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수 없는 마음.

by젤리곰

신생아실 빠기의 침대가 비어 있었다.

유리창 가까이 얼굴을 대고, 눈으로 빠기를 찾았다.

내 모습을 본 관리사님이 신생아실 문을 열었다.

“빠기, 어디 갔어요?”

“빠기가 자기 침대에서 안 자려고 해서요. 지금 안쪽에서 자고 있어요.”

관리사님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

빠기는 체중계 위 바구니에서 자고 있었다.

“이상하게 저기에서만 자려고 하더라고요. 계속 울면 다른 아기들도 깨서 어쩔 수 없었어요.”

“아…. 죄송합니다.”

빠기는 조리원에서 소문난 예민보스였다.


조리원 퇴소를 마치고 빠기를 데리러 신생아실을 찾았다.

“빠기 어머니, 잠시 시간 괜찮으세요?”

관리사님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나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름이 아니라 어머님이 걱정돼서요. 빠기는 제가 여태 봐온 신생아 중에서도 예민한 편에 속해요. 집에 가셔서 너무 힘드시면 빠기 데리고 놀러 오세요.”


지금 들었다면.

감동의 쓰나미에 눈물까지 펑펑 쏟았겠지만.

초보 엄마였던 나는 그저 등 떠밀려가는 아기 새 같았다.


우려와 달리, 빠기는 잘 지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쌌다.

예방접종을 할 때도 금방 울음을 그쳤다.

평소에 깊이 잠들지 못했던 터라 새벽 수유도 힘들지 않았다.

걱정보다 수월하게 아기를 키우고 있었지만, 몸의 회복이 더뎠다.

한 달이 지나도 제왕절개 수술 통증으로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수유할 때 수술 부위가 눌러서 그런가?”


나는 병원을 찾았다.

“으악!”

진료실에서 수술 부위에 생긴 고름을 짜냈다.

“모유 수유 중이시죠?”

“네.”

“아무래도 수유를 중단하셔야 할 것 같아요.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겨서 약 복용 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재수술하셔야 해요.”


모유 수유를 시작한 가슴은 옷깃만 스쳐도 아프고, 금세 뜨거워진다.

몇 시간마다 유축과 수유로 씨름해야 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제한된다.

모유 수유는 아이에게 제일 좋은 것을 주려고 하는 엄마의 마음이다.


그런데

나는 모유 수유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모유 수유를 그만둘 수 있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오늘부터 모유 수유 안 해.”라고 선언해도 모유는 계속 나왔다.

그만두고 싶다고 마음대로 멈출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항생제를 먹으니, 모유가 나와도 줄 수 없었다.

나오는 모유를 버리고, 또 버렸다.

마음이 착잡했다.

다행히 몸의 회복은 빨라졌고 한 달 뒤 염증도 사라졌다.


설거지하는데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빠기 엄마, 분유 수유해요?”

“네. 항생제 먹고 있어서 모유 끊기로 했어요.”

“왜 끊어요? 항생제 다 먹고, 모유 수유 다시 하면 되잖아요.”

“아... 하하. 몰랐어요.”

"항생제 다 먹으면 다시 시작해요."

발등으로 떨어지는 따뜻한 물방울에 현실로 돌아왔다.

“뭐지?”

모유였다.

“짜증 나.”


이 감정을.

내 상황을.

이해해 줄 사람도, 말할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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