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삶아질까?

[ 에세이 ] < 예배당 종소리 > 유정 이숙한

by유정 이숙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완전식품인 계란. 흔한 것이 계란이고 냉장고에 없으면 왠지 불안한 것이 계란이다.

삶은 계란이 당뇨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냄비에 삶다 보면 깜박하고 잊을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계란을 전자레인지에 삶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익으면서 폭발하는 거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행동에 옮겼다. 계란찜 두 개 할 때 3분 30초 걸린다.

5분이면 될 거 같았는데 6분을 맞췄다. 7분이면 토막 낸 고구마도 익으니까 시간이 적당힐 거 같았다.

막상 행동에 옮기려고 나니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도전정신이 강하고 호기심천국이니 못할 것 없었다.


전자레인지 전용 그릇에 물 50cc 넣고 뚜껑을 덮어

세척한 계란 5알을 넣고 실행에 옮겼다.

계란 위에 왕소금 1/3 스푼을 뿌렸다.


4분쯤 되니 계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냄비에 삶아도

한두 개는 터지니까 그러려니 했다.

6분을 기다리지 못해 5분 되었을 때 잠깐 꺼내 만져보니 흰자가 전혀 익지 않았다.

1분을 더 돌리고 6분이 되자 꺼내보니 완숙으로 잘 익었다.


반숙을 원하면 5분 30초가 적당하다. 주방의 혁명인가, 아무튼 전자레인지 달걀 삶기에 성공했다.

찬물에 여러 번 헹굼하고 껍질을 벗겼다.


완숙이 되었다. 반숙은 5분~5분 30초면 적당하다.

가스레인지에 돌리면 최소 12분인데 시간을 절약했다.

신선한 계란은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식초와 소금을 넣고 삶아도 마찬가지였다.


20대에 친정엄마가 생협연쇄점할 때 계란을 삶아 팔았다.

엄마 말씀이 "낳은 지 3일 되어야 껍질이 잘 벗겨진다."라고 했는데 요즘은 달걀이 양계장에 있는 시간보다

냉장시설이 잘 돼 마트에 있는 시간이 길 거 같다.

어려서는 집에서 닭을 스무 마리 이상 키웠는데 달걀을 먹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키가 작은 것 같다.

골고루 먹지 못하고 커서 그런지, 시골에 살다 보니 닭이 우리 집 유일한 단백질 수급원 통로였다.


5킬로쯤 떨어진 이모님 집에 가면 계란을 실컷 먹었다. 이모님 집은 우리 집보다 부자였다.

여름방학이면 이모님 집에 가서 일주일쯤 보내고 왔다. 우리 집은 등잔불을 켜고 사는데 이모네 집은 환한 전기불을 켜고 살았다. 또 논밭이 많고 이모부는 면사무소에 근무했다. 이모 혼자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억척스럽고 키도 크고 우리 엄마보다 예뻤다. 이모도 예배당에 다녔는데 똑똑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억척빼기였고 알토랑 부자로 살았다.


이모네 집을 떠올리면 삶은 계란이 생각난다. 어릴 적 추억이 많아 이종사촌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삶은 계란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든든하다. 밥이 먹기 싫을 때에도 삶은 계란 두 개면 된다!



다 삶아진 계란은 찬물에 담가 충분히 식혔다.


* 주의사항*

계란이 덜 익었을 때는 1분 더 익히고 꺼내서 바로

찬물에 넣으면 폭발한다. 계란이 3분 정도 식고 난 뒤

찬물에 헹굼과 담금 해야 폭발하지 않는다.

폭발하면 얼굴이나 손이 데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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