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 예배당 종소리 > 유정 이숙한
어릴 적 처마 밑 나무에 흙집을 집을 짓고 살던 제비들이 제 기억 속에 잊히지 않습니다.
비 오는 날 빨랫줄에 걸터앉아 '지지배배' 울던 제비들.
할머니가 이불 홑청을 하얗게 세탁하여 빨랫줄에 널었는데 제비가 응가를 해서 다시
재 세탁을 하는 걸 보았지요. 제비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았어요.
늦가을이면 마당을 빙빙 돌며 남쪽 나라로 떠난다고 인사를 하던 곳도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그동안 사느라 잊고 있었는데 아들이 보내준 제비집과 알에서 부화한 어린 제비들을 보니 신기합니다.
제비들은 엄마 아빠가 육아를 함께 감당하고 있었어요.
교대로 먹이를 물어다 새끼들의 입에 차례로 넣어줍니다.
어미 소리가 나면 짹짹 거리며 먹이를 달라고 입을 크게 벌리는 새끼의 노란 입이 참 귀엽거든요.
세 마리 같은데 잘 보이지 않는군요.
주차장 천장에 집을 진 어미제비와 아비제비의 지혜
따뜻하게 흙과 검불을 반죽하여 흙집을 멋지게 잘 지었네요.
아득한 보금자리에서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파트나 빌라 같은 다주택들이 많아서 제비가 집을 지을 데가 많지 않을 거 같아요.
튼튼하게 잘 지었어요.
비도 맞지 않고 태풍에서 끄떡없는 아주 편안하고 포근한 집.
제비 새끼들이 자라면 엄마와 아빠 제비에게 은혜를 갚는다고 하는데 어려서 저도 봤어요.
엄마와 아빠를 집에 모셔놓고 다 자란 새끼들이 교대로 먹이를 물어다 주더군요.
우리는 제비에게 배울 점이 참 많아요.
사람도 이 제비새끼들처럼 키우고 보살핀 부모의 은공을 조금이나마 알까요?
자식을 기르다 보면 부모의 은공이 자연히 느껴지는데
요즘은 아이를 낳지 않는 세태라 까마득히 묻힌 옛이야기가 되었어요.
어쩌면 우리도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면서 늘 잊고 사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