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말(言)

1989년 8월 8일

bysiwoo

나의 말(言)

눈물이 깊어진다.


그리움도 짙어지려나?


내가 그리는 詩

더듬어 보면

슬퍼지는 死語들로

가득해서


나는 슬퍼진다.

그래.

지금은 슬픈 時間.


89.08.08




나는 어릴 적부터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내향적이고 소심해서 늘 남의 눈치를 많이 보던 아이였다.


그렇다 보니 타인에게 말을 내뱉는 행위 자체가 어린 시절부터 꽤나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은 타인과의 소통이 한결 자연스러워졌지만, 여전히 조용한 성격으로 살아가고 있다.


열여덟 살의 나는 세상에 많은 말을 할 수 없었기에, 입으로 내뱉는 말 대신 시라는 간결한 언어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렸는지도 모른다.


말과 글로 내뿜는 표현들이 사춘기의 짙은 우울감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 어린 나이에도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말(言)이 시(詩)가 되었지만, 결국 슬퍼지는 사어(死語)들로 가득했던 그 슬픈 시간들.


너무나 간결했기에 지나온 그 시절이 더욱 아련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소심하고 말수가 적었던 18살 소년이 시 속으로 숨어들어 적어 두었던 슬픈 '사어(死語)'들이,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어른이 된 자신을 만나 그 당시의 나를 위로하는 언어로 받아 들일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


2026. 10. 02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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