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 예배당 종소리> 유정 이숙한
둘만의 첫 휴가를 떠났다. 허리가 가끔 아팠다. 가까운 곳에 가자고 했으나 여수에 가자고 했다. 8월 5일 오전 7시 반, 오일교환과 타이어를 점검했다. 8시 출발했다. 서해안 고속도를 타고 12시 여수에 도착했다. 휴가가 정해지지 않아 숙소를 예약하지 못했다. 평일인데 1시간 넘게 찾았으나 뷰도 없는데 비싸고 맘에 들지 않았다.
한 시간 반 찾아 헤맸다. 감사하게 7만 원짜리 펜션을 찾았다. 호텔에서 자는 건 사치라고 생각한다.
방도 넓고 다락방이 있고 천장이 높다. 저녁에는 생선회와 물멍게, 해삼에 소주도 한 잔 했다. 다음 날 아침은 입맛이 없어 라면에 남긴 회를 넣고 끓였다. 나는 건더기를 먹고 라면 국물에 잡곡밥에 말아먹었다. 불리지 않은 잡곡으로 밥을 지었다. 선풍기에 뜨거운 한 김 내 보내고 아이스팩을 넣고 솔잎가루와 뽕잎가루, 양파껍질, 보리차, 여주, 돼지감자를 넣고 끓인 차도 1.8L 페트병으로 한 병 가져갔다.
늦은 점심을 먹고 여수 엑스포 있는 주변을 이 잡듯이 돌았다.
<바람의 언덕>을 차 안에서 담았다.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8월 3일 레이저 가공 발주 온 것 일요일 늦게까지 마쳤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납품하고 공장에 왔는데 감감무소식. 저녁 7시. 전화가 왔다. 밤 11시에 퇴근한다고 했다. 밥을 내가겠다고 했지만 말린다. 공장이 외진 곳이라 식당이 멀고 밤 9시면 문을 닫는다. 불리지 않는 잡곡을 넣고 모자란 밥을 지어 출발했다.
며칠 전 삐뚤빼뚤한 길을 옆에 타고 갔다. 출발 전 전화하니 받지 않았다. 일단 출발했다. 이리저리 찾아도 찾을 수 없다. 사람은 밥심인데 저녁을 먹고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드렸다. 기도하고 내리막을 내려갔는데 그토록 찾던 공장! 싸간 건 나물 두어 가지와 된장찌개, 호박잎과 강된장, 잡곡밥. 오후 8시 40분인데 마치고 먹겠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마당을 걸었다. 9시 20분. 마당에 종이박스를 깔고 앉아 식사했다.
작업장은 찜질방, 대형 선풍기 세 개 돌아간다. 찬물을 많이 마셔 배가 부르다고 한다. 가슴이 아팠다. 밤 12시 퇴근했다. 다음 날 가공한 거 실어 보내고 몇 개 더 주문 온 거 해주고 오후 1시 퇴근했다. 더위를 먹은 탓에 온몸이 쑤시고 아파 쩔쩔맨다. 매실 원액을 소주잔으로 한 잔 마셨다. 나았다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 바람의 언덕 >
< 바람의 언덕 >
여수 돌산교
여수는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포구다. 가로수가 소나무와 동백나무다. 오동도 둘레길을 오가는 바람이 신선했다. 오후 6시 반, 둘레길이 어두워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내게 정경을 머릿속에 저장하라고 한다.
목요일 아침 국도로 출발했다. 점심은 변산에 가서 백합죽을 먹고 속리산에 가는 길에 초록 세상을 감상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탔다. 전주 익산이 나오자 가슴이 뛰었다. 전북 익산군 팔봉면 임상리 동사동 494번지.
1975년 이사오기 전까지 등잔불을 켠 초가집에 살았다. 지금은 양옥집이라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가슴속엔 내가 사는 동안 영원히 살아있는 고향집이다!
고창 ic 900미터 전방 '푸푸' 소리가 난다. 바퀴가 폭삭 주저앉았다. 예리한 것을 밟은 모양이다. 고속도로에서 30분. 보험서비스 차를 기다렸는데 그냥 지나쳤다. 세 바퀴로 톨게이트 입구까지 끌고 가서 레커에 차를 매달고 타이어 가게에 갔다. 지난해 교체한 앞바퀴도 마모되었다. 타이어는 생명이니 4짝을 3개 +1개 59만 원에 갈았다. 백합죽 대신 휴게소에서 돈가스를 먹었다. 장거리 운전하고 오면 허리가 아파 쩔쩔맨다.
디스크인지 금요일과 토요일 아파서 꼼짝하지 못한다. 안쓰러워 꼬리뼈 부분을 꾹꾹 눌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