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글에서 나를 발견하다.
구린 예술가인 나는 과거에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엉망일 때도 있고, 반복되는 문장도 많다. 수줍고 어색한 문장들이 너무나 많으며, 오글거릴 때도 있다. 마치 글씨를 처음 배운 아이가 쓴 것처럼 삐뚤빼뚤한 글씨 같다
.
하지만 피식 웃기도 한다. 가끔 스마트폰에 ‘추억의 사진’이라는 팝업이 뜨는 것처럼, 과거에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면 약간 추억에 젖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 글 중에는 유독 애착이 가는 글도 있다. 조금 어색하지만 계속 고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글도 있다. 이 또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구린 예술가인 나에게는 나름대로 사람 냄새가 나는 오타도 있다. 다른 단어로 바꾸면 조금 더 괜찮은 문장이 될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나다움을 조금 더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하…….”
한숨을 쉬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분을 다시 읽는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보게 된다. 마치 어렸을 적 일기를 들춰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는 그 문장이 가장 좋은 문장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어서 썼을 테고,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한 문장씩 채워 나갔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부족하더라도 그때의 나에게는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거의 글을 무조건 고쳐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고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그 문장들을 전부 다듬어 버리면 그때의 내가 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글을 고치는 일은 더 나은 문장을 만드는 일이지만, 때로는 그 시절의 나를 그대로 남겨 두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글을 고치고 싶은 게 아니라, 과거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글을 썼는지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구린 문장도, 어색한 표현도, 지금 보면 부끄러운 글도 그때의 내가 남긴 흔적이니까.
그러니 오늘은 모든 문장을 고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언젠가 다시 읽었을 때 또 한 번 피식 웃을 수 있도록, 어떤 문장들은 그때의 모습 그대로 남겨 두고 싶다.
이렇게 삐뚤빼뚤한 글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기도 한다. 오글거리는 표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할 때마다 그래도 무척 뿌듯하다. 그러기에 글을 계속 쓰게 된다.
온라인카지노에 올리지 못한 글들도 있다. 그런 글들은 내 간식 창고인 도토리 창고에 하나씩 모아 두듯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다. 내가 엎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 글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나면, 꼭 다시 읽어 보게 된다. 오글거리더라도 그 글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댓글이나 라이킷을 괜히 계속 확인하게 된다.
내가 느끼는 것과 독자가 바라보는 눈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부끄러워하는 문장에서도 누군가는 다른 감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글이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남는 글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나의 구린 글들은 모두 소중하니까.