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goodbyes #Secret garden #DMZ
"긴 이별이 나를 슬프게 해요. 떠나기 싫지만 이게 더 낫다는 걸 알아요. 지금 떠나는 걸 용서해 줘요. 당신을,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내가 얼마나 그리워할지 알잖아요."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Camel'의 <Long goodbyes>는 현란한 신디사이저, 서정적인 플루트, 애절하면서도 감미로운 일렉트릭 기타 솔로에 매력적인 보컬의 목소리까지 더해셔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5분 남짓 되는 록 발라드에 느끼는 압도적인 서사는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저에게 영화 한 편의 기승전결과 같은 감동을 줍니다.
이 곡이 통일 이전의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오래지 않습니다. 이 곡이 수록된 'Stationary Traveller'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콘셉트 앨범입니다. 동독을 떠나 서독으로 탈출한 난민들의 이별, <Long goodbyes>는 그런 의미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ZzyL4VkMqs
관광 산업에서 말하는 '블랙 투어리즘'은 전쟁, 학살, 재난 등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역사적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합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홀로코스트 현장, 미국 뉴욕 9.11 메모리얼 파크,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등이 해당하는데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제주 4.3평화 공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주 DMZ 투어'는 임진각에서 출발해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입니다. 과거의 아픔이 관광 자원으로 쓰인다니 울적합니다.
한반도에는 비밀의 정원이 있습니다. 7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멸종 위기종의 핵심 서식지이자 기후 변화 연구의 최적지로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곳은 비무장지대(DMZ)입니다.
6천 여종에 가까운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산양, 사향노루, 수달 등 멸종 위기의 개체들에게는 번식과 이동이 자유로운 안식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무장지대(DMZ)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및 세계유산 등재 등 국제적인 보호와 연구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랜 이별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조성된 이곳, 비밀에 둘러싸인 모습을 드러내고 세계적인 자연 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모두가 평화롭게 드나들 수 있는 세계의 정원이 되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찾아와주길 바라는 비밀의 정원에서 서글픈 바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뉴에이지 그룹 '시크릿 가든'의 <Song From A Secret Garden>을 오늘은 자정의 오프닝 스페셜 게스트, 하우저의 첼로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9tw4tIUE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