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마켓에서 뭐 먹지?

크루즈 타기전 시애틀 즐기기_01

by포에버선샤인

크루즈 타기 전 시애틀에서 3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시애틀에서 뭘 할까?


예전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가 대히트를 쳤을 때 '시애틀'이라는 도시를 알게 되었다. 그 후로 친구가 시애틀로 놀러 가면서 이곳저곳의 관광지를 알려주었다. 그때 친구가 알려준 원픽이 퍼블릭 마켓이다.


어젯밤에 예상치 못하게 8시간을 비행기에 머문 후 시애틀에 도착하니 파김치가 되어 버렸다. 컨벤션센터 바로 옆의 에어비앤비로 들어와 바로 짐을 풀고 자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온라인카지노도 먹을 겸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퍼블릭 마켓으로 향했다. 퍼블릭 마켓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이었다.


시애틀은 8월 마지막 주인데도 아침 기온이 13도에서 시작했다. 긴팔 옷을 입고 재킷까지 걸치고 길을 나섰다. 한국과 달리 시애틀은 벌써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고 낮에는 더운 초가을의 날씨였다.


아침 9시 반쯤 퍼블릭 마켓에 도착하니 모든 가게가 다 오픈했고 장사 준비로 분주했다. 앞에서 보았을 때 1층짜리 건물인 이 퍼블릭 마켓은, 앞에서는 1층이지만 뒤에서는 대충 봐도 4층은 되어 보인다. 1층도 꽤 넓고 상점 구성이 다양하다. 생화부케를 파는 꽃집부터 생선가게와 기념품 티셔츠 가게,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 등 다양함이 말도 못 한다.


꽃집이 크고 생화 부케가 너무 크고 탐스러웠다. 크루즈 관광객들은 너무 예쁜 여기 생화 부케를 사서 크루즈 탈 때 가지고 들어간다고 한다. 방에 꽂아 두고 내내 보는 거다. 나도 살 걸 그랬다. 10불짜리 생화 부케도 너무 풍성하고 탐스러웠다.



생선가게에는 알래스카산 생선들이 놓여 있었다. 얼마 이상 사면 전국으로 배송해 준다는 안내판도 있다. 생선가게 중 한 곳에서는 고객이 생선을 사면, 매대에서 카운터로 생선을 던지는 '생선 던지기 쇼'를 한다. 생선을 던지면서 쇼맨십으로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평범한 것도 특별한 것이 되는 마케팅의 마법을 보는 것 같다.



잠시 마켓 안을 둘러보다가 우선 스타벅스 1호점에 가 보기로 했다. 스타벅스 1호점의 이야기는 할 말이 많아서 다음 에피소드에서 소개하겠다. 이리저리 구경하다 보니 배가 고파져서 11시 반쯤 온라인카지노를 먹기로 했다. 퍼블릭 마켓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음식점이다. 마켓 주변에 다양한 음식점이 말도 못하게 많다.


마켓 안에 있는 음식점 중에 생선 샌드위치를 주로 하는 Market Grill에서 연어구이, 알래스카 할리벗(Halibut : 넙치) 구이, 새우구이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그릴에 구워 준다. 옵션은 1) 생선만 먹는 옵션, 2) 생선과 야채를 넣은 샌드위치, 3) 생선과 라이스, 야채를 넣은 도시락, 이 세 가지다.


우리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맛은 그냥저냥... 딱히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다. 보통 미국의 생선 샌드위치는 구운 생선이 아니라 튀긴 생선을 넣는다. 생선구이 샌드위치가 흔치 않은데, 여기는 신선한 생선을 바로 구워서 만든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는 정도다. 게다가 이 마켓이 바닷가에 있는데도 생선 샌드위치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하기야 이렇게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저렴할 이유가 없을 것도 같다.


일단 배가 부르니 마음이 느긋해졌다. 이 마켓의 유명한 음식이 무엇인지 검색해 보았다. Pike Place Chowder가 유명하다고 해서 가 보았다. 이게 줄인가 싶은 줄이 끝도 없이 길다. 주문대 앞까지 가서 훑어보니 앉아서 먹을 곳도 넓지 않다. 그 앞 화단에 걸터앉아 먹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줄을 서 있어야 하나 싶어 온라인 주문을 시도해 보았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줄을 서는 것보다 더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오리지널 차우더'를 포함한 샘플러 4종 세트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차우다 가게 앞에 있는 기념품점에 들어갔다. 예쁜 것들이 많아서 엽서, 컵받침, 마그넷, 그리코 시애틀 초콜릿까지 예상치 않게 폭풍 쇼핑을 하고 말았다.


그 옆에 있는 Gum Wall에도 가 보았다. 벽 전체에 씹다 붙여 놓은 껌이 빼곡히 붙어 있는 곳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거쳐 이 벽에 이렇게 껌이 가득 붙어 있는 걸까? 이런 Gum Wall이 퍼블릭 마켓의 특이한 가볼 만한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벽에 이렇게 껌을 붙이면 지저분하다고 난리가 났을 거다.



4가지 샘플러를 받고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아까 퍼블릭 마켓 1층을 헤매다가 본 사운드 뷰 카페(Sound View Cafe) 옆 퍼블릭 에어리어가 생각났다. 마켓 뒤에 있는 바다를 보면서 자유롭게 사 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카페로 가는 길에 스타벅스 1호점 옆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빵집 Piroshky에서 빵도 샀다. 줄을 서 있으면 이 집의 메뉴판이 보인다. Favorite 5종 세트인 고기빵, 연어빵, 치즈빵, 오렌지크림빵, 초코크림빵을 샀다. 빵만 5개 샀는데 거의 39.30불이 나왔다. 우와! 무슨 빵이 8.40불씩 한다. 그럴 만도 했다. 특히 고기빵과 연어빵은 빵이 묵직하다. 속이 꽉 차 있어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한 끼 식사로 할 만했다.


딸내미는 그 옆에 있는 수제 치즈집인 'Beecher's Hand made Cheese'집에서 Mac and Cheese와 시그니처 샌드위치를 사 왔다. 분명 온라인카지노로 생선구이 샌드위치를 먹었는데도 '이것들은 점심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다 샀다.


Sound View Cafe 옆 공간은 아무나 앉아서 먹어도 되는 휴식 공간이지만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그래서 한층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거긴 야외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는 더 좋은 공간이 있었다. 거기에 사 온 음식을 펼쳐 놓고 이것저것 우리끼리 품평하며 맛을 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품평을 하자면, 차우더는 네 가지 맛이 다 다르긴 한데 오리지널이 제일 낫다. Piroshky 빵은 고기빵과 연어빵이 제일 낫다. 나머지 오렌지 크림빵이나 초코 크림빵은 Favorite 5종 세트에 넣어 끼워팔기를 한 느낌이다. 치즈빵은 뭐 그냥 그냥... 맛은? 내 취향으로는 다시 사 먹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Handmade Mac and Cheese는 좀 심심했다. Craft Mac and cheese에 익숙해져서인지 수제 치즈는 감칠맛이 덜한 느낌이다. 맥앤치즈도 미국 대기업의 맛에 이미 길들여졌나 보다. 품평까지 하며 신나게 먹고 나니 커피가 땡긴다. 스타벅스 말고 그 옆에 있는 Storyville Coffee에 갔다.



2층에 위치한 이 커피숍은 모던한 분위기에 커피가 맛있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퍼블릭 마켓의 정면이 아주 잘 보이는 뷰 맛집이다. 카페인 충전 후 아까 퍼블릭 마켓에서 내려다보이던 바닷가가 궁금해졌다. 홀린 듯이 계단을 걸어 내려가 워터프런트 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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