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는 적어도 하루 전에 도착하라!

알래스카 크루즈 준비하기_03

by포에버선샤인

이제 시애틀행 항공권을 사고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모든 예약이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시애틀 왕복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할 때의 주의할 점은 뭘까?


크루즈선은 보통 3시 반에서 4시 사이에 출항한다. 크루즈선이 있는 도시의 공항에서 크루즈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타고도 1시간은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친구가 크루즈 출항일 새벽에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일이 안 되려면 그렇다. 비행기가 고장으로 지연이 거듭되어 자꾸 탑승이 미뤄졌다. 친구는 크루즈를 놓칠까 봐 속이 타들어갔다. 심지어 나에게 전화해서 '무사히 크루즈에 탑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까지 했다.


내 기도 덕분인지(?) 친구는 무사히 크루즈를 떠나기 전에 탑승했다. 그 친구의 교훈은 탑승 당일에 크루즈를 타는 도시에 도착하지 말라는 거다. 적어도 하루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우리도 크루즈 타기 며칠 전 항공권을 예약했다. 크루즈를 타기 전에 시애틀을 3일 정도 즐기고 크루즈를 탈 수 있도록 항공권을 예약했다.


이렇게 대비하고 항공권을 구매했음에도 우리도 시애틀에 예상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만약 크루즈 당일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비행기 안에서 초조와 불안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을 것이다. 우리 비행기가 두 시간이나 늦게 시애틀에 도착한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시간에 맞춰 승객을 다 태우고 비행기 문도 닫았다.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에어컨이 작동한다. 그런데 활주로 배정이 늦어진다든가 아직 오지 않은 승객을 기다린다든가의 이유로 운항을 시작하지 않으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다. 그래서 에어컨이 켜지지 않아서 무척 더웠다.


그때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시애틀 근방에 머물고 있는 Storm이 문제였다. 그 때문에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 물론 안전이 제일이다. 폭풍우 때문에 비행이 위험하다면 항로를 바꾸는 게 당연하다. 바뀐 항로는 원래 예정된 항로보다 길어서 항공유를 더 급유받고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비행기 주유소로 갔다.


모든 일은 생각같이 빨리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유를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겠고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승객들이 의자에 앉은 채 꼼짝도 안 하고 비행기가 뜨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혹시 필요할까 싶어 가져간 손 선풍기 덕분에 그 찜질방 같은 더위 속에서 버틸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비행기가 거의 만석이라 사람들이 꼭 차 있었는데 그 누구도 승무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덥다고 문 열어 달라고 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참고 있는 것이었다. 승무원들도 땀으로 머리가 젖은 채로 승객들이 혹시 탈수 현상이 있을까 봐 물을 서빙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버얼써 불평불만에 고성이 오갔을 거다. "승객을 이 더위에 방치하냐"부터 "비행기문 다시 열어라"까지 안 봐도 비디오다.


이것이 안전이 최고라고 믿는 선진국의 시민의식인지 알 수는 없다. 여하튼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더위를 참는 바람에 나도 같이 더위를 참으며 버텼다. 거의 두 시간 만에 드디어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했고 그때부터 에어컨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여름에 에어컨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지만 이때만큼 에어컨이 마른 하늘의 단비 같았던 적은 없었다.


크루즈 터미널이 있는 시애틀은 이번에 처음 가보는 도시이다. 가는 길에 시애틀도 돌아보려고 시애틀에서 풀로 3일을 지내고 크루즈를 타기로 했다. 원래 도착 예정 시간은 밤 7시 반이었으나 밤 9시 반에 도착했다. 실제로 초반 두 시간은 땀에 절어 보내고 그 후로는 미안하다는 듯이 에어컨을 쌩쌩 틀어대서 추웠다. 찜질방과 북극을 오가며 8시간 만에 시애틀에 밤 9시 반에 도착하니 만사가 귀찮다.


대중교통으로 도심으로 들어오려 했으니 그냥 우버를 불렀다. 사람 셋과 기내 가방 셋, 그리고 배낭 셋을 싣고 공항에서 시애틀 컨벤션 센터 근처의 에어비앤비 숙소까지 우버로 36불이 들었다. 피곤한 날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한 것에 안도하며 에어비앤비 숙소에 체크인하고 바로 잤다.


#시애틀 #비행기딜레이 #날씨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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