작은 테이블 앞에 바카라상다리 하고

주저앉아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는 정서.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 안에 담겨 있는 닭발, 한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있는 정서의 손.

닭발의 붉은 양념이 입가에 귀신처럼 묻어 있는 정서의 입가, 통화 중이다.


정서 : 뭐래? (조금 취한 듯한 목소리) 우리 작가님,

(비닐장갑 낀 손으로 닭발을 집어 공중에 쳐들고) 오늘도 작업 완료?



S# 24. 무연의 방 안 (늦은 밤)

작업대 위 대형 태블릿 전원키며 ‘에휴’ 하며 통화 중.


무연 : 나 오늘 오전에 아버지 발인하고 왔다.


무연,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고 핸드폰을 작업대 옆에 내려놓는다.

작업대 옆 드로잉 장갑을 오른손에 챙겨 끼고


무연 : 이제 한다, 해. 또 혼자 술 마셨냐?



S# 25. 정서의 원룸 안 (늦은 밤)

TV에서 보이는 로맨스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 키스하는 장면을 쳐다보며

닭발을 입에 문다. 두 눈이 슬퍼진다. 눈물이 날듯한 얼굴이다.


정서 : 아빠가 벌써 그리운 거야? 내가 안아 줄까?


정서, 한 손에 닭발을 들고 두 팔을 벌려 두리번거리더니 뒤, 2인 소파에 놓여 있는

큰 판다 인형 하나를 본다. 닭발 안 든 손으로 홱 끌어내려 두 팔로 끌어 안는다.


정서 : 내가 꼭 안아 주리? (훌쩍) 외롭다. 나는 외로워. 너도 외롭니?



S# 26. 무연의 방 안 (늦은 밤)

무연, 대바카라 없다는 얼굴이다.


무연 : (질린다) 또 시작이네. 그 외로움 타령. (핸드폰 수화기에 대고) 끊어. 작업해야돼.


무연, 전화를 확 끊어 버린다.


무연 : 내 주변엔 왜 이리 처량 맞은 인간들 뿐이냐고? 진짜.


호흡을 깊게 들이켰다 내 쉬며 정신을 가다듬고

드로잉 펜을 들고 작업을 시작하는 무연.



S# 27. 정서의 원룸 안 (늦은 밤)

한 손에 끊긴 핸드폰을 들고, 한 손에는 닭발을 들고,

두 팔로는 큰 판다 인형을 꼭 끌어안고

TV 화면을 보는 정서, 판다 인형의 얼굴을 쳐다보며


정서 : 너 나랑 키스할래?


하며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닭발과 핸드폰을 집어 던지듯 내려놓고

판다 인형의 얼굴을 살짝살짝 때린다.


정서 : 왜 너는 저 TV 속의 남주가 아니냐고? 왜?


정서가 살짝살짝 때리는 손짓을 맞고 있는 말 없는 판다 인형의 얼굴과 익살스런 효과음



S# 28. 오래된 아파트 단지 (늦은 밤에서 아침)

무성의 집과 온정과 무연이 사는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전경.

아침이 밝아 온다. 부엌에서 아침 밥 차리는 소리가 들린다.



S# 29. 무연의 방 안 (아침)

작업대 태블릿이 켜져 있고, 무연이 작업대 앞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밖에서는 부엌에서 아침밥 차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연의 핸드폰 자명종 소리가 울린다. 무연, ‘어? 어.‘하며 부스스 깬다.

습관적으로 손을 뻗어 익숙하게 핸드폰의 자명종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는 무연.



S# 30. 온정과 무연의 아파트 안 (아침)

기지개를 켜고 하품하며 거실로 나오는 무연,

부엌에서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는 온정의 뒷모습.

무연, 온정의 뒷모습을 힐끔 보고 소파와 테이블 사이의 바닥을 본다.

벌써 치웠는지 배개와 이불이 없다.

무연, 싱크대 앞에 서서 빠르게 손을 움직이고 있는 온정의 뒷모습을 다시 쳐다보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화장실 안에서 들려오는 세면대 물 트는 소리.

대문 여닫는 소리. 두리와 누리가 바카라가방과 실례화 가방을 들고 뛰어 들어온다.

온정이 돌아본다.


온정 : 어, 우리 판다 새끼들 왔어?


두리, 누리가 너무 익숙한 듯 거실 바닥에 바카라가방과 실례화 가방을 내려 놓고

식탁 의자에 나란히 앉는다.

온정, 그런 두리와 누리를 쳐다보고 환하게 웃는다.

식탁 위에 반찬들을 챙겨 올려놓기 시작한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무연.

부엌으로 와 밥그릇과 국긋릇을 챙겨 밥솥 옆에 챙겨 놓고, 수저 세트를 꺼내

식탁 위에 챙겨 놓는다.


무연 : 아빠는? 아빠는 출근했어?


두리와 누리가 무연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무연, 그런 두리와 누리를 보고 미소,

장난스레 한 손으로 두리와 누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S# 31. 버스 정류장 (아침)

시내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으로 와 선다.

시내버스 문이 열린다.



S# 32. 시내버스 안 (아침)

운전석에 앉아 있는 무성의 모습, 상의 옷에 꽂혀 있는 하얀 리본 옷핀.


무성 : (큰소리로) 어서 오세요.


버스에 오르는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

무성, 백미러로 버스 안을 둘러보며


무성 : (큰 소리로) 손잡이 꼭 잡으시고요.


무성, 버스 문을 닫는다. 출발한다.



S# 33. 시내 도로 일각 (아침)

정류장을 떠나 저만치 멀어져 가는, 무성이 운전하는 시내버스.

무성이 운전하는 시내버스가 움직이는 시내 도로 풍경.



S# 34. 초등학교 앞 (아침)

태블릿 가방을 맨 무연의 양쪽 손을 각각 잡은 두리와 누리,

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선다. 무연, 두리와 누리를 내려다보고 웃으며


무연 : 우리 판다들, 오늘도 재밌게 파이팅.


두리, 무연을 올려다보며 씩 웃으며


두리 : 파이팅.


누리는 새초롬하게 무연의 손 잡은 걸 빼고 학교 정문 안으로 먼저 걸어들어간다.

두리, 입을 삐죽 내민다. 누리를 따라 빠르게 걸으며


두리 : 같이 가.


무연, 그런 두리와 누리를 쳐다보며 웃으며 돌아선다.



S# 35. 버스 정류장 (아침)

정류장 앞으로 다가와 서는 무연,

핸드폰으로 정서에게 전화를 거는데 신호음이 길게 울리고 음성 메시지로 넘어간다.


음성 메시지 :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무연, 안 봐도 뻔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쯧쯧” 하며 다시 전화를 건다.

버스가 다가와 선다. 버스에 오르는 무연.



S# 36. 정서의 원룸 안 (아침)

테이블 위에 먹다 남은 닭발이 담겨 있는 플라스틱 배달 용기와 소수 잔.

테이블 옆에 놓여 있는 소주병들, 큰 판다 인형을 끌어안고 바닥에 누워

잠들어 있는 정서의 모습.

바닥에 놓인 핸드폰이 계속 진동을 울린다. 발신자가 무연이다.

핸드폰 진동이 울리다 꺼진다.



S# 37. 도시 (아침)

출근 시간이 끝난 도시의 아침 풍경.



S# 38. 두석 빌딩 (아침)

대기업인 두석 기업 빌딩 전경.



S# 39. 대회의실 안 (아침)

두석 기업의 대회의 실 안, 자리에 앉아 있는 이사진들.

가운데 회장 자리와 회장 옆 자리와 ’사장 정하성‘의 자리만 비어 있다.

문이 활짝 열리고 김변호사와 태이가 들어온다. 이사진들이 일제히 일어난다..

태이가 회장 자리에 착석하자 김변호사가 자리에 착석하고 이사진들도 자리에 앉는다.

태이는 비어 있는 ’사장, 정하성‘ 자리를 힐끔 쳐다보고 만다.


태이 : 바쁘실텐데 오늘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젊은 나이에 (잠시 침묵) 두석 건설 때부터 일구어온 이 무거운

자리를 저한테 주고 가신 회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사진들 얼굴을 다 둘러보고) 아시다시피 저는 경영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잠시 침묵) 두석 기업을 위한 전문 경영인을 초빙해 오고자 합니다.


김변호사와 눈짓을 주고 받는 태이, 김변호사 정중히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 가방을

올려놓는다. 서류 가방을 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변호사.



S# 40. 사장실 안 (아침)

창가 앞에 서서 빌딩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성의 모습.

화가 남는 걸 꾹꾹 참고 있는 표정이다.



S# 41. 두석 빌딩 복도 (낮_하성의 회상)

대회의실 앞.

김변호사를 거칠게 벽으로 밀어 붙여 멱살을 잡는 하성의 손.

김변호사를 죽일 듯 노려보는 하성의 얼굴.


하성 : (애써 눌러 참으며) 이게 맞아? (한손으로 벽을 세게 친다)

이게, 이게 맞냐고?


김변호사 : (굴하지 않고 침착하게) 회장님 유언장은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S# 42. 사장실 안 (아침)

창가 앞에서 빌딩을 내려다보던 두 눈을 감았다 뜬다.

그러더니 두 손에 주먹을 있는 힘껏 쥐고 분노의 소리를 지른다.



S# 43. 사장실 앞 (아침)

사장실 앞, 대기 소파에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고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던

수연, 자리에서 일어나 백을 챙긴다. 비서들이 일제히 일어난다.

수연, 됐다는 듯 손짓을 한다.

안에서 하성이 소리 지르는 걸 들으며 닫힌 사장실 문을 한심하다는 듯

차갑게 쳐다보더니 돌아서 가 버리는


수연 : (혼잣말) 이혼할 수도 없고. 진짜.



S# 44. 사장실 복도 일각 (아침)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수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수연이 타려는데

안에 태이가 타 있다. 수연, 재수없다는 얼굴로 멈칫하다가 그냥 탄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S# 45. 엘리베이터 안 (아침)

엘리베이터 벽을 기대고 서 있는 태이,

태이 앞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서 앞만 보고 서 있는 수연.

1층, 도착 알림음이 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 앞에 보안 직원들이 서 있다. 태이를 향해 정중히 허리 숙여 인사하며


보안 직원 1 : 회장님, 갑자기 기자들이 몰려와 있습니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그때 수연의 핸드폰 알림 소리가 울린다. 핸드폰을 확인하는 수연.


유투브 목소리 : (E) 기억하십니까? 떠오를 때 잠적한 기태이 배우에 대해 제가

올렸던 영상, 기태이 그 분께서 제 목소리를 들으셨나 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게 연락해 주셨습니다. 단독으로 전합니다.

기태이 배우가 글쎄, 두각그룹의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

여러분 믿기십니까?


수연, 화가 치밀고 분노가 치미는 걸 애써 참으며 태이를 돌아본다.

별일 아니라는 듯 도도하게 수연 옆을 지나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는데

수연이 태이의 팔을 꽉 붙잡아 세우는 수연, 태이의 귀에 대고


수연 : 너 같은 걸 회장님께 소개한 내가 내 발등을 찍었네.


태이, 자신의 팔을 잡은 수연의 부르르 떨리는 손을 힐끔 내려다본다.

수연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단호히 빼내는 태이.


태이 : 언니, 언니 하며 옆에 둘 때는 언제고.

그리고 예의를 차려. 지금은 네가 내 며느리잖아?

시어머니한테 예의를 지켜야지. 안 그래?


태이 보란 듯 당당하게 걸아 나간다.

수연, 태이를 노려보며 입술을 깨문다.



S# 46. 두각빌딩 1층 로비 (아침)

두각빌딩 출입문 앞에 정차해 대기하고 있는 태이의 타와 수연의 차.

그 주변으로 우글우글 몰려와 있는 기자들과 방송국 카메라.

태이 보안 직원들 경호로 당당히 로비로 걸어 나온다. 출입문 앞에 선 태이.

건물 입구 앞, 밖에 몰려들어 있는 기자들과 카메라를 잠시 서서 쳐다본다.


태이 : (속엣말) 오랜만이네.


태이, 씩 웃더니 직접 빌딩 출입문을 활짝 연다.



S# 47. 두각 빌딩 (아침)

두각 빌딩 전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전경.

태이가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 당당히 서 있는 모습.



S# 48. 도시 (낮)

도시 한복판의 전경, 점심시간이다.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라인 게임인들.

건물 위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 나오는 두각 빌딩 앞에 당당히 서 있는

태이의 모습.



S# 49. 정서의 원룸 안 (낮)

소파 앞에 쪼그리고 앉아 포장 용기에 담긴 해물짬뽕을 맛있게 먹고 있는 정서.

정서 옆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포장용 종이 백,

정서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정서의 주변을 치워 주고 있는 무연.


무연 : 맛있냐?


정서 : 속이 다 시원하다. (입안에 가득 담긴 채 무연을 보고 헤헤 웃는다)


무연 : 여보세요. 한정서 팀장님.

나는 당신이 관리하는 작가님이십니다. 그런 작가님께서 매번 팀장님의

숙취 해소를 손수 챙기고 계시네요? 네?


정서, 그래도 좋다는 듯 헤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서 : 고맙지, 내가 작가 하나는 잘 만났지.


무연 : (못 말리겠단 표정으로) 네가 친구냐? 웬수냐?


정서, 짬뽕 국물을 마시며


정서 : 친구지, 아주 찐한 친구.


포장용 짬뽕 그릇을 두 손에 들고 무연을 쳐다보며 헤헤 웃는 정서.

무연, 어이 없이 쳐다보며 못내 웃는다.


정서 : 근데 작업은?


무연 : 다 했지, 했으니까 왔지.


무연, 싱크대로 가서 자연스레 쓰레기 봉투를 한 번에 찾아 꺼내 온다.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들을 주섬주섬 주워 담아 정리하는 무연.

정서는 포장 그릇을 내려놓고 옆 바닥에 놓인 리모컨을 집어 든다. TV를 켠다.

TV 화면에 서열이 나와 노래를 부르려 하고 있다. 정서는 무연을 쳐다보며 리모컨으로

빨리 채널을 돌린다.


정서 : (속엣말) 저, 저 인간 진짜 요즘 안 나오는 채널이 없네.

무연이 보면 또 채할텐데.


정서, 무연이 TV 화면을 안 본걸 보고 안심하며

채널을 돌리는데, 화면에 기태이가 나온다. 정서 기태이를 보고 짬뽕 국물을 목으로

넘기다 켁켁거린다.

말을 어버버거리며 못하고, 한 손을 들어 TV 화면을 가리킨다. 보라는 듯 흔들어댄다.

무연, 뭐냐는 듯 정서를 보고, 정서가 가리키는 TV 화면을 본다.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TV 화면에 나오는 기태이를 보고 벙한 표정이 된다.



S# 50. 버스 회사 (낮)

버스 회사 전경, 회사 안 마당으로 들어와 주차하는 무성의 시내버스.

잠시 후, 버스에서 내려 회사 건물로 들어가는 무성의 모습.

잠시 후, 회사 건물에서 나오는 무성, 회사 마당을 걸어 나와 옆 골목을

걸어 들어간다.



S# 51. 식당 건물 앞 (낮)

골목을 걸어 1층에 있는 뷔페 백반 집으로 들어 가는 무성.



S# 52. 백반집 안 (낮)

넓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무성도 입구 카운터에 식권을 내고 주방 앞으로 가 수저 세트와

식판을 챙겨 반찬과 밥을 담고 국 그릇을 챙겨 둘러보더니 구석 빈 자리로

가 조용히 앉는다. 밥을 한술 뜨고, 고개를 드는데 우연히 백반집에서 틀어

놓은 TV 화면에 나오는 태이의 모습을 본다.

들었던 수저를 식판에 떨어뜨리는 무성, 반찬 국물이 무성의 옷에 튄다.

TV 화면 가득 메운 태이의 얼굴을 보고 벙한 얼굴인 무성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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