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대본 _ 그래도 너니까!

다시 엮이고 싶지 않은 엇갈린 인연들.



(저작권 등록했으며, 도용하거나 무단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앞으론 무조건 법적 대응합니다.)




S# 1. 오래된 아파트 단지 (늦은 낮)

두리와 누리 손을 잡고 동 건물로 들어가고 있는 무연.



S# 2. 무연과 온정의 아파트 안 (늦은 낮)

깨끗이 청소되고 정리돼 있는 아파트 안, 아무도 없다.



S# 3. 무연과 온정의 아파트 안 현관 (늦은 낮)

밖에서 대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대문이 열리고 두리와 누리가 들어오자마자 신발을 벗어 던지고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바로 무연이 따라 들어오며 두리와 누리의 신발을 정리하고 들어간다.



S# 4. 무연과 오정의 집 거실 겸 부엌 (늦은 낮)

두리와 누리가 거실에 가만히 서 있다. 아무도 없다.

무연이 들어와 두리와 누리의 바카라가방을 내려놓고

온정의 방 앞으로 가 안을 살핀다. 아무도 없다.

무연, 두리와 누리를 쳐다보고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두리와 누리를 잡으려는 척하며 구연동화 하듯


무연 : 할머니가 또 어디 가셨을까?


두리와 누리가 키득 키득거리며 도망간다.



S# 5. 편의점 앞 (늦은 오후)

바깥에서 통창으로 들여다보이는 편의점 안.

카운터에 혼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손짓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노래에 취해 있는 온정의 모습.



S# 6. 편의점 안 (늦은 낮)

편의점 안에 울려 퍼지는 서열의 트롯트 노래.

서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그 노래에 취해 손으로 춤을 추듯 흔들며

두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온정의 모습.

카운터 위, 세워져 있는 온정이 핸드폰 화면에 떠 있는 서열의 노래 부르는 모습.

이때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는 혜연.

텅 빈 편의점 안을 둘러보고 카운터로 간다. 익숙한 듯 온정을 보고 피식 웃더니

온정의 핸드폰을 화면을 끈다.

온정, 두 눈을 뜨고 혜연을 본다.


온정 : 뭐야, 한참 좋았는데.


혜연, 손짓으로 나오라는 듯 흔든다.

온정, 카운터에서 나와 조끼를 벗어 혜연에게 준다.

혜연, 조끼를 받아 입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간다.


혜연 : 언니도 참, 딸내미 차버리고 도망간 놈 노래가 뭐 그리 좋다고.


혜연,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온정 : 도망간 놈은 도망간 놈이고, 노래는 노래지.


온정, 핸드폰을 챙겨 주머니에 넣으며 다른 한 손을 활짝 펴서

혜연 앞에 내밀어 빨리 달라는 듯 흔든다.

혜연, 캐셔 통에서 5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혜연 손바닥에 턱 하니 올려준다.

온정, 돈을 챙겨 주머니에 넣고


온정 :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은 괜찮대?


혜연 : (작은 한숨) 모르지. 오토바이랑 부딪혀서 어디가 다쳤다는데 내일 보면 알겠지.


온정 : 그래, 수고해.


혜연 : 대타 고마워 언니. 다음에 또?


온정 : (간다는 듯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언제든, 나야 짭짤해서 좋징.


온정, 웃는다. 혜연도 소리 내 웃으며


혜연 : 무연이 앞에서 그놈 노래 부르지 말고.


온정 : 당연하지.


온정, 편의점을 나간다.



S# 7. 편의점 앞 (늦은 낮)

편의점을 나와 걸어가는 온정의 뒤 모습.



S# 8. 온정과 무연의 거실 겸 부엌 (저녁)

두리와 누리가 바닥에 앉아 테이블 위에 있는 학습지를 풀고 있다.

무연은 두리와 누리 뒤, 소파에 바카라상다리하고 앉아 태블릿으로 웹툰을

그리고 있다.

대문 여닫는 소리, 온정이 들어온다. 두리와 누리, 온정을 쳐다보고 인사


두리, 누리 : 할머니 어디 다녀 오세요?


온정, 두 손바닥을 펼치고 두리와 누리에게 다가가 앉아 두리와 누리의 뺨을

쓰다듬어 주며


온정 : 우리 판다 새끼들 (학습지를 힐끔 보고) 공부하고 있었네?


두리와 누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무연, 온정을 힐끔 보는데 온정이 리모컨을 들고 TV를 켠다.


무연 : 어디 갔다 와?


온정 : (TV를 보고 채널을 돌리며) 연이네 편의점.


무연 : 또 대타 뗬어?


온정, 고개 끄덕이는데 TV 화면에 태이가 나온다.

온정, 리모컨으로 채널 돌리던 손을 멈추고 TV 화면을 벙한 얼굴로 쳐다본다.

리모컨 든 손으로 TV 화면을 가리키며


온정 : 쟤, 쟤 맞지?


온정, 두리와 누리를 힐끔 보고 다시 TV 화면을 보는데

무연, TV 화면에 나오는 태이를 본다. 태블릿을 옆에 던지듯 내려놓고

소파에서 넘어질 듯 내려와 온정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앗을 TV를 끈다.

무연, 괜스레 두리와 누리의 눈치가 보이는데 애써 아무 일 아닌 척


무연 : 애들 학습지 할 때는 TV 켜지 말라니까.


온정, 무연을 쳐다보는데 무연이 온정의 팔을 끌고 온정의 방 안으로 들어간다.



S# 9. 온정의 방 안 (저녁)

무연이 온정의 팔을 끌고 방 안으로 들어와 슬며시 방문을 닫는다.


온정 : 맞지? 그 기 뭐시냐? 그 기 뭐시냐 걔 맞지?


무연,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으로 진정하라는 듯 가슴께로 올리고 두 세 번

부채 부치듯 흔든다.


온정 : 네 오빠도 아냐?


무연 : 모르지 (걱정되는 얼굴로) 나도 정서네서 아까 우연히 봤는데.


온정 : 네 오빠가 저걸 봤다면 (입을 꾹 다물고 굳은 표정)


무연도 걱정스런 표정



S# 10. 인서트 (무성의 장례식장)

무성에게 ‘기태이’ 이름이 적힌 두툼한 조문 봉투를 내미는 무연의 손.

‘기태이’ 이름이 적힌 두툼한 조문 봉투를 보던 무성의 얼굴.



S# 11. 온정의 방 안 (저녁)

무연, 애써 손을 휘두르며


무연 : 에이 이미 끝난 사이고, 오빠가 봤다 해도 신경 안 쓸 거야.


온정 : (혼잣말하듯) 끝났지. 지들끼리는 끝났지, 그런데 두리 누리 저것들은.


온정의 굳은 얼굴.



S# 12. 두석기업 빌딩 앞 (저녁)

두석 빌딩 전경, 두석 빌딩 건너편에 서서 두석 빌딩을 매섭게

쏘아보고 있는 무성의 모습.

무성의 손에 쥐어져 있는 ‘기태이’ 이름이 찌그러진 채 구겨진 두툼한 조문 봉투.



S# 13. 저택 (저녁)

저택 전경, 정원에 조명이 들어 온다.

저택 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S# 14. 하율의 방 안 (저녁)

불이 다 꺼져 있고, 하율이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S# 15. 저택 안 1층 거실 (저녁)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는 화난 표정의 하성.


하성 : 지금 우리 보고 나가라고?


가운데 다리를 꼬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태이.

하성 옆에 앉아 기막힌 듯 팔짱을 끼고 태이를 쳐다보는 수연.

하성, 기막힌 듯 웃는다.


하성 : 나 보고 내 집에서 나가라고?


태이 : (단호, 냉정) 그쪽 집 아니고 내 집인데.

말했듯이 이 집 팔고 나 혼자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는

아파트로 이사 갈 거고, (하성과 수연을 보고는)

나랑 사는 거 싫은데 잘 된 거 아닌가?


하성, 울화통이 터지지만 애써 참는 얼굴이다.

수연, 하성이 뭐라고 버럭 하려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그만 하라는 듯

한 손바닥을 하성의 얼굴 위에 단호히 올려 보이더니


수연 : 그러지뭐. (집 안을 둘러보더니) 내 취향 아니었어.


수연, 홱 돌아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하성, 태이를 노려보더니 수연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연과 하성의 방문이 쾅 닫히는 소리.



S# 16. 수연과 하성의 방 안 (저녁)

수연이 의자에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고 앉는다.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수연 맞은 편에 털썩 앉는 하성.


하성 : (짜증) 덜컥 나가겠다고 하면 어떡해?


수연 : 그럼 방법 있어?

(비아냥대듯) 이 집 이제 우리 것도 아냐. 아버님 집도 아니고.


하성, 기분이 더러워 보인다.


수연 : 회사도 이제 전문 경영인을 부회장으로 데리고 온다며?

이 집안에도 회사에도 이제 온전히 당신 건 없는 거잖아.

다 뺏겼다고.


하성 : 누가 뺏겨? 내가 이대로 있을 거 같아?


하성, 분노에 찬 두 눈과 얼굴표정.



S# 17. 저택 안 2층 거실 (저녁)

2층으로 올라온 태이, 2층 가운데 있는 침실 문의 손잡이를 잡는 손.

그대로 서서 2층 복도 끝에 있는 방문을 쳐다보는 태이의 얼굴.



S# 18. 저택 안 2층 작은 방 안 (아침 _ 태이의 회상)

방문이 활짝 열려 있다.

10평 정도 되는 방 안이다. 두석이 와서 문 앞에 선다.

열린 문으로 조심스레 캐리어를 끌고 들어오는 태이.


두석 : 이 방에서 조용히, 겸손하게 숨죽이고 있어라.

내 너를 편하게 해 주고, 화려하게 살게는 해 주겠으나

너를 내 옆에서 밖에 내놓을 일은 없을 거다.


화장대, 침대, 일인용 소파와 작은 테이블과 한 벽에 있는 옷장이 있는

작은 방 안을 둘러보며 두석 몰래 입술을 살짝 깨무는 태이의 그늘진 얼굴.



S# 19. 저택 안 2층 거실 (저녁)

태이는 복도 끝 방문을 쳐다보던 싸늘한 표정.


태이 : (혼잣말) 그러게, 나한테 더 잘하지 그러셨어요. 회장님.


태이,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S# 20. 태이의 방 안 (저녁)

20평은 돼 보이는 방 안, 불이 켜져 있다.

방문이 열리고 태이가 들어와 방문을 닫고

방 안의 가구들을 한 손으로 쓰다듬듯 쓱 만지며 천천히 걸어서

방 안을 휘둘러본다. 큰 침대 끝에 걸터앉아 두 손으로 침대를 어루만진다.

그대로 큰 침대 가운데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는 태이.



S# 21. 인서트 (태이의 회상)

천장에 오버랩 되는 10년 전 무성의 얼굴.

태이를 보며 사랑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다.


무성 : 예뻐서가 아니라 네가 너무 소중해서 사랑해.



S# 22. 태이의 방 안 (저녁)

두 눈을 감는 태이.


태이 : (혼잣말) 왜 네가 그립니? 나 너무 이기적인가?



S# 23. 무성의 집 안 (밤)

불 꺼진 두리와 누리의 방 안을 둘러보며 조심스레 두리와 누리의

방문을 닫아 주는 무연의 모습.

집 안을 둘러보며 가스 잠겼는지, 더 치울 거 없는지 둘러 보고야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무연.


무연 : (걱정스런 얼굴) TV 봤으려나?


무연, 거실 불을 끈다. TV 위에 간접 조명만 켜 놓고 현관으로 간다.

조용히 대문을 여닫는 소리. 대문 잠기는 짧은 알림음 소리.



S# 24.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안 (밤)

아파트 단지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는 무성.



S# 25. 놀이터 안 (밤)

가로등 하나만 희미하게 켜져 있는 아파트 안 놀이터 안.

무성이 걸어 들어와 벤치에 털썩 주저 앉는다. 멍하니 앉아 있는다.



S# 25. 아파트 동 건물 (밤)

무성의 집이 있는 아파트 동 건물에서 나오는 무연.



S# 26.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안 (밤)

무연이 놀이터 옆을 지나가다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는 무성을 본다.

무연, 멈춰 서서 무성을 가만히 쳐다보다 다가간다.



S# 27. 놀이터 안 (밤)

무성 옆에 앉는 무연. 무성, 인기척에 옆을 본다.


무연 : 왜 그러고 앉아 있어?


무성 : 그냥.


무연, 무성의 옆 모습을 힐끔 살핀다. 무성의 표정이 아무래도 신경쓰인다.


무연 : 저, 혹시.


말을 차마 못 꺼내는데, 무성, 무연을 쳐다본다.


무성 : 왜? 할 말 있어?


무연 : 아니 혹시 (머뭇하다 답답하다는 듯 말을 꺼낸다) TV 봤어?


무성 : 아,


무성, 상의 안주머니에서 ‘기태이’ 이름이 쓰인 도톰한 조문 봉투를 꺼내 보란 듯

무연의 얼굴 앞에 흔들어대며


무성 : 이거 돌려주러 갔다 왔냐고?


무연 : 봤구나.


무연, 고개 끄덕이며 체념한 얼굴


무연 : 그래서?


무성, ‘기태이’ 이름이 쓰인 두툼한 조문 봉투를 멍하니 쳐다보며



S# 28. 인서트 (무성의 회상)

2회 S# 52. 백반집 안.

TV 화면 가득 메운 테이의 얼굴 (너무 세련되고 고급스럽고 높아 보인다.)



S# 29. 놀이터 안 (밤)

허망하게 피식 웃는 무성, ‘기태이’ 이름이 쓰인 두툼한 조문 봉투 쥔 손을

힘없이 무릎 위로 떨어진다.


무성 : 높더라.


무연 : 높다고?


무성 : 응.



S# 30. 인서트 (무성의 회상)

S# 12. 두석기업 빌딩 앞 (저녁)

무성의 시선, 높은 두석 빌딩의 모습.



S# 31. 놀이터 안 (밤)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무성과 무연.

무성 : 나는 땅 위에 있는데, 하늘 위에 있는 것처럼 높더라.

무연, 작은 한숨.


무연 : 두석기업 사모님이면 뭐, 재벌 사모님인 거잖아.

너무 꼭꼭 숨었나 보다 싶었는데 대단하긴 대단하구나 싶긴 하더라.


무연, 무성의 무릎 위에 놓여 있는 ‘기태이’ 이름이 쓰인 두툼한 조문 봉투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어두운 허공을 쳐다본다.


무연 : 그냥 양육비 받았다쳐. 엄마한테는 말하지말고

그냥, 두리 누리 통장에 나눠서 넣어놔 주던가 그냥 써.

어쩐지 뭐 이리 많이 넣었어 했더니, 재벌 사모님이면 돈도

엄청 많겠지 뭐.


무성, 무릎 위에 힘없이 떨구어져 있는 ‘기태이’ 이름이 쓰인 두툼한 조문 봉투를

멍하니 내려다본다.



S# 32. 오래된 아파트 단지 (밤)

밤이 내린, 오래 된 아파트 단지 전경, 조용하다.



S# 33. 무연과 온정의 아파트 안 (밤)

거실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는 온정.

허망한 얼굴로 TV를 보고 있다. 소리는 무음이다.

TV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태이의 모습, 우아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온정 : 어메.


온정, 실없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 실없는 사람처럼 TV 화면 안의

태이 얼굴을 보며 웃는다.


온정 : 아고야. 아고야. 저렇게 멀쩡히, 너무나도 놀랍게 멀쩡히 살아 있었네. 응?


온정, 실없이 웃는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온정 : 우리 무성이 혼자 뼈 빠지게 두리, 누리 키울 동안 아주 멀쩡히도

그것도 너무너무 호사스럽게 멀쩡히도 살아 있었네. 응?


온정,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르게 혼자 실없이 킥킥 거린다.

온정, 한 손으로 거실 바닥을 더듬는다. 더듬은 손에 잡히는 리모컨.

리모컨을 집어 들고 신경질적으로 채널을 돌린다.

대문 여닫는 소리, 무연이 들어온다. 온정을 쳐다본다.


무연 : 뭐해?


무연, 온정에게 다가가 리모컨을 빼앗듯이 넘겨 받는다. 채널이 고정되고

TV 화면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서열의 모습.

무연, 미간을 찌푸리며 TV를 꺼 버리려는데 안 꺼진다. TV 화면에 서열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계속 보인다.

온정 옆에 주저앉는 무연.

온정,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하품을 크게 한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온정 : 자야겠다. 늦었다.


온정,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간다. 온정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

무연, 작은 한숨을 쉬며 다시 리모컨을 들고 TV를 끄려다 TV 화면을

멍하니 쳐다본다. TV 화면에서 서열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웃고 있다.



S# 34. 방송국 건물 뒤 (낮_ 무연의 회상)

‘10년 전’이란 자막이 뜨고 방송국 건물 뒤 구석.

미녀가 무연의 팔목을 두 손으로 거칠게 꽉 잡아끌어 방송국 뒤 구석으로 데리고 온다.

무연, 미녀가 꽉 잡은 팔목이 아프다. 뿌리친다.


무연 : 어머니.


미녀 : (버럭) 그 어머니 소리 좀 하지 말라니까.


무연, 미녀를 빤히 쳐다보는데

미녀, 주변을 조심히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안심한다.

미녀, 독하고 매서운 눈으로 무연을 쳐다본다. 냉차고 거친 목소리로


미녀 : 이제부터 서열이한테 여자는 없다. 너도 서열이 앞날을 위해 이제 그만 붙어 있어.

(손으로 저 멀리 가리키며) 떨어져. 멀리 떨어져. 서열이 앞길 막지 말고.



S# 35. 무연과 온정의 아파트 안 (밤)

‘에휴’ 하는 얼굴로 TV 화면 안의 서열의 모습을 쳐다보고는 리모컨으로

천천히 TV를 끈다. 리모컨을 바닥에 무심하게 내려놓고 일어나 거실 불을 끈다.

방으로 들어가는 무연, 조용히 방문 닫히는 소리.

어두운 거실 안, 꺼져 있는 TV 화면.



S# 36. 무연의 방 안 (밤)

작업대 바카라상 앞에 털썩 주저앉는 무연.

작은 한숨.


무연 : 우리 남매는 왜 이러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작업대 태블릿 전원을 켠다. 화면이 켜지고,

무연은 그림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S# 37. 도시 (아침)

아침이 밝은 도시 전경.


S# 38. 무연의 방 안 (아침)

불이 켜져 있다. 작업대에 엎드려 잠들어 있는 무연.

잠들어 있는 무연의 옆, 핸드폰 벨이 울린다. 무연, 손등으로 입을 훔치며

두 눈을 간신히 뜨고 핸드폰을 집어 든다. 받는다.


무연 : 네.



S# 39. 전철역 안 (아침)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찬 전철 안,

핸드폰으로 스토리 회의 스케쥴을 확인하며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통화 중인, 자리에 앉아 있는 정서의 모습.


정서 : (조용한 목소리로) 우리 작가님, 어디신가?



S# 40. 무연의 방 안 (아침)

통화 하던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나 통화를 하며

방을 나가며


무연 : 나간다. 나 이제 방에서 나가



S# 41. 전철역 안 (아침)

안내 방송이 나온다.


안내 방송 : 이번에 내리실 역은 000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OO입니다.


정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 틈을 힘겹게 뚫고 문 앞으로 간다.


정서 : 늦지 마라. ]


S# 42. 화장실 안 (아침)

문이 열려 있는 화장실 안,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무연.


무연 : 오케이. 오케이. 금방 나간다.



S# 43. 거실 겸 부엌 (아침)

수건을 들고, 핸드폰을 등 뒤로 넘긴 채 나오는 무연.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온정이 들어 온다.

무연, 식탁으로 가 물을 마시며 온정의 눈치를 은근히 살핀다.


무연 : 두리랑 누리는?


온정, 아무렇지 않은 듯 싱크대로 가 설거지를 시작하며


온정 : 학교 갔지. 너 오늘 뭐, (귀찮다는 듯) 회의 있어서 나보고 등교 시키라며.


무연, 고개 끄덕.


무연 : 이제 준비하고 나가려고.


무연, 슬쩍 온정을 쳐다보며 방으로 들어간 뒤 모습.



S# 44. 동 건물 앞 (아침)

태블릿 가바을 메고 동 건물 입구에서 나오며 혼잣말 하는 무연


무연 : 장례식에 왔던 거 알면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 몸을 살짝 떤다.)


걸어가며 걱정스런 얼굴로


무연 : 출근은 잘했나?


고개를 갸웃하며 아파트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S# 45. 버스 정류장 (아침)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 시내 버스가 다가와 정차한다.

버스 문이 열리고



S# 46. 시내버스 안 (아침)

운전석에 앉아 있는, 버스를 타는 승객들을 확인하는 무성.


무성 : 어서 오세요.


룸미러로 버스 뒤쪽을 살피며


무성 : 손잡이 잘 잡으시고요.


무성, 버스 문을 닫는다. 버스를 출발시키는 무성.

거치대에 꽂혀 있는 무성의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무성은 핸드폰 모니터를 힐끔 본다.

무연이다. 전화받지 않고 운전에 집중하는 무성.



S# 47. 시외버스 안 (아침)

자리에 앉아 무성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무연, 신호음이 길게 울리지만 받지 않는 전화.

음성 메시지로 넘어간다. 무연, 심드렁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하품이 나오는 무연, 캐블릿 가방을 살짝 껴안고. 버스 좌석에 기대 두 눈을 감는 무연.



S# 48. 무성의 집 안 (아침)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 안, 아이들 장난감과 옷가지가 거실에 널려 있다.

싱크대 안에는 밥그릇 하나와 수저 세트 하나, 국그릇 하나가 얌전히 놓여 있다.

가스불 위에는 국 냄비가 놓여 있다.

대문 여닫는 소리, 온정이 들어온다.

거실 바닥을 둘러보더니 조용히 치우기 시작한다.



S# 49. 베이커리 카페 앞 (아침)

카페 앞에 정차하는 모범택시, 선글라스를 끼고 택시에서 내리는 태이.

카페 앞으로 가 카페 안을 슬쩍 들여다본다. 밖에서 들여다보이는

유리 베이커리 카페 안,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너 댓 명 줄 서 있다.

테이블에는 엄마 손님들이 둘 셋씩 몇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지선과 근성.

태이는 카페 앞에 서서 상가 건물들의 간판을 둘러 본다.



S# 50. 베이커리 카페 안 (아침)

커피를 내리고 있는 근성, 주방에서 막 구운 빵들이 들은 큰 쟁반을 들고 나와

진열대에 진열하는 지선.


지선 : 오셨어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엄마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지선.

근성, 결제하며 카페 밖을 우연히 보는데 선글라스 낀 태이의 모습을 본다.

그런데 태이 모습이 금세 없어진다.

주방으로 들어가는 지선에게 다가가 속삭이듯


근성 : 오늘도 만나기로 했어?


지선 : (무슨 말이냐는 듯) 누굴?


근성 : 태이씨.


지선 :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니. 아침에 바쁜데 걜 왜 만나.

(비꼬듯) 어제 아주 화려하게 컴백하셔서 바쁘실 텐데.

내 친구지만 진짜 대단해.


근성, 고개를 갸웃하며


근성 : 방금 카페 앞에 있는 거 봤어.


지선 : 뭐래. 저기, 고객님 기다리시잖아. 빨리 결제 해 드려.


근성 : 어? 어.


근성, 고개를 갸웃하며 계산대 앞으로 간다.

지선은 주방으로 들어간다.



S# 51. 베이커리 카페 앞 (아침)

베이커리 카페 옆 쪽에 있는 부동산으로 들어가는 태이의 모습.



S# 52. 부동산 안 (아침)

여자 사장 한 명이 바카라상 앞에 앉아 있다. 소리가 거의 안 들리게 TV가 틀어져 있다.

TV에 나오고 있는 태이의 모습. 사장을 TV 화면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번갈아

쳐다본다.


부동산 사장 : 그래, 그래 기억나. 여전히 예쁘긴 한데 (입을 삐죽이며)

재벌 사모님 됐으면 뭐, 본부인도 아니고 첩이야? 20살 차이면

(생각해 보는가 싶더니) 뭐야? 돈 때문에 늙은이 밑에 들어간 거야?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이, 바카라상에 앉아 있던 사장이 힐끔 쳐다보며 웃어 보인다.


부동산 사장 : 어서오세요.


태이, 말없이 부동산 안을 둘러보더니 테이블 앞 의자에 앉는다.


부동산 사장 : (태이를 훑어보듯 쳐다보며 일어난다. 친절하게) 집 보러 오셨어요?


태이 : 네.


부동산 사장 : 아파트 알아 보시게요?


태이 : 요 앞 신축 아파트 꼭대기 층으로, 나온 집 있나 해서요.


태이, 선글라스를 벗는다. 사장,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보고 빠르게 검색하는데


부동산 사장 : 맨 꼭대기 층이면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살피더니) 매매 내놓은 게

하나 있고, 전세 내놓은 게 하나 있네요.


동과 호수를 바카라상 위에 있는 작은 메모지에 적더니 일어나

메모지를 들고 태이 앞으로 다가오며


부동산 사장 : 어떤 걸로? 집 한 번 보시게요?


하는데, 부동산 사장 태이를 가만히 쳐다본다. 이상하다.

부동산 사장, 갑자기 TV 화면을 본다. 태이가 TV 화면에 나오고 있다.

부동산 사장, 두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태이를 본다.


태이 : 집은 안 봐도 되요. 그냥 전액 현금으로 사려고요.


부동산 사장, TV 화면과 태이를 번갈아 쳐다보며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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